愛河日記

억새가 돌아왔다... 밀양(천황산~재약산)3rd 본문

~2018년화보

억새가 돌아왔다... 밀양(천황산~재약산)3rd

독행도자(Aloner) 2018. 10. 14. 00:02

3남1녀가 보기도 좋게 여행을 계속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은 3남이 1녀에 대한 비용을 3등분으로 대납해주는 길 뿐인데...

어떤 이는 세상을 너무 각박하게 사는 탓에 십시일반으로 보태는 것조차 거부감을 나타낸다.

에고~ 이젠 3남1녀의 동반 여행은 가히~ 꿈이련가 하노라...!!

내가 혼자서 데리고 다닐 때야 뭐~ 당연히 나 혼자서 책임지는 거지만... 장정 세명이 함께 딸래미 한명 데리고 다니면서도... 항상 혼자만 공짜로 놀려고 하니~

허허~ 기가막힌다...!! 가장 친한 사람끼리~ 그것도~ 여행을 함께 가면 늘~ 둘이서만 찰싹 달라붙어서 속삭이는 연인관계같은데... 

이상하게도~ 여행 비용분담은 극구 거부하니 원~!!

이래서~ 오늘처럼 그냥 혼자서 길을 떠나는 게... 이 각박한 세상에서 탈출하여 머리를 식힐 수있는 유일한 시간이랑께...^^



2018년10월13일(토요일) : 오늘도 혈혈단신 길을 떠난다.

무슨 병인지는 모르지만, 침에 피가 섞여나온지가 이미 아주 오랜 옛날의 일인데... 근래에 그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는 듯하다.

이미~ 오래 전에 죽었어야했던 몸... 너무나 감사하게도 나는 아주 긴~ 여분의 삶을 행복하게 살고있다.

죽음의 순간이 두려울 수도 있고... 또, 막상~ 살려달라고 애원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은 어차피 한번 왔다가 한번 가는 게 우주의 섭리이다.

슬픈 일이지만~ 더 좋은 세상으로 간다고 믿고 자연의 순리에 몸을 한번 맡겨보자~!!

검진을 한답시고 여생을 요양하면서 만년을 식물인간으로 살고 싶지가 않다.

나란 사람은... 활기차게 움직일 수 없다면~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억새철이기 때문에... 신불산~영축산~재약산 등을 거느리고 있는 영남알프스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다.

인파를 기피해온 나는 지금까지 거의 제철 산행의 정반대로 고독한 산행을 유지해왔다.

그 호젖함이 나로선 너무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이제부턴 제철 산행에도 동참해보고져~  대구 팔공산으로 또 가볼려다가 급히 행선지를 수정해서 천황산~재약산으로 가기 위해서 밀양 얼음골 주차장으로 왔다.

27일(토요일) 경엔 두분 노공들이 신불산으로 좀 안내해 달라고 청원해왔기 때문에 오늘은 일부러 신불산~간월산 쪽은 피했다.

그런데... 얼음골 주차장은 무료지만~ 얼음골 결빙지로 가는데는 1,000원의 입장료가 있었다.

어차피~ 결빙지를 지나면서 천황산으로 가는 등로가 형성되어 있으니... 나야 뭐~ 그다지 아쉬울 건 없는데... 얼음골엔 도대체 무엇을 볼려고 사람들이 입장료까지 줘가면서 찾는건지~ 쉽사리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얼음골에서 천황산으로 오르는 구간은 거의 대부분 돌너덜 길로 형성되어 있다보니~ 체력이 빠진 상태라면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큰 구간이다.

이런 곳에서 자칫 경미한 실수라도 한다면~ 구제받을 수있는 경우의 수는 없다고 보면 된다.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 재빨리 스틱으로 균형을 되잡아주고, 스틱 질마져도 미끄러지면 다른 돌위로 건너 뛰어서 안전하게 착지가 되면 그져~ 다행일 뿐... 조심 또 조심을 해야한다.

이 구간에서 피섞인 침을 연신 내뱉으며 고독한 등반을 하고 있자니~ 사무실 주변이나 집주변에서 아무른 꺼리낌도 없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야속하단 생각도 들더라~!!

그건 그렇고~ 오늘 이 길에도 사람들이 아무도 안보이넴... 나 혼자야 또 나혼자 뿐이라구~^^




너럭바위 전망처에서 무심코 뒤돌아 보니... 건너편에 백운산가지산이 햇살을 받아서 밝게 빛나는 장면을 보게된다~^^




이 등로를 지나노라면 조선 중기의 명의이자 어의인 허준선생이 스승인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했다는 이야기와 일치하는 지점에 해설판이 서있음을 목도하게 되는데~

치장이 안된 촌스러운 안내판이라서 사진을 찍어 오고서도 일부러 게시하지는 않았다.



능선까지는 1.9Km밖에 안되지만... 가파른 돌너덜 길이라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서두러지않고 천천히 오른다면 그다지 힘들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능선에 오른 후~ 천황산에 근접해 갈무렵...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스케잌 장사가 길목에서 판매 활동을 하고 있어서 잽싸게 한입 먹었다.

1,000원... 팔공산 동봉에선 3,000원인데~ 그나마 요즘은 판매 아줌마가 보이지 않아서 섭섭하던 차였다.



천황산엔 멋진 암봉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자평이라고 일컫는 더 넓은 억새평전이 잘 알려져 있다.













천황산 정상인증~!!  뭐~ 줄까지 서서 순서를 기다릴 필요까지야 있겠나...???

곧바로 재약산으로 넘어 가 보련다...^^



























재약산 정상이다~ 역시 뭐 순서를 기다렸다가 궂이 정상석을 껴안은채 사진을 찍을 필요성까진 느끼지 않는다~^^








재약산 정상 인증샷을 위해서 줄을 서있는 사람들... 풋~ 모름지기 사람이란 제멋에 사는 법...^^

나는 여기서 물과 에너지바 한개를 먹고 마시며 좀 쉬었다가 다시 천황재로 되돌아가서 샘물상회(산중휴게상점)까지 산책 길을 거닐어 볼려고 한다.

되돌아 가면서 마주 보이는 천황산 산세가 멋스럽다~!!




사자평을 지나서 샘물상회까지 간 후... 다시 천황산 방면으로 잠시 되돌아 가다가 얼음골 방면으로 하산 길을 잡는다.

먹구름에 휩싸인 천황산을 마지막으로 한번 스쳐보고는 얼음골 방면의 돌너덜 하산로를 다시 통과한다.

하산 길에는 몇몇 사람들이 함께 이 돌너덜 구간을 내려간다. 중도에 백운산과 가지산이 마주 보이는데... 오전 보다는 확실히 빛 스밈 현상이 없어서 사진이 맑게 잘나온다.




백운산을 줌인해봤는데... 그  하얀 암릉 너머로 우뚝 솟아있는 산이 바로 가지산이다.







얼음골 결빙지에서 뒤로 돌아 선후... 머리를 들면 보이는 명품암릉~ !!












얼음골 주차장에 내려와서 다시한번 고개를 들어 지나온 암릉을 올려다 본다.

과연 내가 저 험한 직벽을 올라간 후~ 다시 내려온 게 사실일까...??? 여기서 이렇게 보는 것 만도 아주 험준해 보인다.

아랫 사진 좌측 능선 끝에... 케이블카 정류장도 보이네~!!



이 돌너덜 구간은 몸의 균형력이 약한 사람이나 무릎 관절이 좋지않은 사람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칫~ 순간의 방심이 스스로를 불귀의 객으로 만들테니까...

그래서~ 케이블카 정류장 밑으로 해서 천황사로 이어지는 코스는 낙석이 떨어져서 인명사고가 잦은 구간이라 이미 통제된지도 오래된 듯하다.



내가 언제까지 산행을 다닐 수 있을런지... 물론~ 좀 더 건강하다면 당연히 더 오래도록 다닐 수 있겠지...???


해는 서산에 지고~ 쌀쌀한 바람 부는데...

날리는 오동잎~ 가을이 깊었구나~!!

꿈은 사라지고~ 바람에 날리는 낙엽...

내 생명, 오동닢 닮았네~ 모진 바람을 어이 견디리...

지는 해, 잡을 수 없으니~ 인생은 허무한 나그네...

봄이 오면 꽃피는데~ 영원히 나는 가야하네...!!


하늘이시여~ 오늘도 보살펴 주셔서 감사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