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생전 처음 마주 대하는 맑은 날의 백록담... 제주도 한라산(6th) 본문
2018년10월3일(수요일 : 개천절) : 드디어~ 맑은 날의 화창한 백록담을 보게되는구나...!!
그런데... 꼭 함께 가기를 스스로 원해온 한나에게 변고가 생겼다.
밤새 극심한 불면증으로 뜬밤을 지새우다가 새벽 4시경에 한나에게 카카오 톡문자를 넣었으나 아무른 반응도 없이 고요하기만 하다.
흥해 집앞에 도착했을 때가 새벽 4시반경... 역시나 아께 보냈던 카톡 문자조차 읽어보지 않은 걸로 나타난다.
무슨 일이 생겼다면~ 응당 사정 얘기를 해올 터인데... 아무래도, 가기 싫은 마음의 변화를 나에게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구나~ 싶었다.
비디오 미니컷(처음보는 백록담)
<< 재생 및 편집 프로그램에서 뻑뻑하게 구동되는 스마트 폰의 후방카메라 촬영분(UHD)는 삭제하고 전방카메라 분량만 살린 짧은 영상이다 >>
나는 본래 獨行道者로서~ 혼자일 때가 더 많은 사람이니... 뭐~ 이런 상황엔 매우 익숙하고 냉정한 사람이다.
비행기 시각도 감안해야하고~ 또 한나의 항공권도 취소해서 손해를 최소화 해야하니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다.
쿨~ 하게 혼자서 돌아 선다.
대구 공항에서 이미 지난 5월중에 예약해둔 한나의 항공권 취소를 의뢰했더니... 인터파크에서 예약한 것이니, 인터파크에 연락해서 취소하라고 했다.
이 휴일 새벽에... 물론, 앱을 통해서 취소하면 되겠지만~ 한나와 내 항공권이 셋트로 묶여서 동시에 취소되었다가~ 만약, 재수가 상그러우면 표가 매진되어~ 나까지 제주도로 날아가지 못하는 수가 생길까 영~ 찝찝했다.
그래서~ 카운터를 옮겨서 또 자초지종을 얘기해봤더니... 앳띄게 생긴 젊은 남자 직원이 "결제하신 비씨카드를 혹시 지금 갖고 계시나요?"라고 물어왔다.
이리 이리하여 겨우 한나의 항공권만 수수료를 문채 취소하고 나만 일단 제주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는데...
그 젊은 직원이 하는 말... "카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헉~!! 그런데... 이번 조치에 감사하긴 해도~ 나는 영~ 그 말엔 동의하기가 어렵네요... 허허~!!
제주공항 편의점에서 김밥 2줄과 샌드위치1개, 캔커피1개, 사과1개, 생수1병(500ml)를 구입해서 181번 버스에 올랐고, 제대마을(제주대학)에 내려서 한라산 관음사 등산로 입구로 가는 475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9시15분에 도착하는 걸로 전광판에 안내되니~ 약45분간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승강장에서 그냥 김밥1줄을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었다.
전투 식사 개념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오늘 한라산 백록담은 코앞에 두고도 보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를 일인데, 관음사 코스는 12시30분 이내로 삼각봉 대피소를 통과해야만 정상 도전이 가능하고 또 정상에선 오후 2시까지 모든 등산객을 하산시키기 때문이다.
하여~ 나는 택시를 탈까 고심도 했지만~ 어차피 버스 투어를 습성화 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해서 그냥 인내하면서 버스를 기다렸고... 드디어~ 09시40분 경에서야 관음사 탐방로 입구에서 입산에 들 수 있었다.
아침 해가 중천에 떠서야 한나에게서 카톡 답문자가 도착했는데~ 그다지 친하지 않게 지내는 우리 둘사이를 단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러면서도 어떻게 우리가 여행을 함께 해왔는지... 스스로도 이해되지않는다~^^
나는 여태껏~ 누구와의 약속이라면 철저하게 잘 지켜왔고, 동시에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경멸해왔으며~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하여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엔 반드시 전후 사정을 상대방에게 말하여 양해를 구해온 사람인데... 한나는 어찌해서 자신의 잘못을 나의 귀책사유로 떠미루는고...???
자기가 나에게 말한마디 붙이기 어려워서 제멋대로 짐작한 것도 모자라서~ 마치, 책임이 나에게 있는냥... ㅎㅎㅎ
워낙~ 오래 전의 예약 건이라서... 행여나 잊고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 며칠 전에 일부러 한번 물어 본 적도 있었다.
"10월3일 제주도 한라산 예약된 건 기억하나...??"
"녜~ 저는 그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이렇게 전후 상황이 명백할진데... 그렇다면, 이제~ 내가 취해줘야할 자세는 더욱 분명히 정해진 것같다.
우리 둘사이에 뭐가 그리 큰 문제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나에겐 요렇게도 말한마디 물어보는 것조차 싫어하는 한나를 위해서 나는 이제 나이 든 어른의 입장에서 직접적인 도움보다는 한발자욱 더 뒤로 물러나서 멀찌감치 지켜보며 마음의 후원만 해주는 것이 내가 한나에게 취해야 할 진정한 자세일 것같다.
다행히~ 채전무님이나 오상무님과는 관계가 돈독하고 스타일도 서로 맞는 편이라 한나도 격의없이 좋아하고 잘 따르니~ 그분들과는 오랫동안 교류할 수있도록 내가 더욱 길을 터주며 뒤로 빠지는 게 정답이 아닐런지... 그렇다고해서 또 서로 원수까지 질 건없고...^^
어차피~ 내가 한나와의 교류를 허용할 때부터 이런 모드로 빠지는 걸 깊히 경계해오긴 했는데... 결국~ 뭐... 邪必歸正 아닌 溷必歸正인 셈이다...^^
정말~ 삼각형처럼 생긴 삼각봉이다.
지난 4월 경엔 눈보라로 인해서 조기에 등산로가 차단되는 바람에 요기까지 와서 발길을 돌려야 했었다.
오늘은 12시 정각에 요기를 통과한다(만약~ 30분 더 늦게 왔더라면 코스가 통제되어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또 발길을 돌려야 했을테지...^^)
2시간20분만에 관음사에서 삼각봉까지 올라온 셈이다.
그리고~ 이제...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가동해서 사진을 마구 마구 찍기 시작한다.
에흄~ 요게 바로 셀카봉의 한계이다...^^
하지만~ 삼각대를 세울 여유가 없다보니... 전신 사진은 남의 피사체로 대신한다.
경치는 변하되 나의 상반신 아니... 삼절신 장면은 이후로도 지겹도록 등장할 전망이다...^^
삼각봉도 옆으로 지나면서 올려다 보니... 요런 모양이네~???
용진각 현수교에 도달했는데... 이쪽으로 함께 올라온 사람들은 대다수 요기서 그냥 되돌아 하산하는 것같은데... 왜인지는 모르겠다.
물론, 정상까지 남아있는 여정은 가파르고 힘들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힘들게 와서 그냥 되돌아 서기엔 너무 아깝지않나...???
에휴~ 이 놈의 역광...
아무리 피해서 찍을려고 해도~ 시간대별로 역광이 발생하는 건 어쩔 수없는 일이다.
좋은 핕터 기능이 있다면 오히려 예술적인 장면으로 승화시킬 수도 있을텐데... 내가 또 언제 그런 걸 다 하고있겠냐...???
용진각 현수교도 4년전 여름~ 폭풍우를 고스란히 맞으면서 혈혈단신 생쥐꼴이 된채 아스라히 건너서 하산했던 기억이 생생할 뿐...
오늘처럼 이렇게 맑은 날~ 다시 와보니... 천하의 절경을 보지도 못한채 급히 하산하기에 급급했던 그날이 새삼 추억이 되어 다시 떠오른다.
현수교 윗쪽에 용진각 대피소 데커가 있지만... 나는 그냥 길가 바위에 앉아서 점심으로 커피와 계란 샌드위치를 먹는다.
정상에 한걸음씩 더 다가 설 적마다~ 백록담을 에워싸고있는 암벽의 근육질이 더욱 멋스럽게 우람해 보이지만... 내 폰의 카메라가 세세하게 담는데는 한계를 느끼고 있어서 유감이다~!!
분명~ 저어기 보이는 괴상한 바위가 백록담 동벽 쯤 될터인데... 쉽사리 거리가 좁혀지지가 않으니~ 줌을 당겨서라도 한컷 남겨보자...^^
정상 지대엔 괴사목도 한경치 거들고 서있다...^^
아무래도~ 스마트 폰 전방 카메라의 약한 화소 수로는 현장의 실체감을 다 얻어낼 수없는 아쉬움이 존재한다는 거...!!
정상에 가까워져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시내 전경은 가히 예술 작품 그 자체였으나~ 사진으로 나타내기가 우째 이리도 어려운지...
여러장 찍어봐도 얻어낸 건 겨우 요정도 뿐이다~^^
어너 산에서나 흔히 볼 수있는 까마귀... 요기선 까마귀도 예술이다~^^
그런데... 오늘 좀 특이한 것은 평소에 중국인들로 붐비던 한라산에 좀처럼 보기 힘들던 서양인들이 북실 댄다는 것이다.
서양인하면~ 거의 비대한 몸집만 기억되는데... 오늘 한라산에 오신 서양인 남녀들은 한결같이 쭉쭉빵빵이다...!!
오늘 제주도에 무슨 국제 행사라도 있는가??? 정말로 나로선 처음보는 서양인 남녀의 대거 행렬이다.
내가 발음을 좀 구분할 줄아는 영어나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가 죄다 들렸다.
물론, 중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도 종종 있긴했지만... 오늘은 왠지 서양 언어에 묻혀 크게 들리지 않았다.
마구 마구 사진을 찍어면서... 또, 불면증 후유증으로 인한 뇌허감 또는 심장 멈춤 우려를 식힐려고 몇차례 의도적으로 쉬다보니 마지막 구간에서 평소보단 걸음이 좀 더 더뎠다.
그래서 오후 2시에 임박해서야 가까스로 올라온 한라산 정상(백록담)이다.
관음사 등산로 입구에서 한라산 정상(백록담)까지... 편도 8.4Km 구간을 4시간21분을 소모해가며 겨우 오르는데 성공했다~!!
오늘은 허벅지나 종아리의 근육 지탱력엔 여유가 있는데... 밤잠을 전혀 이루지 못한 후유증 탓인지~ 뇌와 심장 근육에 급작스런 발작을 우려해야만 했다.
이제 겨우 올라왔는데~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에서는 벌써부터 하산하라며 발악을 치고있다.
아따~ 그 사람들... 당신네 같으면 이제 막 올라와서 사진도 못찍고 그냥 쫓겨서 내려가겠냐고요...^^
난 모르겠으니... 잡아먹든 말든 당신네들 알아서 하쇼~!! 나는 얼렁 사진이나 찍을랑께...^^
한나가 함께 오지않은 것이 오늘 나에겐 무척이나 다행스런 일이 되었다.
버스를 기다리다 보니~ 택시를 탈 때보단 이미 1시간 반정도를 까먹은데다... 아무래도 한나의 체력이 아직까진 내 속도만큼 낼 수 없다고 본다면, 백록담을 구경하기란 불가능했을 것이다.
만약~ 한나가 누군가와 함께 올 일이 있다면... 그땐 반드시 공항에서부터 택시를 타는 게 옳을테지...!!
4년전... 비비람이 몰아치던 날~ 나는 분명히 이 구간을 찍고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만한 경치가 있음이야 전혀 알지도 보지도 못한채 피신히듯이 내려가야만 했었는데... 물론, 오늘~ 올라 오다보니 중도에 길이 달라진 곳도 몇몇 눈에 띄었다.
그러나~ 허허... 그러면 그렇지... 역시 내 기대를 져버리질 않는구나~!!
백록담~ 너를 보니 반갑고도 행복하구나...!! 그런데~ 힘들게 올라오자 마자... 또 이렇게 쫓겨서 금새 내려가야만 하다니...!!
우리가 또 언제 쯤 다시 볼 수 있을꼬...???
나는 정상 표지석에서 인증샷 사진을 찍는데 왜 그 뒤편에서 사진 놀음을 하고 있는 사람들 더러 좀 비켜달라고 하는지 영~ 이해를 못하는 사람이다.
무슨 절묘한 경치가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 또 인증 표지석이 가려지는 것도 아닌데... 아무런 개념도 없이 무조건 자기 외에는 아무도 보여서는 안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다.
따라서~ 나는 뭐... 누가 서있건 말건 인증될만한 표지석만 잘 보이면 그대로 직샷으로 간다.
왜? 뭐가 어때서?? 다른 사람이 인증석에 가깝게 서있어면 멀리있는 나는 인증이 안되는 건가? 그런거야?? 개뿔~!!
오늘 한라산 당일치기 산행... 이제는 오후7시30분발 비행기로 귀가하는 미션만 남았다.
보통사람이 하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넉넉잡아 4시간, 좀 빠르면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들 하는데...
그리되면, 내가 타고 갈 비행기는 이미 떠나고 없을지도 모른다.
하여~ 가파르고 정체된 하산 길을 염치 불구하고 추월을 거듭하니~ 관음사 입구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4시30분경... 백록담에서 하산을 시작한 이래로 2시간20분만에 내려온 셈이다.
475번 버스가 5시 경에 도착해서 제주대학 입구까지 갔고, 그기서 182번 버스로 환승했다.
제주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6시가 막 넘어간 싯점이었으니~ 이젠 7시30분 제주발 대구행 에어부산 비행기를 오히려 지루하게 기다려야 할 지경으로 전세가 역전되었다.
제주공항에서 한나의 항공권을 취소하는데는 대구공항에서 티웨이 항공권을 취소할 때만큼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었고, 카운터 아가씨가 친절하게 잘 처리해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대구공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미리 답을 먼저 제시한 효과가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된다.
하늘이시여~ 오늘도 쓰러지지않도록 함께해주시고 힘을 얻게 해주시니... 그져 감사할 따름입니다!!
'~2018년화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억새산행... 신불산(칼바위능선)~간월산(공룡능선)3rd with 오염목 (0) | 2018.10.28 |
---|---|
억새가 돌아왔다... 밀양(천황산~재약산)3rd (0) | 2018.10.14 |
등산 코스 설정의 실수... 대구 팔공산(제11차산행) (0) | 2018.09.29 |
삼각대 겸 셀카봉 시연산행... 팔공산 제10차(인봉~관봉~노적봉) (0) | 2018.09.23 |
제주도 제9차탐방(외돌개~황우지해안~소정방폭포~쇠소깍~샤려니숲) (0) | 2018.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