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일기예보만 믿고 다시 찾은~ 무주 덕유산 본문
어제~ 서해 중부지역에 폭설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회심의 미소를 머금은채 지켜보았다.
광주(무등산)으로 갈 것인가~ 영주(소백산)으로 갈 것인가~ 지난번에 화려한 상고대를 사진에 담아오지 못한 아쉬움이 크게 남아있는 무주(덕유산)으로 다시한번 더 가볼 것인가...???
결국~ 아직도 지난 산행에서 본 찬란한 상고대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무주(덕유산)을 다시한번 최종 선택하게 되었다.
2021년1월19일(화요일) : 코로나19 재난휴무를 활용해서 또 새벽같이 집을 나선다.
이제 내가 얼마나 더 현재의 직장에서 일을 할 수 있을런지~ 직장에서도 별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 나로서는 대(大)를 위한 소(小)의 희생을 자처하고 나서는 게 응당 어른으로서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
<< 비디오 리포트 >>
이런 저런 잡념을 안은채 새벽4시반에 무주 구천동으로 출발해서 논스톱으로 목적지에 도착하니~ 시각은 아침 7시도 채되기 전이라 여전히 어둠이 짙게 깔려있는 상태였다.
논스톱으로 운행하느라 휴게소에 들리지 못해서 위생용무와 아침 식사도 못했기 때문에 승용차 안에서 오뎅탕과 김밥 한줄을 급히 먹은 후~ 아무도 없는 무주공산을 혼자 걸어가던 중에 일출을 만났다.
삼공주차장 끝지점에서 백련사로 가는 임도와 어사길로 나뉘는데~ 나는 그곳 화장실에서 위생용무를 잠시 보고 나왔다.
그 사이에 향적봉으로 향하는 산객들이 5명이나 더 불었더라~^^
일기예보엔 어제 눈이 많이 내렸고~ 오늘 기온도 영하 14도가 보도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의 체감온도는 영상의 날씨처럼 전혀 추운 기색이 없다.
덕유산 정상부 능선을 올려다 보아도~ 상고대가 피어있을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시작에서부터 아쉬움과 실망이 크게 느껴진다.
그러나~ 바닥에 쌓인 적설량은 2주 전에 왔을 때 보다도 오히려 더 깊게 느껴진다.
엉덩이까지 빠지는 적설량이 가파른 경사에서 고스란히 길목을 비좁게 막고 있어서 통행조차 어렵게 느껴지더라~!!
이젠~ 먼산 경치도 조망권 안으로 들어오게되고...
아쉬운 건 역시~ 상고대가 다 녹아내렸다는 것이다.
이무렵~ 스키장에서 곤돌라를 타고 편하게 향적봉을 밟은 첫팀이 하산하면서 나와 마주친다.
그들도~ 깊은 적설량에 탄성을 지르면서 내려가더라...^^
덕유산 정상(향적봉)에 또한번 이르게 되었다.
에고~ 정상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줄을 서서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것처럼...^^
나는 저런 건 딱 질색이다.
인증 사진을 안찍어도 무방하지만~ 오늘은 상고대도 없고... 온김에 대기행열 옆에서 삼각대와 S펜(리모콘)으로 한장 찍어보았다.
저기~ 해발 고도를 낮추면 보이는 곳이 바로 설천봉이고, 팔각정 기와 정자가 상제루이다.
곤도라를 타고 올라와서 도착하는 장소이지만~ 나는 아직 단 한번도 이용해본 바가 없다.
행여나~ 어디에 상고대가 핀곳이 없나 싶어서 사방을 두리번 거리다가 일단 향적봉 대피소를 거쳐서 중봉 방향으로 가보기로 한다.
바닥에 쌓인 눈이야~ 이 정도면 충분히 우량하다고 할 수 있는데... 아쉽구나~ 아쉬워...
오늘 산행은 아무래도 광주(무등산)을 선택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같다는 아쉬움을 못내 떨칠 수가 없다.
중봉으로 가던 중에 주목군락지에서 진행을 멈추고~ 깊숙히 아래로 더 뚫고 내려가본다.
숲이 얼기 설기 얽혀있는 곳에 눈이 두껍게 쌓여있다보니~ 가슴까지도 일거에 빨려드는 깊숙한 크레파스를 경험하기도 한다.
바위 산이었다면 목숨이 왔다 갔다 했을텐데... 여기서 사진을 좀 더 찍은 후~ 왔던 길로 되돌아서 원점 하산하기로 한다.
상고대가 없으니~ 겨울철 눈산행의 묘미가 전혀 느껴지지가 않으니 말이다.
국소적으로 일부 남아있는 상고대를 카메라로 집중 접사하여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본다.
요런 사진만 게재하면~ 아마도 사람들은 상고대가 활짝 핀줄 알겠지...^^
이제~ 향적봉 대피소로 되돌아와서 백련사를 향해서 곧장 하산을 시작한다.
높게 쌓인 적설량은 올라올 때도 힘들었지만~ 내려갈 때도 만만치 않게 느껴진다.
게다가 오늘 또하나의 등산 스틱을 뿌러떨였으니~ 보조 수단도 없이 짧게 부러진 토막 스틱으로 대충 굴곡부에서 몸의 균형만 유지한다.
정규 등로 옆으로 비비고 들어간 요지점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에 다시 내려간다.
백련사를 지나서 구천동에 거의 다 이르렀을 무렵~ 뒤에서 누군가 다가와서 아는체를 하는데... 아침에 잠시 무심결에 함께 걸었던 젊은이였다.
요즘 젊은이들이 노인을 멀리할텐데~ 이친구는 스스로 다가와서 말을 걸면서 함께 걷기를 자처했다.
나이가 30안팎으로 보이던데~ 부산에서 새벽 4시반에 출발해서 혼자 덕유산 구경을 왔다고 한다.
그리고~ 부산 바깥에 있는 산을 찾은 것은 오늘 덕유산이 처음이라고 했다.
아침에 정상으로 올라 갈 때도 하산하던 중년부인 두명이 하산길 상황을 물어면서 스스로 서울에서 왔다고 하던데... 곤돌라를 타고 향적봉까지 올라오긴 했지만 상고대가 없어서 아쉬움이 너무 크다보니 백련사 방향으로 걸어서 내려가볼려고 한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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