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카메라가 얼어서 깽판된~ 무주 덕유산 본문
한마디로 허탈하다~ 허무하고 또 허황하기도 하고...
연말에 내린 덕유산의 눈... 오늘도 정말 실망시키지 않은 설경을 만났지만~ 스마트폰과 디지탈 카메라가 모두 다 꽁꽁 얼어서 켜지질 않으니...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사진도 비디오도 초입 몇컷만 겨우 찍었을 뿐~ 절정의 상고대 군락을 담아오지 못해서 너무 너무 억울하다.
<< 미완성작 비디오 리포트 >>
전체탐방거리 21.10Km 소요시간 7시간40분... 난생 처음으로 눈으로만 즐기다 내려온 시골 영감의 산행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2021년1월5일(화요일) : 신축년 새해 첫 독행도 출정이다.
집에서 새벽5시30분 쯤에 출발해서 거창휴게소에서 위생용무와 함께 승용차 안에서 김밥과 오뎅탕 한그릇으로 아침 식사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아침 8시30분 쯤에 무주 구천동 주차장에 도착해서 등산 채비를 챙기고 입산에 든다.
백련사까지만 해도 거의 5Km나 되는 먼길인데~ 오수자굴과 향적봉 방향으로 길이 나뉘게 된다.
나는 6년 전에 처음 왔을 때처럼 향적봉 방향으로 올라가서 설천봉에 잠깐 들린 후~ 중봉과 오수자굴을 거치면서 구천동계곡을 끼고 원점회귀 하산할 요량이다.
산 아래에서 올려다 봤을땐 눈이라곤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민둥산의 모습이었지만~ 향적봉 2Km 전방 지점부터는 백설의 화원이 펼쳐져 있었다.
줄곧 혼자서 외롭게 치고 올라왔지만~ 이 지점에서 부터는 앞서간 산님들을 따라잡게 되었고... 또 내 뒤로도 남녀 산객들이 가뿐 숨을 몰아쉬면서 따라 올라오는 모습들이 보였다.
하얀 상고대는 정상으로 올라 갈수록 가관인데~ 여기서 부터는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극심한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셀카는 포기하더라도 경치만이라도 건져볼려고 온갖 짓을 다해보지만~ 역부족이다.
아무도 없는 산에 나 혼자 뿐인 줄알았는데~ 드디어 여기서 앞서 가던 사람들과 섞이게 된다.
아무래도 여기서 부턴 상고대가 절정으로 핀 화원이 형성된 군락지니깐~ 사진을 찍느라 다들 발걸음이 더디겠지...^^
덕유산 정상(향적봉)에서 켜지지 않던 카메라가 갑자기 켜지더니 정상을 한컷 담을 수 있었는데... 셀카 모드로 전환할려니 다시 끄져버리니~ 오늘 내 운세는 요기까지만 인가보다...^^
설천봉~향적봉~중봉 라인에는 멋진 포토죤이 엄청 많은데... 내가 덕이 부족한 탓이로다~!!
멋진 장소에서는 사진 한장 건지지도 못한채 억울한 심정을 안고 오수자굴 방향으로 하산했다.
차가운 날씨가 산허리에선 풀려서 카메라 메인 파워를 행여나 눌러 보았는데... 쨘~ 켜졌다.
오수자굴은 6년 전보다 냉기가 줄었는지~ 역고드름이 많이 생성되지 않았다.
정상 능선의 상고대는 6년 전보다도 훨씬 더 우량한데~ 중턱에 위치한 오수자 굴의 상황은 6년 전보다도 더 궁핍해 보인다.
천정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바닥에 탑을 쌓듯이 고드름이 거꾸로 생기는 오수자굴... 오늘은 굴 안의 공기가 너무 따뜻하더라~!!
그렇지만~ 역고드름을 몇개 정도는 볼 수가 있었다.
무심코 카메라가 켜지길래 셀카 모드를 다시한번 시도해 봤는데... 역시 또 끄지더니 영원히 돌아오지 않아서 우격다짐 사진도 여기까지...
아침에 올라갈 땐 저 큰산에 나혼자 뿐이겠거니 했는데~ 설천봉으로 향하다가 곤도라를 타고 올라온 짝퉁 산객들의 인파와 마주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찌들리는 듯한 고문을 당해야 했다.
대한민국에서 한라산(1,950m)과 지리산(1,915m), 설악산(1,708m)에 이어서 4번째로 높은 고봉~ 무주 덕유산(1,614m) 두번째 탐방기를 요렇게 조촐하게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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