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여름 산행의 진객~ 까치살모사... 포항(천령산~내연산12폭포) 본문
당초 오늘은 영덕 팔각산에 다녀올 요량이었다.
이미~ 두번 다녀온 팔각산이지만... 두번 모두 여덟 봉우리만 거치고서 바로 원점 회귀한 짧은 산행이었기 때문에...
오늘은 산성골 계곡으로 하산하는 완성도 높은 산행을 계획하고 달려갔었다.
그러나~ 주차지점으로 굴뚝같이 믿었던 팔각산장이 공사 중인지라~ 핸들을 돌려서 옥산공영주차장으로 되돌아갔다.
산행 채비를 갖추고 산성골 계곡으로 이어진 출렁다리로 접근할 찰라... 아이쿠~ 여기도 공사 중으로서 접근을 금지하고있었다.
팔각산 여덟 봉우리를 거쳐서 산성골 계곡으로 하산할려던 1차 계획이 무산된데 이어서 수정 급조된 처방에 따라 산성골 계곡을 타고 팔각산 정상으로 오를려던 계획마져 또 수포로 돌아가니...
동대산이나 천령산을 새로 떠올리게 되었다.
동대산은 들머리 겸 날머리 주차구역인 신교가 네비게이션에 나타나질 않아서 자연스레 귀가하는 걸음으로 천령산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그런데, 진짜 그런데... 지난 5월15일까지 산불예방 기간으로 묶여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천령산에서 내연산 12폭포 계곡으로 이어진 산길이 온통 낙엽으로 뒤덮여 도무지 길을 분간하기가 어려웠고, 낙엽 밑에 뭐가 있을지 알 수도 없어서 바싹 긴장하고 내려오는데... 기어이~ 사람 팔뚝만한 굵기의 까치살모사(칠점사)를 만나서 혼비백산~ 진짜 까무러칠 뻔했다...^^
2019년6월22일(토요일) : 아침 식사 후~ 또 혼자서 길을 떠난다...^^
모처럼~ 영덕 팔각산을 등정하고 산성골 계곡으로 하산하면서 올해엔 처음으로 수영 장면까지 찍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팔각산장이 공사 중이어서 거꾸로 산성골 계곡으로 접근을 시도했지만~ 저기 아랫 사진 배경으로 보이는 출렁다리 앞에서부터 산성골 탐방로 보수공사가 또 한창이라~ 인근의 다른 산행지를 급히 물색한다.
일단~ 보경사로 네비게이션을 설정해두고...
팔각산 앞에 있는 옥계계곡으로 잠시 내려가서 풍경 사진을 담는다.
이때~ 시각이 오전11시가 지날 무렵이니...
서서히 가족 및 친구 단위의 캠핑 족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팔각산 산성골 계곡의 공사기간은 금7월16일까지로 명시되어 있었으니까...
8월초 일본 오사카 여행을 다녀와서 다시한번 시도하는 걸로 미루어두고~ 보경사 주차장에 무료 주차한 후, 제3보경교 코스를 통해서 천령산에 오른다.
중턱 갈림 길에서 오른쪽 유영봉부터 먼저 오를려고 했으나~ 잘나가던 길이 또 희미하게 없어져버려서~ 어렵게 올라간 길을 되돌아 내려왔다가 새로 천령산 방향으로 올랐다.
내가 12시를 넘겨서 입산에 들었기 때문에 함께 올라가는 산객은 당연히 없고~ 하산하는 산객만 세팀에 다섯명과 마주쳤다.
다들~ 나더러... "늦게 올라오시네요", "힘내세요"~ 라는둥... 응원인지, 애처러움인지 알 수없는 멘트를 보내왔다.
2시간이 넘게 걸려서 도달한 천령산 정상...
텅빈 정상에 제법 청량한 바람마져 불어주니~ 여기서... 준비해온 점심 식사꺼리를 먹고 청하골로 하산하기로 한다.
반숙으로 삶은계란 두개와 컵 망고, 그리고 바닐라 라떼를 반석에 펼쳐놓고 먹고있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는 듯했다.
배는 가볍되 에너지는 강한 음식이니~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전부터 궁금하던 일이긴한데...
산행 리본은 도대체 왜 다는 것일까...???
길을 잃고 헤맬 때는 분명 구세주를 만난 듯~ 크게 도움이 될 때도 있는 건 사실인데...
이런 걸~ 남의 나라에 까지 가서 무분별하게 꼭 달고 다녀야 할까 싶을 때가 많았는데... 오늘~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혼자 좀 쉬고 있을려니 눈에 띄길래 몇장 찍어보았다.
그런데~ 대구에 사시는 수피아(이은주)라는 분... 이름으로 보아 분명 여자분일텐데~ 후훗... 혼자서 자기 이름을 산에 장식하는 재미로 사시는 모양이다~^^
대단한 여성일 것같다.
여자 혼자서 리본까지 부착하며 객지의 산을 탐하고 다니는 걸보면...^^
그런데...
천령산에서 내연산 12폭포가 있는 청하골로 이어진 하산로는 사람이 오랫동안 다니지 않은채 방치된 길모양~ 온통 낙엽무더기 천지이다.
이상하다~???
분명~ 작년 여름에도 내가 두번이나 지나던 길인데... 작년엔 깔끔한 탐방로였는데~ 어찌 1년만에 밀림으로 변해버렸을꼬...???
되돌아 올라가기엔 쪼까~ 거시기하고...
낙엽 밑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을지~ 살모사가 낙엽 위 또는 밑에 똬리를 틀고있다면... 시력이 좋지않은 나로선 먼저 발견하고 피하기가 쉽지않기 때문에 심마니 각반까지 끄내 착용한다.
와이고메~ 우려하고 단단히 대비했던 불상사가 기어이 일어나고 말았다.
바위에 비집고 올라가서 윗 그림의 경치를 수풀을 헤치며 잠시 구경하던 찰라~ 내 인생에서 진짜 까치 살모사와 정면으로 똑똑히 마주친 건 처음있는 일이다.
세상에~ 굵기가 완전 사람 팔뚝만하고, 뾰족한 화살 촉모양의 날카로운 머리와 몸 길이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표범무늬의 불독사와는 다른 선명한 줄무늬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확실한 칠점사~ 그야말로 슈퍼 까치살모사가 바로 내 눈앞에 도사리고 있는데...
마치~ "왜? 니가 뭐 우짤낀데??"라며 아주 나를 깔보는 듯한 시건방진 태도를 보이고 있는 거다.
어떤 사람은 저걸 최고의 몸보신용으로 인식하고 "심봤다"라고 외치겠지만~ 나는 마치 심장이 멎는 것처럼 소용돌이가 몰아친다.
왠만한 뱀같으면 인기척에 놀라서 먼저 도망치는 게 상식이겠지만~ 맹독성 뱀은 자신의 독만 믿고 절대로 길을 비켜주지 않는다.
저 정도의 덩치라면 점프해서 사람의 종아리까지 물수도 있을테고, 뿜어내는 독의 분사량도 더 많을 것이니~ 절대로 물릴 행동을 해선 안될 것이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나혼자 보기가 아깝지만~ 실상은 꿈에 또 보일까 겁난다...^^
아무튼~ 너도 생명이니 무병 장수하길 바라겠고~ 제발 사람은 해치지 말길 바란다.
또 만나지는 말제이~ 그럼, 안녕...^^
십년 감수 끝에 낙엽져 미끄럽고 절벽에서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은 천령산 연결로에서 무사히 탈출하여 청하골 계곡수에 식은 땀을 씻어낸다.
와이고메~ 물속에서도 살모사가 보이는 것같아 영~ 껄쩍찌근하다...^^
계곡에 내려와 쉬고 있자하니~ 향로봉이나 삼지봉에서 하산하는 산객들은 줄지어서 내려오고 있었다.
허~ 그참... 옛날하고 산행 패턴이 바뀌었나...???
청하골은 꽤 후덥지근한데~ 이 맑은 계곡수에 발을 빠뜨리는 산객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는다.
오늘~ 정말로 이상하네...???
연산폭포 상단에 도착했다.
오늘은 하산하는 길목에 있는 폭포가 아니면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여러번 찾아온 곳인데다 늦은 시각에 시작한 산행이니~ 다음을 또 기약할 것이다.
그리고~ 선일대랑, 새로 생긴 소금강산 전망대도 다음 기회로 미루겠다.
가봐야 할 곳이 죽기 전까지는 남아있어야 하니까... 가 볼 곳이 없는 인생은 이미 끝난 인생 아니던가...???
연산폭포 상단에서 "龍虎豹蛇鶴" 갖은 포즈를 취하며 셀카놀이를 하다가 문득 고개를 쳐들어 올려다 보니...
짜쟌~ 아랫 사진의 저곳이 바로 소금강 전망대인데... 스카이웤 유리잔도 형식으로 구성된 전망대 임을 확인할 수가 있고...
다음번 탐방땐 저곳부터 먼저 올라가 볼 것이다.
여기는 연산폭포 아래에 있는 관음폭포...
윗그림(무풍폭포) 및 아랫그림(잠룡폭포)...
아랫그림(잠룡폭포를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한컷 셀카로 담았다)...!!
삼보폭포를 제대로 볼려면~ 바지가랭이 걷어 올리고 물속으로 들어가야만 가능하다...!!
물이 깊을 땐 이곳에서 고무튜브와 물놀이도 하는데... 오늘은 잠수까지 가능할 정도의 물깊이는 아니다.
요긴~ 마지막 탐방처(상생폭포)인데... 보경사에서 올라오면서는 첫번째 폭포이다~!!
오늘~ 천령산에서는 청량한 바람이 다소 불어줘서 덥진 않았는데... 이곳(청하골)에선 후덥지근하게 덥다.
그래서인지~ 폭포를 구경하러 나온 사람들이 몹시 힘들어하면서 "폭포가 대체 어디 쯤 있나요?"하며 연신 물어온다...^^
드디어~ 보경사에 도달했으니... 오늘 산행도 마무리해야 할 싯점이다.
아래 지도에서~ 7Km구간과 8Km구간 사이가 바로 마의 낙엽 구간이고... 까치살모사는 8Km지점에서 마주쳤다.
산신령 님이시여~ 오늘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원해주시니... 또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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