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살모사와 함께 수영을... 포항 내연산9th(경북수목원~시명리~삼거리~천령산) 본문

~2017년화보

살모사와 함께 수영을... 포항 내연산9th(경북수목원~시명리~삼거리~천령산)

독행도자(Aloner) 2017. 7. 22. 22:53

며칠 전 저녁 식사에서 아가리 근육 무료감이 심하게 발생하면서 무른 음식조차 씹기에 힘이 부쳤다.

아주 드물게 잠시 잠깐 동안 몇번 있어온 현상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아예 며칠동안 계속 지속되는 것이 매우 이상하게 여겨진다.

입 주변 근육 뿐만 아니라 전신에 무력감이 드는 것이 이번에는 아주 내가 이상한 병에 걸린 듯싶다.

아무래도 면역 체계가 무너진 느낌도 든다.

내가 무슨 육류를 게속 먹는 것도 아니고... 나물류와 기껏 생선인데, 씹는 게 왜 이리도 힘이 든다냐???

다소 호전되긴 했지만, 오늘 산행에서 내 몸에 기력이 완전히 빠져나간 사실을 절실히 느꼈다. 불볕 더위에 계속되는 불면증 탓일까???


<< 비디오 리포트 >>


2017년7월22일(토요일) : 아침 식사 후, 지난 번처럼 느지께 경상북도 수목원에 도착해서 산행을 시작한다.

지난 번에는 아무래도 물이 부족해서 많이 고전했던지라 오늘은 물을 많이 준비하다 보니 배낭이 좀 무겁게 느껴졌다.

이번에는 큰 보온병까지 동원해서 얼음물과 함께 쾌적한 산행을 처음으로 시행해본다. 어찌보면 내가 이젠 완전히 노쇠해진 탓이리라...^^

그런데... 시작에서 부터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질 않는다~!! 아직 이런 일은 단 한번도 없었는데...???

전신 무기력증이 완연하게 확인되는 찰라인 셈이다. 이거~ 나을 수 있는 병인지, 아님 이대로 내 인생이 끝나는 건지~???

그래도, 억지로 힘을 내서 갈데까지 가보는거다...!!




경상북도 수목원에서 입산하여 매봉 갈림길에서 지난 번과는 달리 삼거리로 곧장 내려온 후...

우척봉(천령산)으로 바로 치고 오를려다가 계곡에서 몸을 한번 적시기 위해 일부러 시명리까지 왕복 4Km이상 더 다녀왔다.

그런데... 와이고머니나~!!

최근 구입한 아쿠아 슈즈를 신고 계곡수에 빠져서 몸을 식힌 후 밖으로 나왔는데, 뭔가 익숙한 그림이 큼지막한 돌 위에 노출되어 있었다.

뱀이다~!! 그것도 살모사가 아닌가...??? 아직 새끼인 듯 하지만~ 그래도 독사는 독사가 아니던가...???

물에서 나오다가 하마터면 내가 손을 짚을 뻔했거나 밟을 뻔 했으니~ 등골이 다 오싹했다.

순간적인 감정같았다면 당장 스틱으로 내리쳐 황천 길로 보내버리고 싶었지만... 따지고 보면 또 뱀이 무슨 잘못이 있는가???

녀석은 아주 평화스럽게... 인기척에도 불구하고 도망가지도 않고 넌저시 내가 수영하는 모습을 다 지켜보고 있었다.

난 뱀을 좋아하지도 않고 징그러워하지만 요럴 땐 한편으론 귀엽기까지 하다~^^ 아마도 착한 녀석일게야...^^

어쨌든, 이 텅빈 심산유곡에서 살모사와 내가 단둘이서 같은 물에서 만난 것도 어찌보면 인연이 아니겠나...???



장비를 다시 꾸려 메고서 왔던 길을 되돌아 삼거리로 돌아갔다.

시명리에서도 천령산 오름 길이 분명 있을테지만, 트랭글 지도 화면이 뜨질 않아서 경로가 확실한 삼거리로 되돌아 온 것이다.

삼거리에서 한참 된비알을 오르니 시명리와 이어지는 삼거리도 나타났다. 즉, 시명리에서 오름 길을 택했다면 바로 이쪽으로 올라왔다는 얘기가 된다.

삼거리에서 2Km 넘게 왔으니~ 천령산(우척봉)도 바로 지척에 있을 것이다.




지난번 완전 탈진한 몸으로 은폭포에서 이곳 천령산까지 올라올려는데... 좀처럼 쉽게 능선을 허용해주지 않았던 이 천령산(내연산 우척봉)~^^

드디어 생애 3번째 등정을 기록한다.

정상 표지석은 앞면(우척봉), 뒷면(천령산)으로 새겨져있다.



천령산에서 삿갓봉 방면으로 하산하다 보면 쪼개진 바위가 있는데... 그 위에 서서 멀리 경북수목원의 팔각정자를 까마득히 바라본다.

돌아가는 길도 어쩜 만만챦아 보인다...!!  2년 전에는 바로 이곳에서 장장 22Km의 탐방 구간도 너무나 쉽게 소화한 적이 있었건만...!!



외솔배기 소나무 앞 벤취에서 순간적인 꿀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하체가 오히려 더 무거워져서 걸음이 더디다.

내 산행 이력 중에서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고 생각하는 찰라 또 하늘에서 방귀 소리마져 들리더니 기어코 빗방울이 떨어진다.

여름 비야 뭐~ 오히려 나에겐 생명수이겠지만, 낙뢰는 피해가야 하겠기에 죽을 힘을 다해서 걸음마를 재촉해본다.

오늘 이전까지는 다리 근육이나 허리 통증이 말썽을 부려도 타고난 체력과 끈기로 이겨냈지만, 오늘은 허리 통증이나 근육 경련은 없는데 이상하리만큼 온몸에 기력이 없어서 도저히 힘을 쓸 수가 없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근래에 내 신변에 변화가 있다면... 음~ 삼백초 가루가 생기다 보니 당분간 아로니아 분말을 대신해서 복용하고 있는 것과... 큰누나가 보내온 여주 달인 물을 수시로 마신다는 것 뿐인데...??? 도대체 무엇이 내 몸의 기력을 다 앗아가버린 걸까...???

이렇게 나는 내가 오늘 여기서 쓰러져 시체로 발견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불길한 생각을 하면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빗줄기는 점차 더 굵어지고 천둥 번개는 더이상 치지않았다.

찬 빗물이  내 몸을 적시니 나의 정신과 체력에 도움이 되었고... 나는 오늘도 무사히 산행 일정을 완수할 수 있었다.

매점에서 팥빙수 한사발 시원하게 들이키고 싶었지만, 갑작스레 내린 비로 인해서 급히 승용차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2년 전에 이곳에서 먹었던 그 팥빙수... 지금도 내 기억에는 생생하기만 한데...


집에 돌아오니... 시내엔 비 한방울 내리지 않은 무더운 여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포항은 神도 저버린 땅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