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부친92세 생신기념... 가평 둘째 아들 집으로...^^ 본문

~2017년화보

부친92세 생신기념... 가평 둘째 아들 집으로...^^

독행도자(Aloner) 2017. 4. 23. 23:09

작년 하반기에... 오랫동안 살아오던 상대동 집을 매각하고 어릴적 살았던 용흥2동 집과 지근 거리에 있는 득량동으로 이사를 한 바있는데...

아버님께서는 금년 생신때 꼭~ 경기도 가평의 작은 아들 집에서 보내고 싶다고 선언하신 바있어서... 춸도공무원으로 평생을 봉직하신 경력과 KTX를 연계하여 다시한번 가족여행을 특별히 기획하게 되었다.

승용차로 함께 이동하면 노인들을 모시기도 편할 뿐더러 비용도 저렴할 것이지만, 아버님의 직장 이력을 존중해서 처음으로 KTX를 타보실 수 있도록 특별히 열차 여행으로 꾸며 본 것이다.


일정은 1박2일 (2017년4월22일 : 토요일 ~ 23일 : 일요일)

참여 가족은 부모님큰형수님, 작은형님, 큰누님, 작은누님, 그리고 (5남매의 막내)... 총7명이 움직이는데, 이번 이벤트의 주최자는 당연히 가평 작은형님이신지라~ 모든 비용을 다 부담함은 물론, 직접 모시러 이렇게 일부러 포항까지 내려온 것이다.


우선, 포항에서 오전 11시대의 KTX로 서울 역에 도착한 다음, 지하철로 용산 역까지 2차 이동, 용산 역에서 춘천행 ITX로 옮겨 타고 가평 역에 내리는 것인데...

그런데, 서울역에 일단 내려서 용산역으로 이동하여 가평으로 가는 ITX를 타는데는... 단27분 간의 시간적 여유밖에 없는 것이 큰문제였다.

이미 우리가 탄 KTX가 드물게도 7분 씩이나 연착을 한데다~ 서울역 도착 후에도 비교적 에스컬레터가 가동되긴 했지만 멈춰있거나 계단밖에 없는 곳도 있어서...

이미 92세이신 아버님과 87세인 어머님이 바쁜 걸음에 동행하기란 엄청난 무리가 따르다 보니... 막상 용산 역에 이르러~ 눈앞에서 예약된 ITX가 막 출발하는 상황에서 순간적인 무리수를 저지러고 말았다.


기획운영 책임자인 작은형님께서 절박한 심정으로  ITX로 먼저 달려가 두손을 휘저어면서 일시적으로 열차를 붙잡아두긴 했지만, 여전히 뒤처진 부모님의 걸음 걸이는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기엔 영~ 불가능했다.

만약, 여기서 예약된 ITX를 놓친다면... 경전철을 이용해서 가평엔 늦게 도착하게 됨으로~ 이화원 등의 많은 일정이 허무하게 취소되어야 하겠고, 서울 역에서 내려 용산 역까지 이동하는데 걸음이 불편한 어머님을 작은 누나와 함께 양쪽에서 찝어 올리듯이 나포하여 모셨던 여러가지 무리수마져 모두 허사가 되고 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쉬움 속에 ITX의 문이 닫히는 걸 지켜봐야만 했는데... 어쩐 일인지 다시 문이 열리는 거다...!!

무의식 적으로 작은 형님과 큰누님이 탑승하긴 했지만, 어머님과 작은 누님은 들어가지 못하고 문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산 가족이 생기는구나~!!" 탄식하는 순간, 다시한번 ITX의 문이 열렸다. 그때 또 무의식적으로 어머니와 작은누님이 탑승했지만...

92세의 아버님이 여전히 가동이 멈춘 에스컬레터의 중간 지점에서 쩔쩔 매는 상황이었고, 큰형수님도 아버님을 부축해서 내려오느라 속도를 낼수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까지 만해도 아무도 92세의 아버님을 걱정하는 가족은 없었다(나 역시 그리 믿었고...)

그러나, 아무리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해오신 아버님일지라도 연세는 속일 수없다는 사실을 이번 여행에서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중간 지점에서 가교 역할을 맡은 내가 에스컬레트 위로 다시 뛰어 올라가서 체중이 가벼운 아버님을 거의 잡아 채듯이 모시고 위험천만스럽게 와당탕~ 내려오자...

그 광경을 보고 서있던 주변의 다른 분들이 다급하게 수신호를 보내준 탓이었을까...??? 기적같이 다시한번 ITX의 문이 열렸다.

그러나, 이내 또다시 닫힐려고 할 찰라, 내가 아버님의 겨드랑이를 낀채 ITX로 몸을 날렸는데... 분명, 내몸은 ITX 열차 안으로 들어왔지만, 아버님은 여전히 열차 밖에 머물고 계셨는데... 그때, 내가 아버님을 잡고 있던 팔이 열차 문에 끼어서 문이 저절로 다시 열렸고... 그 틈에 아버님을 뒤에서 바치고 계시던 큰형수님까지 일시에 모두 ITX안으로 빨려 들어올 수 있었다.

벼락같은 이 짧은 순간의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ITX의 문이 최종적으로 닫히자... 차창 밖에 서서 배웅을 하던 조카(최민경)이 안도의 미소를 지어며 손 흔들던 환한 모습이 영~ 지워지지 않는다.


꿈이련가? 생시련가?? 어찌보면 남보기에 부끄럽기도 하고, 또 달리 보면 무슨 007 썬더볼트 작전을 완수한 것 같기도 하고...

남에게 권장할 수도 , 자랑할 수도 없는 이 기막힌 사연을 영원히 우리 가족 들만의 일화로 간직해야 하겠지...???


2017년4월22일(토요일) : 이렇게 아버님 92회 생신 이벤트가 시작되어 우여곡절 끝에 가평 역에 무사히 도착하니, 작은 형수님이 마중 나와 있었다.

일단, 집으로 갔다가 용인에서 달려온 조카부부(김태우, 최미진)과 합류하여 인근의 이화원에 들려서 식물원을 관람하고... 또 벌떡장어 집으로 가서 저녁 식사 겸 생신 전야제를 마쳤다.


<< 오늘은 내가 공식 찍사가 아니라~ 내 폰으로 짬짬히 찍은 사진 위주로 몇컷 무작위로 올린다...!! >>




































2017년4월23일(일요일) : 오늘이 바로 음력3월27일, 아버님 92회 생신 날이다(어제는 전야제이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쌀쌀하게 느껴지는 새벽 공기에도 불구하고 산책을 나갔다. 평소 같으면 개인 등산 길에 올랐을텐데...

가평 공설 운동장 옆으로 들어가보니 축구장족구장이 나타났고, 그 뒤편으로는 올레길이라 명명된 등산로가 있어서 쭈욱 올라가보았더니, 체육 시설도 나오고, 옛 군사시설도 나타났다.

대충 걷다보니 아침 식사 시간이 임박해진 것같아서 꽃사진 몇장 찍고 하산해서 처음으로 작은 형수님이 직접 준비한 가평표 생신식사를 함께했다.

게으른 천재라더니... 작은 형수가 뭘 못하는 척은 했어도, 요리 실력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 "한다면 한다" 수준으로 평가 받았다. 과일 스무디, 미역국, 불고기, 더덕 쇠고기말이, 고추김치 등이 모두 합격 점이다.





이제는 포항으로 돌아갈 시간... 유일하게 승용차를 몰고온 조카부부의 제안대로, 질부(최미진)이 운전하는 승용차에 3차례 분승하여 가평 역에 집결한 다음, 가평 식구들과는 여기서 헤어지고  ITX에 올라 용산역에 내린 다음, 미리 나와 있던 다른 조카(최민경 커플)과 다시 만나서 엄마인 큰누나도 서울에 잔류하고, 내폰에 들어있는 승차권으로 포항팀 5명(부모님과 큰형수, 작은누나, 나)만 15시10분 용산역발 KTX편으로 포항에 돌아왔다.

17시35분에 작은자형(정기종)이 승용차로 미리 마중을 나와있어서 편안히 귀가 함으로서 이번 아버님 92회 생신이벤트도 무사히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