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밀양 "재약산" 미답코스탐방(표충사~관음봉~문수봉~사자평~옥류동천) 본문
2주 전에도 탐방했던 밀양 재약산을 오늘도 산행지로 선택했다.
아직 미답지로 남아있는 관음봉과 문수봉엘 올라 보고 싶어서인데~ 2주 전에 표충사에 도착했을 때, 사찰 지붕 너머로 보이는 암봉이 나의 구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먼저, 인터넷을 통해서 탐방 경로를 알아봤더니~ 만만치 않은 험로임이 파악되었다.
요즘~ 내 건강 상태가 예전만 못해서 다소 염려스럽긴 해도... 나에겐 아직도 열정이 남아있는데다 나를 지켜주시는 산신령 님이 계시기 때문에 두려움이 있을지언정 길을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된다.
2020년1월4일(토) : 급기야 경자생 환갑을 맞이한 2020년 들어서 첫번째 산행에 나선다.
최근 몇년 동안은 연말 및 연초가 되면 소백산이나 태백산, 덕유산, 백덕산, 한라산같은 유명한 눈꽃 산행지를 탐방해왔지만~ 금년에는 아직도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전국 일원에 눈다운 눈소식이 들리지 않아서 출정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2주 전에 찜해둔 재약산 미답지를 답사하기로 한다.
밀양 표충사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오전 11시가 임박한 시각이었고~ 좌측 머리맡에 연필 심같이 생긴 필봉이 유혹스런 자태를 뽐내고 있고...
우측 머리맡엔 천황산~재약산~문수봉~관음봉 마루금이 사열 자세로서 나를 맞이하는 모양새이다.
오늘 탑방해야할 목적지(문수봉~관음봉)이 표충사 지붕 너머에서 나를 맞이할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신고해온다...^^
효봉스님 사리가 안치된 부도탑 옆 오름 길로 입산에 들자~ 재약산에 서식하고 있는 단비 무리가 나를 마주 보자마자 황급히 숨는다.
나도 난생 처음으로 단비를 직접 보았지만~ 당초 생각보다 덩치가 꽤 커보였다.
머리를 들어보니~ 관음봉이 정면에 서있다.
어차피~ 직등 코스여서 경사가 가파른 것은 어쩔 수없는 이치인데...
낙엽이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 굉장히 미끄러웠다.
차라리~ 눈이 쌓였다면 뭉쳐지면서 계단 효과라도 생성될텐데... 낙엽은 지들끼리 서로 스치면서 미끄러지기만 하니~ 경사가 심한 곳은 굉장히 위험하다.
길마져 구분이 잘안될 만큼 인적도 없는 이곳을 나혼자서 오른다는 게~ 허허...
5년 전에 내가 처음으로 본격적인 등산에 입문할 때처럼~ 나의 정신 무장 상태가 옹고하지 않다보니... 중간 중간 포기하고 되돌아 설까를 고심하며 심리 전쟁을 치루기도 했다.
크레파스가 염려스럽긴해도 낙엽이 많이 쌓여있는 곳이 길인 것 만큼은 경험상 알고 있기 때문에~ 낙엽만 밟으면서 꾸준히 급경사를 오르다보니~ 드디어 우람한 암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도~ 우측 암봉 밑으론 층층폭포에서 구룡폭포를 거쳐서 흑룡폭포를 이어주는 옥류동천 계곡이 흐르고 있겠지...???
어렵사리~ 중턱 낙엽 경사 길을 통과해서 암봉이 세워진 능선에 올라서니... 안부를 형성한 전망처가 여럿 나타난다.
이제야~ 제대로 등산을 즐길만 하구먼...^^
내 머리 뒤편으론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관음봉)이 얼굴이 빼꼼히 내밀고 있다.
이제부터 슬슬~ 등산다운 등산을 시작해볼까나...^^
일단 관음봉엘 직접 오르기 전에 배경샷을 먼저 찍어두는 센스...^^
오메~ 발밑에는 천길 낭떠러지인데~ 오늘처럼 바람이 심한 날엔 자칫 암벽 다이빙을 당할 염려도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것쟤...???
그래~ 바로 저거구나...!!
사전에 인터넷 검색에서 확실하게 눈도장 찍어둔 파란색 밧줄... 저길 올라야만 관음봉에 설수 있다.
저걸 빨리 찾지 못해서 하마터면 길도없는 중턱을 또 헤맬뻔했지...^^
바위 우측은 절벽이니~ 자연스레 몸의 무게 중심이 왼편으로 솔리기 마련이지만... 너무 무게 중심을 한쪽으로 의식화하다보면 미끄러지는 실수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중심은 똑바로 세우는 게 정석이다.
몇번의 밧줄을 바꿔잡고 관음봉 정상 안부까지 무사히 올라 서긴했지만~ 밧줄이 너무 가늘어서 손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데다~ 묶음 마디 간격 마져도 너무 넓어서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히힛~ 표충사에서 올려다 본 관음봉의 위엄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정상 표지석이 너무 앙증맞다...^^
관음봉 아래로 출발점이자 주차지점인 표충사가 아득히 내려다 보이고~ 내가 귀가해야할 방향도 잘 드러나 보인다.
그리고~ 이제 넘어가야할 문수봉이 건너다 보인다.
지나는 칼날 암릉에서 문수봉 배경 샷을 또 찍어두는 두번째 센스...^^
재약산 정상도 멀지않게 보이고~ 오른 쪽으론 사자평이 내려다 보인다.
이제~ 문수봉 바로 건너편 암봉까지 진출했는데...
이 으리 으리한 절벽 꼭대기가 사진에는 전혀 실감나게 찍히질 않는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서 겨우 서있을 정도인데도~ 여기가 절벽인지 너럭바위인지 도무지 분별이 안되게 찍힌다.
이거 정말 드론을 띄우지 않는한 해결될 수없는 기술적 문제의 한계로다~!!
나의 이런 불만을 아는지 모르는지~ 건너편 문수봉 꼭대기에는 정식 표지석이 제대로 세워져 있다.
나~ 참... 이렇게 높고 위태롭게 서있는 바위 골격이 사진에선 전혀 표현해주질 못한다.
낭패로다~ 낭패로고...!!
사진에 대해서 불만은 많지만~ 어쨌든 문수봉 꼭대기까지 도착했다.
이렇게 위험한 곳에는 골수 등산 매니아가 아니라면 절대로 올라 올리가 없겠지... 따라서~ 나는 아주 호젓한 정상 세레머니를 즐긴다.
들머리 입산에서부터 여기까지 올라 오는 동안 사람 한명 보지 못했으니~ 히히히... 낙엽 중턱에선 혼자서 많이 외로웠으나~ 능선에 올라선 이후부턴 정말 혼자서 호젓하고 좋기만 하다...^^
요~ 정상 표지석 뒤편이 또 깍아지런 절벽이니~ 요고 요거... 인증샷 찍기에도 쪼까 까탈스럽네~ 게다가 역광까지 겹치니...
어쨌든~ 문수봉도 까마득한 절벽 위에 한평짜리 안부로 형성되어 있어서 바람이 강한 날엔 다소 위험하다.
건너편의 재약산과 천황산을 떠받치고 있는 우람스런 근육질 암벽을 바라보면서 점심 식사로서 편의점에서 구입해온 호빵과 커피를 먹는다.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은 표충사가 아득히 내려다 보이는 방향이다.
그리고~ 재약산 정상 갈림길 쉼터에 도달하자... 그기서는 많은 아줌마 및 아저씨 산객들이 쉬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나는 이미 여러차례 다녀온 바있는 재약산과 천황산에는 또 가질않고 사자평으로 내려섰다.
사자평에서 층층폭포 방면으로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최근에 많이 가물었으니~ 폭포에 낙수량은 적어도 얼어붙은 모습이 그나마 예술스럽기도 하다.
구룡폭포도 이렇게 다시 스쳐서 지나간다.
그리고~ 급기야 흑룡폭포까지 또 내려섰다.
사진 찍기엔 오히려 불편한 폭포 유리전망대에서 우격다짐 몇컷 찍어보기나 한다.
아무래도~ 유리 전망대에선 그냥 감상만 하고... 사진은 전망대 밖에서 찍는 게 정답이겠더라~^^
표충사에 원점 회귀했다.
진불암과 내원암 방면으로 하산하면 아무른 볼거리가 없어서~ 불과 2주 전에도 오름 길로 지나갔던 옥류동천 코스를 따라 하산한 것이다.
이제~ 다음 차례는 저기... 표충사 종각 위로 보이는 필봉으로 올라가서 상투봉~ 천황산을 돌아서 금강폭포 코스로 하산을 해봐야겠다...^^
요렇게~ 표충사 주차장까지 무사히 복귀해서 오늘 탐방한 관음봉과 문수봉을 다시한번 올려다 본 후~ 무사히 일정을 마무리 한다.
산신령 님이시여~ 오늘도 감사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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