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작년에 길을 잘못 찾았던 대구 "주암산~최정산" 재등정기 본문
2020년1월18일(토) : 다음 주말이면 설날 명절 연휴가 된다.
연세가 높아 질수록 너무 지나치게 전통 문화에 대한 강요와 집착이 더 심해지는 100세 목전의 부모님에 대한 불만이 솔찍히 나는 많이 크다.
더우기~ 3남2녀 중의 막내인 내가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늙으신 부모님 곁을 떠나지 않고있다보니 나로서는 손해 심리가 너무나도 큰편이다.
증조대부터 제사를 모시는 일이야 조카들이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탓으로 제군이 부족하여 나도 기꺼이 정성을 보태지만...
명절이야 말로 나로선 정말 엄청난 낭비적 연휴이다.
독신인 나를 찾아줄 자식이나 손아래 사람도 없거니와~ 부모, 형제, 친척의 식솔들이 세배차 들렸을 때의 세뱃돈~ 그것도, 나로선 만회할 자식 손자들이 있는 것도 아니니 무조건 손해만 보게 되어있다...^^
그리고~ 손위 친척이 오셨을 때 일일히 집까지 차로 다시 모셔야하는 역할... 이런 일을 수십년 강요받아왔다.
이 세상에 자가승용차를 가진 사람이 마치 나 한사람 뿐인 것처럼~"나 자가용 굴리고 다녀요~"하고 자랑이라도 하듯이... ㅎㅎ
하지만~ 금년(2020년도)는 내가 태어나던 해처럼 똑같이 "경자년"이다.
즉~ 옛날 말로 60갑자 환갑이란 말이다.
이제는 더이상 애취급 당하면서 인생 조지고 싶지않다.
탈출이다~!!
쿠데타다~!!
설연휴가 시작되는 날~ 나는 중국 칭다오로 떠난다.
자칫하면~ 건강이 좋지않은 내가 100세에 근접한 부모님 보다도 더 빨리 죽을 수도 있을텐데... 대접받지는 못하더라도 남은 여생만이라도 내 인생을 살다 가고 싶다.
하여~ 출국 직전의 마지막 주말인 오늘은 집으로부터 멀지않은 산을 선택해서 다녀오기로 한다.
최근에 연거푸 다녔던 영남알프스완 반대방향에 있는 대구의 이름없는 산인데... 작년 봄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결국 체력만 소진한채 포기한바 있었던 "주암산~최정산"을 재도전 형식으로 다녀올까 한다.
오늘은 일반적인 통상루트의 들머리라 할 수있는 광덕사에서 부터 산행을 시작하는데... 일단, 주차를 해둔 후~
초반부터 약45도 정도의 급경사를 오르면 멋진 바위 전망처가 몇군데 있는데...
포토죤은 그곳이 전부이다.
사람을 찾아볼 수없는 버려진 산처럼 황량하기 그지 없었으나~ 한때의 영화는 있었는지, 약20~30미터 마다 이정목을 세워둔 게 전국 어너 산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었고, 탐방데커와 안전로프도 잘 설치되어 있었다.
광덕사에서 주암산을 지나 최정산 정상까지 갔을 땐 대략적인 편도 거리가 6.5킬로미터 정도 나오는 것같았다.
이곳에서 셀카봉 삼각대의 다리가 몸에 걸려서 부러져 버렸다.
젠장~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또하나 장만해야 할지... 리모컨은 그대로 살아있으니~ 삼각대를 활용해야 할지 또 고민꺼리가 생겼네...^^
일단~ 받침대 구실을 못하니까 좋은 화면을 얻어내기가 어려워서 나무가지에 걸어놓고 찍어보기도 한다.
셀카봉 형태로 찍어면 전방카메라의 밝기가 너무 높아져서 배경이 너무 흐려지는데다 화소수도 약하다.
요기~ 바위에 기대놓고 후방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그나마 잘나온 것같지만... 배경이 넓게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이게 제일 잘 나온 것 같기는 하다...^^
주암산에 이르니~ 비닐 천막 하우스가 여럿 설치되어 있었는데...
정상 바위 윗쪽에선 누군가 절규하는 소리가 멀리서 부터 들려서 좀 의아했는데...
아마도~ 기독교 신자들의 기도처인 모양이다.
앞서 산행기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봤을 때... 주암상 정상표지석을 세우기만 하면 누군가에 의해서 치워진다고 되어있던데~ 그 이유를 이제사 알것같았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기에 저리도 절규하는 기도를 올리는지... 내 수준에선 도저히 납득할 수도 없고 또 방해할 생각도 없기에 궂이 정상 바위 위에는 올라가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온 산에 낙엽 천지이니...
눈이 쌓인 것보다도 더 깊다.
광덕사 출발 5Km 트랭글 신호음이 울렸을 때 나타난 요~ 이정표...
더 이상 조망이 트인 곳도 없고 황량한 낙엽 뿐이니 최정산까지 가본들 뭐하겠나 싶어서 그냥 원점으로 되돌아갈까 말까 잠시 망설였다.
더구나~ 최정산에서 운흥사 방면의 하산로는 지뢰가 유실된 곳이기도 하고 또 우리에서 탈출한 덩치 큰 원숭이도 만날 수 있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낙엽 투성이에 길을 가늠할 수없는데다 아무른 구경꺼리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마도~ 선행자들이 쓴 블로그 포스팅에는 한결같이 "비추"로 되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왕 나선 걸음이니 최정산까지 간후에 하산로는 운흥사 방면으로 가지않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가기로 한다.
최정산 정상 600미터를 남겨놓은 지점에서는 손에 잡힐 듯 군부대 통신탑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최정산 정상(다름 아닌 헬기장이다)
여기서~ 왔던 길을 되돌아 원점회귀를 시작한다.
한참~ 갔던 길을 되돌아 오다보니~ 남자 두명이 최정산 방향으로 지나가는 모습을 봤다.
오늘~ 유일하게 목격된 사람의 모습이었다.
이 아무도 없이 버려진 산에 그들은 또 왜 올라왔을꼬...???
어쨌든~ 되돌아 오면서 트랭글 GPS 지도상에 나타난 다른 낯선 길을 선택해 볼려고 몇차례 시도해봤지만~ 지도상에만 표시된 길일뿐 실제론 존재하지 않는 길이어서 포기하고 그냥 올라왔던 길을 계속 채택한다.
저 멀리~ 좀 전에 다녀온 최정산 통신탑도 점점 더 멀어진다.
다시~ 아께 그 멋진 바위 조망처에 복귀했다.
정상에서의 추운 공기완 다르게 여긴 따뜻한 저녁 햇살이 비추고 있었다.
갖고온 음식이 있었다면 한참 앉아서 쉬었어면 좋을텐데~ 과일 외에 먹은 게 없어서 배가 은근히 고파진다.
하여~ 황급히 하산해서 귀가 길 고속도로 와촌휴게소에서 어묵우동을 걸씬하게 한사발 먹고 다시 출발한다.
나는 정말 억수로 재수가 좋은 사나이여서 무슨 음식이든 다 맛있다.
휴게소 음식도 정말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으니~ 극한 여행가로서의 자질은 충분하지 않은가...???
오늘도 산신령 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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