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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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여정편

서산 "가야산" 겹벚꽃~청벚꽃(포항 J-CAMP 데뷔전)

독행도자(Aloner) 2023. 4. 24. 20:50

찾고 또 찾아 해메던 끝에 겨우 찾아낸 포항 지역의 안내 산악회(J-CAMP : 제이캠프)에 가입한 후 첫번째 산행은...

개심사겹벚꽃청벚꽃이 꽃심에 목말라하는 상춘객들을 유혹하는 충청도 서산... 바로 가야산이다.

그런데~ 충청도 쪽이라면, 블로그 이웃인 "엘도라도" 님의 나와바리...???

 

2023년4월23일(일요일) : 황사바람이 횡포를 부리는 4월도 이젠 막바지에 이르렀다.

오늘은 거짓말처럼 바람이 잦아들어서 산행하기엔 더없이 좋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미세먼지와 함께 싸늘한 바람이 불어서 외출하기가 딱 망설여졌었는데... 허허~ 이것 참...^^

새벽 5시30분에 집을 나와서 승용차에 실어둔 등산 장비를 챙긴다.

편의점에서 김밥 한줄과 생수 한병 더 추가 구입하고 대충 어슬렁 거리며 산악회 버스를 타는 장소로 걸어간다.

집에서 가까운 양학육교 밑의 시내버스 승강장이 바로 내가 산악회 버스를 탑승하는 약속 지점인데...

어라~ 뜻밖에도 대기중인 사람이 많길래 한번 살짝 물어봤더니, 역시나 인솔산악회에 소속된 산꾼들이넴... ㅋㅋ

그러면 그렇지~ 아직까지 중소 도시에 불과한 극보수 지역인 포항엔 아무래도 음주가무가 빠질 수없는 인솔산악회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06시 정각에 양덕동에서 출발한 안내산악회(제이캠프) 버스는 정확히 06시15분경에 6번째 탑승장인 양학육교 밑에 도착해서 나와 함께 다른 중년 남성 한분도 탑승했다.

45인승 버스 안에는 벌써 만석에 가까울 정도로 산객들이 많았고~

이어서 제7탑승장(MBC앞)과 제8탑승장(대이동)에서도 몇분의 남녀 산객을 마져 태우고 곧바로 고속도로로 내달렸다.

7시30분 쯤에 낙동강 구미휴게소에서 각자 아침 식사를 하고~ 한번 더 휴게소를 경유한 후 10시30분 경에 가야산 주차장(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에 도착했다.

지금부터는 각자 찌지던 뽁던 알아서 개심사(충남 서산시 운산면) 주차장으로 오후4시30분까지 도착하면 된다.

뭐~ 산행 시간이 제법 넉넉하게 부여된지라~ 첫경험자인 나로서도 일단은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 비디오 리포트 >>

비디오 리포트는 무료 편집기(캡컷)을 활용했고~

사진은 모두 고프로에서 촬영한 비디오 클립 중에서 좋은 장면만을 골라서 캡춰한 이미지 들이다.

나는 사진을 찍을 만한 여유를 가진 사람이 못되기 때문이다.

그럼, 각설하고~ 지금부터 본격적인 탐방기를 시작한다.

맨뒤로 쳐져서 천천히 걸어 가는 도중에 남연군묘지가 보이길래 잠시 올라 가보았는데...

남연군이라 함은 조선말엽에 쇄국정책으로 잘알려진 흥선 대원군의 부친을 일컫는 호칭이다.

 

독일인에 의한 도굴 미수사건이 있었다고 얼핏 들은 것같은데~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남연군 묘를 지나면 저수지를 사이에 두고 길이 두갈래로 나뉘는데~

좌측은 가야봉으로 오르는 길이요~ 우측은 석문봉으로 곧장 오르는 지름길인 셈이다.

나는 당연히 좌측으로 가야봉 길을 선택한다.

먼길을 달려와서 단축 길로 다니며 허무하게 일정을 끝내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저수지 너머로 통신 안테나가 여럿 세워져 있는 봉우리가 보이는데~ 바로 저기가 오늘의 첫번째 타깃 가야봉이다.

 

그런데~ 가야봉으로 오르는 길이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다.

요즘 부쩍 운동량이 부족해진 내가 몸으로 느끼기로는 설악산 마등령 코스를 올라가는 느낌이 들 정도였고...

ㅋㅋ~ 요, 요, 젊은이 쫌 보소.

완전히 허리가 "ㄱ자"로 꺾어져서 슬슬 싼다 싸... ㅉㅉ

내가 평평한 바위에서 좀 쉬고 있을려니 도저히 안스러워서 안되겠더라~!!

하여~ 급히 찜해둔 명당 자리를 비켜주고 있다.

 

우쨌거나~ 가야봉 정상까지 도착했지만...

나는 남들과는 다르게 어릴 적부터 종아리에 쥐(근육경련)이 잘 일어난다.

오늘도 모처럼 급경사를 애써 올랐더니 오랜만에 근육 경련을 또 경험하게 되넴...

하지만~ 나는 베테랑이거덩...!!

수많은 실전 경험을 토대로 근육 경련을 직접 컨트롤 하면서 모든 목적을 다 달성하는 사람이쟎나...^^

 

나는 정상석을 혼자서 끌어 안고 인증샷 때리는 걸 애시당초 해오질 않아서 맛을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정상에 도착하면 너무 편안하다.

궂이 길게 줄서지 않아도 되걸랑... ㅋㅋ

 

이쪽~ 저쪽~ 조망을 해본 후 석문봉으로 향한다.

아~ 오래 죽치고 있어봐야 뭐할끼고...???

 

앞으로 보이는 쪽이 바로 석문봉 방향이랑께~~~

 

그런데~ 아무리 꼼꼼하게 산세를 살펴봐도 갱쌍도 합천의 가야산 보다는 영~ 떨어지는디...

우째서~ 요러크람 찾아온 산객들이 많다냐...???

 

에고~ 그려, 그려...

아쉬운대로 요런 아기 암릉이라도 재미나게 타더라공...

 

암만~ 그래도 요기가 가장 암릉다운 면모가 풍긴다야...^^

 

좀 전에 지나온 가야봉이 점점 멀어지고 있더라고이...!!

 

어쭈구리~

고양이과 동물이라 험준한 지대에서도 날렵한 것 까지는 인정해주겠는디...

니가 뭐 사자나 호랑이라도 되냐...???

앙~???

왜~ 사자 폼을 잡고 지랄이여~ 지랄은...!!

니가 사자의 공격 자세로 나오면 뭐 우짤낀데...???

 

니캉 나캉은 한마디로 체급 자체가 달라~ 임마... 꺄불고 있어~~~

에고~ 귀챦아서 내가 동굴 밑으로 도망가준다.

 

캬~ 이제 제법 멀어져 보이는 가야봉...

잘있거래이~ 내가 언제 또 와보겠노...???

 

석문봉 정상에 도착해서 다시 뒤돌아 본 가야봉...

이젠 정말 너무 멀어져 보이는구남~~~

 

ㅎㅎ~ 요기도 여전히 정상 인증샷 찍을려고 바리 봐리 줄을 서있구남... ㅋㅋ

 

다시 또 가야봉 쪽으로 한번 더 뒤돌아 본후~

내 특유의 방식으로 석문봉 방문 기념 샷을 때리고는 일락산으로 넘어 갈란다.

 

에고~ 오늘은 카메라 삼각대 한번 펴볼 틈이 없다.

끊임없이 단체 행렬이 우르러 지나가니... 허허~~~~~~~

 

일락산 정상이다.

여기도 사람들이 점령하고 있대이~~~

나는 마 그냥 지나 갈란다.

 

햐~ 개심사 입구 직전에서야 겨우 삼각대 한번 세우고 전신 샷을 때렸다.

 

그런데~ 개심사 입구의 이정목이 비틀어져 있어서 하마터면 내가 엉뚱한 방향으로 하산 할 뻔했지 뭐얌... ㅠㅠ

이거~ 내가 혼자서 개인 산행 온 것도 아닌데, 만약 엉뚱하게 잘못 하산하면 정말 여러 사람에게 민폐가 발생한대이~~~

도대체 누가 이딴 짓을 해놓았을꼬...???

다행히~ 스마트 폰을 보며 앉아서 쉬고 있던 한 장년 남성이 나더러 "어디로 가세요?"하고 뜬금없이 묻는다.

이상한 예감과 함께 "개심사요"라고 답했더니~ "저쪽으로 사람들 내려가는 방향으로 가세요"라고 알려 준다.

안그래도~ 트랭글 지도에 등산로 표시가 없는 지점인데다 트랭글 앱도 통신되지 않는 구역이라 좀 껄쩍찌끈했는데 적기에 길인을 만나서 무척 다행스러웠다.

그 양반이 일러준대로 내려오니~ 정말로 개심사가 나타났다.

 

오메~ 요것이 뭐다냐...???

바로 청벚꽃이란다.

 

물론~ 경주 남산에 가면 도로변과 군데 군데 허더러지게 군락을 이루며 바람결에 출렁이고 있지만...

이곳 개심사에서는 허럼한 사찰 건물과 뒤섞인 퇴폐미가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해주고 있더라~~~!!

 

나같이 등산으로 도착한 사람이나~ 또는 일반 상춘객처럼 주차장에서 곧바로 몰려드는 사람들이 모두 한곳에 합류하는 합수 지점이기 때문에 당연히 많이 붐비고 혼잡하다.

원인? 목적?? 모두 다 한가지... 바로 청벚꽃과 겹벚꽃을 볼려는 것 뿐...

 

넓은 군락이 형성된 것도 아니지만...

개심사의 낡아 빠진 건물과 잘 비벼져서 사진 찍기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 져있는 것이 바로 이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모양이더라... ㅎㅎ

 

아름다운 자태는 아무래도 겹벚꽃이 더 나아보인다.

청벚꽃은 쉽게 볼 수없는지라~ 귀한 맛이 있을 뿐...

 

에효~~~ 나도 떡본김에 컴퓨터 바탕화면용 셀카를 연거푸 찍어 본다.

 

혼잡한 틈바구니에서도 잽싸게 삼각대를 세우고 전신 셀카에 도전했지만...

화면 왜곡이 심하게 발생해서 중심부만 남기고 외곽을 모두 잘라냈다.

 

오늘은 왠지 평소보다 더 외롭게 보이는 대웅보전...

 

셀카도 마이 찍었다 아이가~

인자 고마 가자...

 

그런데...

쪽수가 많으면 누가 탈이 나도 나는 법... ㅠㅠ

 

오후4시30분까지 주차장에 도착해서 포항으로 출발해야만 중도에 저녁 식사도 하고 8시30분 경에 귀가 할텐데...

부부로 보이는 남녀 한쌍이 그만 길을 잘못 선택해서 제때 도착하지 못하고 있는 거다.

하여~ 45분간 기다리는 김에 아예 저녁 식사를 미리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시간대가 너무 일러서 먹지 않았다.

오늘 산신령 님께서는 나를 통해서 액땜하실려다가 현자를 보내 친절하게 길을 알려 주시니~ 대신 부부한쌍이 산신령님께서 명하신 고행의 길을 직접 걷다가 오셨도다.

 

안내 산악회가 나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할때랑 비교해서 분명 장단점이 골고루 존재하더라.

장점이라면?

졸음 운전을 안해도 된다는 것(특히 산행 후에 귀가할때).

산행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 든다는 점.

사전에 산행 코스에 대한 예습에 정력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단점이라면?

출발 시각이 늦다보니~ 산행 시작 시간도 늦고 이미 덥기 시작하니 초반부터 체력이 소모된다.

여러명이 뒤섞여서 동시에 출발하다 보니~ 산길이 복잡하고 쾌적하지 못하다는 점.

각자 취향과 평속이 다르다 보니~ 선착 인원이 연착 인원 때문에 대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

 

귀가하는 중도엔 교통 정체가 심해서 또 시간을 낭비하고~

포항에는 9시40분이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는데, 버스는 8개의 탑승지를 역순으로 순회하면서 산행자들을 내려주었으니...

나는 대이동과 MBC앞에 이어서 세번째 순번으로 양학육교에서 하차하니~ 귀가 시각은 밤10시에 도달하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