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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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여정편

비오는 날의 철쭉 수채화... 지리산(팔랑치~바래봉)

독행도자(Aloner) 2023. 5. 8. 20:18

포항 제이캠프 테마여행사 안내산행 세번째 종군기 :

전북학생교육원~세동치~부운치~팔랑치~바래봉~운봉~허브밸리~용산주차장.

희뿌연 운무 속에 찬비가 내리고 또 바람이 강해서 삼각대는 아예 세울 수도 없고, 온몸에 한기가 돌며 손이 시려서 스마트 폰으로는 사진을 찍기 조차 어려웠지만~ 나는 다행히도 핸드 그립에 장착된 고프로를 들고 그냥 쓰윽 지나가면서 비디오만 촬영하기 때문에 타인 대비 소득이 많았다(다만, 고프로 역시 렌즈에 빗방울이 맺히는 건 어쩔 수없이 수동으로 닦아내야만 했다).

비오는 날의 수채화 그리기... 사진은 모두 비디오에서 캡춰해낸 이미지 들이다.

 

여행사 측에선 금년의 개화 상황이 전반적으로 빨라진 점에 착안해서 지리산 바래봉의 철쭉산행 시점을 1~2주 가량 앞당겼지만, 근래에 다시 기상 상황이 변했음으로 만개시점을 정확히 예단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하여~ 철쭉 개화 절정기로 예상되는 싯점보다 1주일 정도 앞당겨 온 셈치고 우중산행까지 감행하기로 했다.

<< 비디오 리포트 >>

https://youtu.be/k1OxMfHeRqU

2023년5월7일(일요일) : 오늘도 변함없이 06시15분 경에 양학육교 밑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산악회 버스를 탔다.

36인승 버스에 만석은 아니어도 12번석을 부여받은 내 옆좌석에 먼저 탑승하신 산님이 계실 정도로 참여자 숫자가 적은 편은 아니었다.

산악회 버스는 07시30분 경에 대구 논공휴게소에서 아침식사와 위생용무차 한차례 휴식을 가지고선 곧바로 남원시 운봉읍전북학생교육원 주차장에 도달했고...

처음부터 비가 보슬 보슬 내리는 가운데 오늘의 산행은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이번에도 사진 촬영은 따로 하지않았고~ 오직 비디오만 대충 찍은 후에 귀가해서 편집할 때 마음에 드는 장면만을 골라서 캡춰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쉽게 철쭉 이미지들을 얻어낼 수 있었다.

전북학생교육원에서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얼마되지 않아서 바래봉세걸산의 능선 갈림길에 도달했고...

여기서 날씨만 좋았더라면 지리산의 여러 방향을 모두 조망해볼 수있는 세걸산부터 먼저 다녀왔을텐데~~~

오늘같은 날씨엔 궂이 그러고 싶지 않아서 곧장 바래봉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운봉을 거치고 팔랑치를 지나가는데 차디찬 강풍과 비속에서도 철쭉이 튼실하게 반겨주고 있음을 목도하게 된다.

 

에곰~~~

유명한 철쭉 군락지는 틀림없는 모양이네...

무심코 지나갈려던 단체객들이 내가 사진을 찍고 있는 쪽으로 또 우르러 몰려들어 금새 난장판을 이룬다...^^

 

어차피 제대로 된 삼각대는 갖고오지도 않았고~

셀카봉이라도 세워서 전신 셀카를 좀 촬영해볼려고해도~~

바람도 엄청 강한데다 단체객들이 워낙 한꺼번에 우르러 몰려다니니까 아예 엄두조차 못내겠더라... ㅠㅠ

그래서~ 오늘도 전부 큰바위 얼굴의 셀카 뿐이라넴...^^

 

큰바위 얼굴...

제대로 된 삼각대를 잊어먹지만 않았더라도~ 요렇게 바람이 막힌 곳에선 좀 더 폭넓게 촬영할 수도 있었겠건만...

 

에고~ 카메라 렌즈에 물이 차서 화면까지 왜곡시키는구나... ㅠㅠ

 

어차피~ 다양한 사진 연출은 글렀다.

단체객들도 너무 추워서 손이 시린 탓에 사진을 포기하는 사람도 속출하기 시작한다.

 

요기서~ 개인 컴퓨터 바탕화면용 사진을 몇장 시도해보는데...

어차피 내 컴퓨터용이니까~ 큰바위 얼굴이라도 무방하다.

꽃들만 울창하게 찍히면 된다.

 

비바람을 뚫고 오늘의 최종목적지 바래봉에 도착했다.

역시~ 정상석을 혼자 끌어 안고서 인증샷을 찍을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대기중이다.

 

내가 뭐~ 초딩도 아니고...

나는 요렇게 발자욱만 흘러 보내고 이내 하산을 시작한다.

 

차가운 비바람 속에서 오로지 정상 인증만을 위해서 고행을 포기하지 않는 대한의 건아들...

장하다~ 장해...!!

 

하산을 하던 중에 큰 나무숲 속에서 점심 겸해서 빵과 토마토, 바나나를 먹는데~ 한기가 엄청 느껴지더라~!!

우의가 있었음에도 편의를 위해서 하드쉘만 걸치고 산행을 이어왔지만~

식사 후에는 우의를 겹겹이 입었더니 훨씬 안정감이 들더라.

 

산악회에선 당초 오후 4시까지 시간을 부여했지만~

나는 2시 반경에 용산 주차장으로 하산 완료했고, 이는 다른 산객들도 별반 다를 바가 없었던 것이 차디찬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산속에서 더이상 뭘 하겠는가...???

산악회 버스는 예정보다 1시간 앞당겨서 귀가를 시작했고, 포항에는 오후 6시 경에 귀착했다.

 

확실히~ 더운 날씨에 비해서 나의 걸음이 훨씬 가볍고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