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설악산 서북능선(한계령~귀떼기청봉~장수대) 본문

~노후여정편

설악산 서북능선(한계령~귀떼기청봉~장수대)

독행도자(Aloner) 2023. 5. 22. 16:09

혼자 손수 승용차를 운전해서 산행을 하던 시절엔 아침 일찍 한계령 휴게소에 주차를 하지 못해서 늘 오색리에 주차한 후 콜택시 호출을 시도했었는데...

여태껏 단 한번도 호출에 응답하는 택시가 없어서 한계령은 포기하고 오색리에서 대청봉으로 곧바로 치고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일단 대청봉에 오른 다음에 백담사로 내려간 적도 있었고~ 작년엔 귀떼기청봉 너덜밭까지 갔다가 한계령으로 하산했던 적은 있었는데... 다만, 한계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일은 이루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포항 안내산악회(제이캠프)에서 털진달래 산행으로 설악산 서북능선(한계령~귀떼기청봉~대승령~대승폭포~장수대) 코스가 공지되어 합류하게 되었다.

아주 오래된 옛적에 설악낭자라는 한 현직 수술실 간호사 덕분에 등산과 설악산에 대한 애정을 덩달아 키워가던 그리움이 아득한 대한민국 최고의 명산...

비록, 님은 숨어 들고 없지만~ 그리움의 시간과 그 자취는 내 눈에 선하고도 아직은 남음이다.

<< 비디오 리포트 >>

 

다음 주엔 해외여행으로 중국 장가계에 큰누님과 함께 출발하는데~

한국 최고의 바위산과 중국 최고의 바위봉이 어너정도 비교가 될지~ 그것도 참 관심사가 되겠구나...^^

그런데...

설악산 공룡능선(소공원~마등령~무너미~천불동) 구간은 20Km인 반면에, 서북능선(한계령~귀떼기청봉~장수대) 구간은 12.7Km에 불과하지만, 오히려 바위너덜 지역과 업다운이 반복되는 서북능선이 더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는 도대체 왜인지 모르겠더라~~~!!

아마도~ 유산지도(逰山之道)를 실천하는 나의 산행유형에 반해서 탐방실적과 체력과시를 목적으로 삼는 산악회 사이의 괴리에서 발생된 틈새가 아닌가 싶다.

오늘 부여된 7시간30분의 탐방 시간은 나로선 통과할 수는 있으되, 유산의 도를 실천하기엔 택부족이었다.

오늘 처음 참여해서 1시간15분이나 늦게 도착하여 많은 사람들을 기다리게 했던 젊은 초년생들이 기록한 탐방 시간이야 말로 딱 나에게 알맞은 탐방 시간이리라...

나는 단체 산행에서 피해를 끼치지 않을려고 쉼없이 걸었고 또 두차례의 식사도 전투적으로 해결하면서 최선을 다했더니~ 집결 10분전인 오후4시20분에 선두권으로 도착할 수가 있었고, 이는 7시간 20분이 소요된 탐방 기록인데... 나보다 뒤처진 사람들 때문에 1시간15분을 일없이 서성이며 더 기다려야 했다.

끝까지 기다려 줄줄 알았다면 나도 경치 좋은데서 푹 좀 즐기다가 오는 건데... 여기서도 거짓말이 존재하넴...^^

<< 비디오 캡춰 이미지 >>

산악회 버스가 미시령을 지날 때~ 무심코 있다가 뒤늦게 울산바위를 찍은 거다.
09시00분경 한계령 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곧바로 조망권에 도달한다.
지금이 털진달래 제철이라~ 초입부터 엷은색 짙은색 진달래가 춤춘다.
설악산 서부능선 한계령 삼거리 우측(중청봉방향)이 한눈에 들어 오고...
설악산 서북능선 한계령 삼거리 좌측(대승령방향)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의 작전 구역을 촬영하는데~ 앞에서 아저씨 한분이 나를 바라보고 계신다(제이캠프 분이신가...???)
싱그러운 솔방울 너머로 보이는 돌고래 주둥이 모양의 바위가 참 멋지다...^^
요런 상큼한 숲길을 혼자서 걸어면 저절로 명상에 잠기게 된다.
길고 경사진 데크 계단 옆에 있는 커다란 동굴이 뚫어진 뾰족 바위가 무척 인상적이더라... ㅎㅎ

(이미지 上) 드디어~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해서 지체없이 좌측의 귀떼기청봉으로 향한다 (이미지 下)

 

작년에 오색리에서 출발해서 대청봉을 지나 오후 늦은 시각에야 도착했었던 바위 너덜구간에 다시 또 왔다.
오늘은 한계령 휴게소에서 출발했으니 시간적으론 여유로운 편이지만... 그래도, 장수대 도착 시간은 여전히 촉박하다.
처음으로~ 귀떼기청봉 털진달래 군락지로 진입한다.
매년 5월15일 산방기간이 끝나면 약1주일간 털진달래 만개 싯점을 만날 수 있지만...
금년에는 모진풍파와 냉해 피해가 적지않아 보인다.
유튜버들의 리포트를 인용하자면~ 금년엔 동일 시기의 털진달래가 대청봉 쪽이 더 만개했다는 후문이다.

이제~ 귀떼기청봉을 지나서 처음으로 대승령 방향으로 즉시 하산을 시작한다.

 

몇차례 이어지는 업다운으로 쉽지않은 암릉 길인데... 저기 저 제이캠프 아주머니도 꽤나 꾸준히 걷고 계신다.
요런 첨봉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풍광은 마치 작은 금강산 또는 미니 장가계를 연상케 한다...^^
이것이 실화냐...??? 마치~ 서울 관악산 육봉능선을 지나는 듯한 착각이 드는 이유는...???
마지막 바위 너덜구간을 지나고...
또 다시 수직 데커 계단을 오르면...
끝날 줄 모르고 나타나는 바위 봉우리 그리고 가파른 계단들...
엎치락 뒤치락 반복되던 업다운이 끝나고 싱그러운 꽃들이 반기는 숲길로 접어 들었다.
나에게 선두를 양보하며 뒤로 처졌던 제이캠프 아줌마가 셀카를 촬영하는 사이에 앞질러 지나간다...^^
내가 그러한 것처럼 걸음이 그다지 빠르진 않아도 굉장히 꾸준하게 잘 걸어신다.
제이캠프 뱃지와 리본을 보니~ 백두대간에도 참여하시고...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나는 궂이 이분을 추월하지 않고~ 뒤를 지켜주는 역할을 자처하며 끝까지 묵인 동행하였다.
대승령에 도착해서 물한잔만 마시고선 즉시 장수대 방면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구룡폭포(금강산) 및 박연폭포(개성시)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폭포라는 대승폭포(높이 88m)는 낙수의 고갈로 명성을 잃은지가 이미 오래되었다.
마지막 데크 계단을 내려서면 장수대 주차지점에 도달하게 되고... 정면 능선엔 가리산과 주걱봉이 눈길을 끈다.
장수대 하산길 정면으로 가리산과 우측 첨봉(주걱봉)이 군침을 돌게 한다.
하산후 장수대에서 스마트 폰으로 별도 촬영한 대승령 방면의 암릉군 풍광이다.
그리고~ 산행 내내 눈길을 끌던 뾰족한 삼각형 봉우리(주걱봉)도 스마트 폰으로 별도 한컷 담았다.

마지막에 장수대에서 뒤처진 버스 일행들을 기다리면서 건너편으로 올려다 보이는 압도적인 주걱봉을 스마트 폰으로 담아 보았는데...

역시나 전깃줄이 아름다운 자연 풍치를 방해하고 있다.

평소같았다면 요걸 포토샵으로 보정 처리를 해서 안보이도록 없애겠는데~ 이젠 나도 마 많이 노쇠해져서 시력에 악영향을 끼치는 작업을 오래하고 있기가 부담스러워서 그만 두었다.

에고~ 전봇대와 전깃줄 없는 세상에서 한번 살아보고나 죽을 수 있을낀가 모르겠넴... ㅉㅉ

 

탐방 지도에 나타나 듯이~ 한계령 휴게소에서 귀떼기청봉까지의 도상 거리는 짧지만 강력한 구간이라 쉽지가 않다.

그러나~ 이미 체력 소모가 큰상태에서 대승령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여러차례 암봉을 넘어야 함으로 더욱 쉽지않다.

낭패의 요인은 바로 그기에 도사리고 있었으니~ 속도를 조절하는 것만이 승패의 관건이 되겠더라.

 

다음 여정은 3년만에 다시 가보는 중국 편으로서~ 대한민국 효도관광 1위에 올라있는 장가계에 나도 뒤늦게 가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