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원효 구도길... 팔공산(오도암~청운대~하늘정원~비로봉) 본문
대구 팔공산은 경주 남산이나 청송 주왕산, 그리고 부산 금정산과 같이 내가 수시로 찾는 산이기 때문에 아마도 가장 많이 올랐던 산으로 여겨진다.
대한민국에 소재하는 산 중에서도 가장 탐방로가 익숙하고~ 집에서 왕래하는 거리도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고도 휭~ 하니 다녀오곤 한다.
오늘도 도시락 준비없이 동네 뒷산 오르는 기분으로 살짝쿵 다녀왔다.
그 동안 미답지였던 청운대가 비탐구역으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예~ 꿈도 꾸지않다가 블로그 이웃님의 산행기에서 원효 구도의 길로 거듭난 청운대 탐방 포스팅을 읽은 후~ 탐방 예정지로 꼽아 두었다가 오늘 직접 다녀오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서 화요일과 목요일을 또다시 휴무로 결정했기 때문에~ 지난 주에 이어서 또한번 전북 진안군으로 달려가서 구봉산을 탐방할 요량이었으나~ 단풍 절정기에 좀 더 근접하고 산행기를 작성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목요일 탐방으로 미룬채 오늘은 원효 구도의 길을 통해서 처음으로 청운대를 거쳐서 하늘공원까지 갔다가 보너스로 비로봉까지 다시한번 다녀오는 걸로 오늘의 일정을 소화하고져 한다.
2020년10월13일(화) : 우와~ 이거 그냥 가볍게 다녀올려고 했는데... 사진을 너무 많이 찍었나보다~^^
눈건강을 위해서 디지털 화면을 최대한 적게 볼려고 노력 중인데도 불구하고~ 사진도 중독성이 강해서 좀 더 좋은 그림을 얻고 싶은 집착이 자꾸만 생기니~ 원... ㅉㅉ
처음엔 디지털 카메라는 집에두고 셀카봉만 갖고 나올려고 했었는데~ 막상 셀카봉을 어디에 뒀는지 금방 생각이 나지않아서 그냥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나와버렸다.
그래도~ 사진을 이만큼 씩이나 많이 찍게될 줄이야... 그놈의 단풍이 문제였어~ 단풍이...
비디오는 처음부터 가동하지 않았지만~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서 보정하는데만 시간이 엄청 걸렸다는... ㅠㅠ
아무튼~ 각설하고...
주차장 위치 설정이 어려워서 그냥 팔공산 오도암으로 입력하고 가다가 부근에서부턴 이정목에 의해서 원효 구도의 길(제1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에서 오도암으로 바로 가는 도로 옆으로 원효 구도의 길이라는 탐방로가 안내되어 있어서 그 길로 그냥 쭈욱~ 올라 가는데...
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숲도 아주 깔끔하다.
청량한 공기가 오히려 코를 자극해서 감기가 우려되어 시종일관 방한대 마스크를 착용한 산행이 되겠다...^^
그렇게~ 룰루랄라 도착한 첫번째 목적지는... 오도암이다.
청운대의 우람한 암봉 발아래 위치해서 아주 사진빨이 잘 나오겠던데~ 문제는 카메라 화면 왜곡현상이다.
그래서~ 아쉽게도 포토샵으로 수직 및 수평 보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세상엔 과연 눈으로 보이는 그대로 잘 찍어주는 카메라는 없는 것일까...???
아무리 찍고 또 찍어도... 내 나름의 포토샵 보정을 가미했는데도... 사진은 어딘가 모르게 여전히 삐뚤하다.
오도암을 지나면~ 끝이 없어 보이는 일직선 탐방 데크 계단이 기다리고 있는데...
한 여름같으면 여기도 아주 힘들 것 같지만~ 오늘같은 날씨에는 그다지 힘에 부치진 않는다.
그냥 단풍을 즐기면서 꾸준히 오르다 보면 끝이 나오게 되어 있다.
사진엔 계단이 그냥 요렇게 만만해 보여도~ 실제 현장에 서면 경사도가 엄청나게 느껴진다.
그리고~ 일직선으로 굉장히 길게 설치되어 있어서 시각적으론 정말 아득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마을 입구의 동네 어귀에서 보이는 청운대의 우뚝 선 위용만 보더래도~ 탐방 데크의 계단이 이렇게 설치될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걸 자각할 수있게 된다.
약 10% 정도 무르 익은 단풍을 즐기면서 오르고 또 오르니~ 결국 능선에 이르렀고...
원효굴로 안내되는 이정목도 서있다.
원효굴... 50m라면 바로 옆에 있겠넴...^^
원효굴은 정말 어머 어머한 바위 봉우리 중턱에 생겨있는 자연 동굴이다.
만약~ 지금처럼 이렇게 탐방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여길 어찌 올라와야 했을지~ 의아하기까지 했다.
건너 편엔 하늘정원 한쪽 사면과 팔공산 정상(비로봉)의 통신탑이 보이고...
옆에는 천길 낭떠러지의 바위 절벽이라~ 신선들이나 다닐 곳처럼 느껴진다.
원효굴...
사람 한사람 겨우 들어갈 만한~ 아주 작은 자연 동굴이다.
이곳에서 원효대사는 과연 무엇을 염원했고 또 무엇을 깨달은 것일까...???
원효보다 20여년 앞서서 신라 김유신 장군이 바로 이 굴에서 삼국통일을 염원하는 기도를 올리던 때... 바닥에 스며든 물을 마셨다는 전설이 있어서~ 그 물을 장군수라고 불렀다고도 하는데...
뭐~ 내가 김유신 할아버님의 후손이긴 해도... 전설과 진실의 차이가 얼마나 클지에 대해서는 잘모르겠다.
원효굴에서 나와서 바로 하늘정원으로 향하지 않고 반대편 능선으로 잠시 걸었더니...
청운대 꼭대기에 설수 있었다.
바로 요기~ 발아래에 원효굴이 있고... 또 까마득한 저 아래엔 오도암이 위치하고 있다.
청운대 정상석에서 첫번째 방문 인증 샷을 찍었지만... 그늘이 짙어서 글씨는 커녕 비석 자체도 제대로 잘 보이지 않넴...^^
안보이면 뭐 안보이는거지... 와~ 우짜라꼬...???
청운대에서 사진을 몇장 거푸 찍어봤지만~ 글씨는 도무지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분위기 전환용으로 산아래 전경을 한컷 담아주고...
하늘정원으로 바로 넘어간다.
하늘 정원이래봐야~ 뭐... 볼꺼리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팔공산 정상(비로봉)으로 가다가 골짜기 건너편에서 한눈에 조망해야만 하늘정원이란 이름에 걸맞을 법하니까...^^
제법 봉우리가 돌출형으로 높은데다 마루가 편평하며~ 한쪽 사면이 바위질로 형성되어 있어서 건너편 조망은 그럴싸한 하늘정원을 지나서 비로봉 방향으로 방향을 틀면 억새 군락이 또 나타난다.
뭐~ 아직 억새가 절정으로 핀 건 아니지만... 요기도 사진 찍기에는 괜챦은 것같다.
그러나~ 아무래도 하늘정원에선 하늘정원의 사진이 가장 잘나오는 게 예의가 아닐까...???
바로 요지점에서 바라보는 각도가 하늘정원을 가장 하늘정원 답게 잡아주는 것같다.
하늘정원을 지나서 팔공산 정상(비로봉)에 도달했는데~ 지난번 언제 쯤에 왔었던가...???
자세히 기억나진 않아도 그땐 분명히 정상석의 위치가 지금과는 다르게 약간 아래께 철조망 옆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늘은 와보니 명실상부하게 산꼭대기로 옮겨 심은 것같다.
산 꼭대기로 옮겨놓은 새로운 정상석에서의 첫번째 인증샷...
그런데~ 두번씩이나 찍었는데도 그늘이 져서 표지석 글씨가 안보인다... ㅎㅎ
오늘은 전반적으로 정상 인증샷이 제대로 빨이 안받넴...^^
이왕~ 정상까지 보너스 탐방을 했으니... 건너편에 보이는 하늘정원도 한번 조망해보고... ㅎㅎ
동봉까지도 한번 넘어가볼까~ 싶었지만... 그리되면 또 서봉까지도 욕심이 생길테고~ 그럼 이렇게 많은 사진은 언제 다 정리하냐...???
고마~ 인자~ 퍼뜩 내려가재이~^^
왔던 길을 되돌아 하산을 시작한다.
이 루트는 요렇게 왕복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주차를 오도암 아래~ 동산계곡 제1주차장에 해두었기 때문이다.
팔공산의 암릉은 바로 요기도 기가 막히게 좋은데...
방송사 통신탑 관리구역에 막혀서 가볼 수도 없겠거니와 숲에 가려서 사진조차 찍기가 어렵다.
괜히~ 애꿎은 산아래 전경을 한번 더 담아 본다.
그리고~ 다시 원효 구도의 길로 접어 들어서 본격적인 하강을 시작하는데... 단풍 너머 먼산 조망도 멋지게 보인다.
원효굴에 미련이 남아서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한번 더 들어가 본다.
아슬 아슬한 기생 바위와 건너편 비로봉 마루금이 단풍색으로 점점 더 점령되고 있고...
원효굴 깊숙히 들어가서 인증 사진도 찍어보는데...
탐방 데크의 기둥 위에 삼각대를 위태롭게 세워두고 촬영하기엔 오늘처럼 바람이 잠잠해서 가능한 일이었다.
굴 안까지 후레쉬가 저절로 터져 줘서 내 모습이 고스란히 표현되었다.
이제~ 수직으로 곧게 뻗은 계단을 타고 계속해서 쭈루룩~ 다시 하강하기 시작한다.
음~ 암벽에 단풍이라...
이런 조합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그림이다.
단풍을 즐기다 보니~ 기나긴 데크 계단도 순식간에 내려와서 오도암에 다시 이르렀다.
오도암에서 좀 진득히 눌러 있어면서 제대로 된 PC배경화면용 셀카를 한장이라도 얻을까 싶었는데...
하필이면 사람이 또 드나들기 시작한다.
낯가림이 심한 나로선 쿨~~~ 하게 하산 발걸음을 재촉한다...^^
제1주차장에 원점회귀해서 귀가하는데...
문득 좌편으로 보이는 청운대의 위압적인 자태...
마침, 공터가 보이길래 주차해놓고선... "그냥 갈 순 없쟎아~!!" 셔터 작렬...^^
오늘 산행은 의도하진 않았지만~ 뜻밖의 단풍산행이 되었더라...^^
2020년도의 첫번째 단풍산행...
아마도~ 팔공산 단풍은 지금이 약 10% 수준에 지나지 않음으로 10월 말경이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뭐~ 단풍이 땡기면, 그때 다시 한번 더 와도 되고...^^
집에서 가까워서 부담없는 명산지~ 군위에서 오르는 팔공산 탐방기를 요렇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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