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신선의 고향... 경남 고성 구절산(폭포암~용호폭포) 본문
<< 용호폭포와 함께 조화롭게 기공된 폭포암과 출렁다리 >>
2020년8월29일(토요일) : 요즘은 전국적으로 길이 좋아서 승용차로 경북 포항에서 경남 고성까지 다녀오는데도 불과 4시간 남짓이면 가능하다.
하지만~ 고성에서도 폭포암이 있는 구절산까지는 비좁은 농로와 산길을 제법 길게 통과해야 하는데...
자칫~ 마주오는 차량이 있다면 비켜가는데 매우 까다롭고 번거러운 수고를 감수해야만 한다.
나는 아침 이른 시각에 들어가서 거의 비어있는 구절산 주차장에 무리없이 주차했지만~ 구절산 탐방 후 귀가 길의 좁은 농로에서 그만 농사 일을 보는 경운기와 마주쳐서 굉장히 난감했다.
나보다도 오히려 경운기 주인 할아버지 부부가 흠칫 놀라서 황급히 경운기를 비켜주는데 마음 속으로 많이 미안했다.
구절산 주차장에서 부터 폭포를 따라서 잠시 오르다보면 폭포암에 이르게 되는데...
폭포암으로 떨어지는 용호폭포는 쉽게 구절산 구절폭포로 불러도 통용되는 이름이다.
그러나~ 사진을 찍기엔 각도 잡기가 참으로 까탈스럽다.
등산로는 요~ 금동으로 도색된 대불상 앞을 지나가도록 형성되어 있는데~
안전 산행을 기원함과 동시에 즐거운 산행을 빌어보는 의미에서 불전을 놓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일테다...^^
전문 사진사들이 즐겨찾는 포토 포지션이 바로 요기인 모양이다.
내가 구절산으로 올라 가는 중에도 두세명이 이 자리에 삼각대를 세우고 열심히 땀흘리고 있었다.
그러나~ 방수카메라를 지닌 나로선 역광이 심해서 하산 길에 다시 시도해보는 것이 바람직스러워 보인다.
폭포암 포토죤을 지나서 함참 땀흘리며 힘들게 중턱 길을 올라서 능선에 도달하니~
사방 천지가 온통 곰탕 국물같은 운무에 휩싸이며 청량한 기운이 땀으로 범벅이 된 내 몸을 감싼다.
누군가~ 깔끔하게 제초 작업을 해둔 능선을 지나니~ 이내 또 바위 너덜이 나온다.
물기를 머금은 바위는 미끄럽기 그지없으니 조심해야만 한다.
트랭글 배지 획득 신호음은 이미 윗사진 바위 밑에서 일찌감치 울려퍼졌고...
이때~ 부자지간으로 보이는 두남성이 나를 앞질러서 정상에 먼저 도달하는데~
하산 할 때 보니까~ 바로 이들이 산을 관리하는 사람인듯... 1톤 트럭을 몰고 제초된 능선까지 올라왔더라...!!
정상 풍경은 곰탕 국물로 인해서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지만~ 시원한 운무 속에 함께 있다보니 정신이 바짝 든다.
요즘~ 산신령 님께서는 아마도 곰탕 국을 자주 끓여 드시는 모양이다...^^
구절산 정상을 인증한 후~ 하산하면서 전망 바위에 앉아 잠시 쉬었다 간다.
아직은 이른 시각이라 점심을 먹기엔 다소 이르고...
건너편 능선도 운무가 휘날리니~ 마루금이 보였다 가렸다를 연신 반복한다.
호랑이굴로 불리는 산신각인데~ 식수통이 퍽~ 이채롭다...^^
자~ 이제...
오늘의 짧은 탐방 길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벌써~ 원점에 회귀하는 리턴 포인트가 보인다... 폭포암이 나타났다.
요기서 요렇게 보니~ 마치... 중국에서나 봄직한 풍경같넴...^^
요기에~ 폭포를 가로 질러놓은 출렁다리가 새로 생겨서 불과 며칠 전에서야 개통했다는 거...^^
그래서~ 이 엄중한 코로나19 확산기에도 불구하고 폭포암을 찾는 연세 높은 어르신들이 많다는 거... ㅋ~~~!!
오늘도~ 정상으로 올라갈 때는 아무도 없이 나 혼자 뿐이었는데...
내려올 때는 몇몇의 남녀 산객들과 폭포암 출렁다리를 보러오신 노인 분들이 다수 있어서 주차장이 꽉찼더라~!!
어떤 노인 부부는 깔끔한 외출복에 캐쥬얼 슈즈를 신은채 바다를 조망할 수있는 능선까지 올라오시다가 중턱에서 나를 만나서 거리와 소요시간을 물어본 후 아쉬움 속에서 단념하시기도 하더라...
에휴~ 누구도 피해갈 수없는 노쇠의 길인 것을... 나도 언젠가는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출렁다리를 건너서 다시 폭포암 포토죤으로 되돌아왔다.
나는~ 아침에 이 다리를 건너지 않고 왼편 등로를 통해서 정상으로 올라갔지만... 다른 산객들은 죄다 이 출렁다리부터 먼저 통과해서 정상으로 올라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침엔 역광으로 인해서 제대로 된 화질을 얻지 못했는데~
게다가~ 지금은 모두 출렁다리 쪽에만 사람들이 몰려 있을 뿐... 아무도 없이 나 혼자 뿐이다.
이제~ 편안하게 셀카 몇컷 담는다.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긴 한데~ 사진 각도를 잡기가 무척 까다로운 지형이다.
오늘 산행은 놀고 굴러 먹어도 왕복 6Km밖에 안된다.
이런 무더위 속에서라면 매우 바람직한 등산 코스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청량한 운무 속의 능선에서 좀 더 푸욱~ 쉬었다 내려오고 싶었지만~ 정상에서는 정신 세계가 완전히 남다른 어떤이와 조우할 뻔했고 또 정오가 가까워 지면서 산객의 숫자도 늘어나서 쿨~하게 하산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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