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again 2014~ 지리산(백무동~천왕봉~한신계곡) 본문
위는 9분 정도로 편집한 비디오 탐방 리포트이고~
아래론 사진을 첨부하여 게시한 본격 지리산 탐방 이야기이다.
2020년8월15일(토요일 : 광복절) : 사내에서 유일한 진보 성향인 나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서 혼자서 산행을 계획하고~ 나를 제외한 모든 직원들은 절대 보수파의 일원으로서 어젯밤에도 당당히 단체 회식을 감행하였다.
코로나19 종식을 원하는 마음은 모두 다 똑같은데~ 방역에 관한 사고와 실천력은 달라도 너무 많이 다르다.
과연~ 인간이 코로나19 상황을 무난히 극복할 수 있을지... 자뭇~ 의문이 든다.
모처럼~ 새벽 4시반에 집에서 출발하는 일정을 재개한다.
그리고~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식당 영업이 준비되지 않아서 미리부터 편의점에서 김밥과 빵을 여유있게 준비했고~ 하루 세끼 식사를 모두 다 산중에서 해결하는 장장 11시간30분 간의 홀로 산행을 시작한다.
그동안 지리산엔 여러차례 올랐지만~ 최고봉인 천왕봉은 첫번째 등정이던 2014년 여름이 유일한 탐방 기록이다.
그리고~ 한신계곡은 2015년 여름에 탐방한 적이 있는데... 계곡이 수려해서 늘~ 가슴 속깊히 재탐방 기회를 노려온 터였다.
따라서~ 환갑을 맞이한 금년에 2014년과 2015년의 등산 입문기를 회고하는 어게인2014~2015라는 타이틀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다.
백무동 주차장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이라 주차 요금은 받지 않았고~
이렇게 아침 7시경에 장터목 방향으로 계곡을 따라서 산행을 시작한다.
사람들이 별로 없으리라 기대를 했지만~ 엄연히 토요 휴무일에다 광복절까지 겹치니... 나의 기대는 말그대로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대한민국 남한 내륙에서 최고로 높은산~
지리산인 만큼 꾸준히 오른 끝에 드디어 저멀리 장터목 대피소가 시야에 포착된다.
장터목 대피소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거북스런 화장실 냄새가 진동을 친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장소에서 우째 이런 악취가...???
알고보니~ 광복절을 기해서 화대종주 산악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있는 모양인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내노라 하는 사람들은 모두 다 나시 런링과 빤스같은 운동복만 입은채 화엄사를 출발해서 대원사로 향하는 모양인데~ 그 행렬이 그만 내가 천왕봉으로 향하는 싯점과 겹쳐서 뒤엉키고 말았다.
이러니~ 화장실에서 냄새가 진동을 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장터목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구간에서 나는 정말 스트레스가 심해서 졸도할 뻔했다.
온몸에서 찌든 땀내가 진동을 하는 산악종주팀과 섞이지 않을려고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시간만 더 지체될 뿐~ 양보에 양보를 거듭해도 종주 행렬은 끝이 없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싯점에서 이런 행사를 주최한 건지~ 마스크와 2m이상 거리두기 지침은 왜 무시하고 개떼같은 인파를 일거에 이렇게 올려보낸건지...
이중에서 단한명의 무증상 감염자만 포함되어 있어도 대거 집단 감염은 피할 수가 없고~ 나 또한 어찌 무사할 수 있겠는가...???
만약~ 내가 감염된다면 집에 계시는 노부모님이나 직장 동료들의 운명은 또 어찌되는가...???
오늘 산행에선 철통같은 내 코로나19 방역 수칙도 맥없이 무너져버렸다. 그져~ 산신령 님의 은덕을 기다릴 뿐이다.
꽃이나 찍어면서~ 깨장 깨장 걸음으로 사람을 피해서 매우 천천히...
셀카를 찍기 위해서 삼각대를 세울 틈은 아예 없었고~ 내가 왜 지리산을 선택하였나를 후회에 또 후회를 거듭한다.
사람을 피해서 사진을 찍기도 참으로 힘드넴~ 그냥~ 자연 풍경이라도 담아가자...
침략군에 쫒기듯~ 겨우 겨우 도착한 제석봉...
진행 방향으로 운무에 휩싸인 최고봉(천왕봉)이 위치하고 있다.
제석봉 전망 데커에서 바라본 천왕봉은 뿌연 운무때문에 호락 호락 민낯을 보여주길 거부한다.
천왕봉 방향으로 한참 걷다가 간간히 지나온 방향으로 뒤돌아 보는 것은 모든 등산객의 무의식화 된 관성일터...^^
저기~ 사람들이 몰려있는 바위는~ 통천문 꼭대기 전망처이다.
나도 통천문을 통과 한다.
여기에서 천왕봉에 들렸다가 다시 여기를 통과해서 장터목 대피소로 돌아가야 한다.
왜냐하면~ 장터목에서 연하선경을 지나서 세석대피소 갈림 길에서 한신계곡으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6년전~ 중산리에서 처음 등정했을 때... 여기서 장터목을 통해서 다시 중산리로 내려가기 전에 혼자서 점심 식사를 했던 곳...
그때는 이 철제 데커가 없었는데...
지리산 정상(천왕봉)이 지척인데~ 정상을 인증할려는 사람들의 대기 행렬이 장난이 아니다.
솔찍히~ 나는 저런 장면, 저런 마인드를 쉽사리 이해하기가 어렵다.
어차피~ 6년만에 다시 찾아온 정상이니... 대충~ 정상석 뒤편에서 기념 사진 한장 남긴다.
인증을 위해서 대기 중인 저 사람들이 바로 나의 인증요건이 아니겠는가...???
인증 사진 찍어주는 저 잘생긴 젊은이 좀 보게... 자칫~ 낭떠러지로 추락할 위험마져 감수하는 저 열정과 책임감...^^
이제~ 다시 장터목 대피소로 회귀한 후...
세석대피소를 향하여 연하선경을 지나간다.
5년전 여름에는 갑자기 폭우를 만나는 바람에 아무른 경치를 볼 수 없었고~ 스마트 폰이 빗물에 젖어서 액정을 교체해야 했다는 불편한 진실이 남아있다.
그런데~ 오늘은 썬하게 잘보인다...^^
여기서부턴 간간히 등산객과 산악마라톤 패잔병들이 드문 드문 마주쳐 지나갈 뿐~ 짜증날 만큼의 모진 인파는 모면할 수 있었다.
연하봉...
지나온 연하봉 너머로 지리산의 최고봉(1915m)인 천왕봉이 겹쳐져서 운무를 헤집고 나타난다.
지리산 10경 중에도 랭크된 이른바 연하선경... 가히~ 신선이 되어 노니는냥~ 몽환적으로 파고드는 자연경관이로세~^^
촛대봉...
뭐~ 천왕봉 외에는 표지석같은 건 없더라~!!
촛대봉에 서있을려니~ 위 진행방향으로 운무에 휩싸인 세석대피소가 보이고...
또 아래의 지나온 방향으론 천왕봉의 우람한 모습이 막~ 운무에서 해방되었다.
세석 대피소엔 수시로 운무가 휘날리며 시야를 가렸다 풀었다를 반복한다.
가까이 다가서니~ 세석대피소가 더욱 또렸해졌네~!!
하지만~ 내가 궂이 저길 들릴 필요까진 없고... 반대편 한신계곡으로 향한다.
한신폭포...
풀숲에 가려서 제대로 찾아보기도 어려운 저곳에서 아예 알탕까지 즐기는 고수들도 보이네...^^
한신 계곡엔 한신폭포~오층폭포~가내소폭포~첫나들이폭도가 유명하지만...
그 외에도 이름없는 무명폭포와 계곡소가 여럿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 울창한 수목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데다 접근성이 나쁘다.
한여름엔 그져 이런 곳에 움막을 짓고 훌라당 벗은채 물속에 빠져 지내고 싶다.
정말이지~ 계곡의 공기가 이렇게 뜨떠지근한 경우는 처음 겪는 일인데, 아마도~ 시내엔 지금쯤 한창 무더운 날씨이겠지...???
다행히~ 계곡의 물이 차가우니... 손발을 담구거나 세수를 하면 정신이 바짝든다.
카메라 줌을 활용해서 겨우 겨우 찍어본 숨은 폭포인데~ 그 규모가 작은 편이 아니다.
자~ 요기가 제일 유명한 가내소 폭포이다.
그나마~ 사진찍기에 제일 편한 장소이고... 관망데커도 마련되어있다.
에고~ 나도 혼자서 내 삶을 살 수 있어야만 시간에 구애받음없이 조런 명당에서 푸욱~ 쉬어 볼 수도 있을텐데...
부럽다~ 부러워...^^
자~ 요긴 첫나들이 폭포인데...
제법 우람한 폭포이지만~ 가시권이 바로 머리맡에 설치된 관망데커 뿐이다 보니~ 사진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이게 찍힌다.
높낮이 표현이 전혀 불가능해서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즐기기엔 너무 좋다.
무더운 날씨와 화대종주 산악 마라톤 팀에 치여서 죽을 뻔한 오늘 산행...
요렇게~ 휴게쉼터에서 팥빙수 한그릇 때리는 맛에 모든 고통이 다 사라진다...^^
아침7시가 넘어갈 무렵에 시작된 오늘 산행~ 천천히 매우 천천히... 저녁6시30분이 되어서야 원점으로 회귀하였다.
오늘만큼 힘들게 느껴졌던 산행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심신이 동시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당초 작전대로 오전 내에 천왕봉을 정복함으로서 절정의 땡볕은 피했고~ 일기예보에서 비올 확률이 52%였던지라 비가 오진않아도 더러는 햇빛을 감추는 구름과 청량한 바람이 천군만마가 되어주었다.
예상치 못한 작전 실패는 바로 산악 마라톤대회 정보를 미리 입수하지 못한점과 천왕봉에서 세석대피소 방향의 연하선경 길이 내리막인 줄 알았는데~ 실상은 오르막의 연속이었다는 판단 오류가 있어서 고난을 자초한 점이다.
하여~ 오늘은 미리 보온 병에다 얼음을 가득 채우고~ 물을 따로 2리터 준비했는데... 한방울 남김없이 다 희석해서 마셨다.
집에 돌아오니 TV에서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골수 보수단체들이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무시한채 문재인 정권을 저주하는 그들만의 굿판을 벌이는 망국적인 뉴스가 보도되고 있었다.
산에서는 광복 기념인지 뭔지~ 산악 마라톤 대회가 열려서 또 코로나19 방역체계를 뒤죽박죽 만들더니만...
대한민국~ 도대체 왜들 이러냐...??? 정말~ 이것 밖에 안되는 국민들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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