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돌아온 영남알프스(천황산~재약산) 빗속의 폭포기행 본문
2020년7월25일(토요일) : 오랜만에 다시 영남알프스로 돌아왔다.
어저께~ 다음블로거(작은빛) 님의 폭포기행을 보고나서 옛애인이 그리워지듯이 삘(Feel)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상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수해가 심한 지역에 사시는 수재민께는 이루 말할 수없는 고통과 황망함에 대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며 도움이 될만한 일을 찾아보도록 해야겠다.
<< 비디오 리포트 >>
이번 포스팅은 비디오를 주목해보면 좋을 듯싶다.
왜냐하면~ 세계 4대 폭포에 해당하는 경남 밀양시 소재의 옥류동천 3폭포가 사진 보다는 훨씬 더 실감나게 촬영되었기 때문이다.
초반부 금강동천에는 금강폭포와 은류폭포가 촬영되어 호기심을 자극할 정도이지만...
후반부 옥류동천에는 층층폭포와 구룡폭포, 흑룡폭포가 모두 동시에 압도적인 규모의 물을 토해내는 광경이 나이야가라, 이과수, 빅토리아 등~ 세계 3대 폭포에도 손색이 없는 장면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밀양 표충사 주차장을 기반으로 왼편의 금강동천 계곡을 통해서 천황산으로 오른 다음 천황재를 건너서 재약산에 다시 오르고~ 사자평 언저리를 거쳐서 옥류동천 계곡을 타고 원점으로 하산하는 것이다.
수재민의 황망한 심정을 모르진 않으나~ 계곡에는 역시 물이 풍부하계 흘러줘야만 그 존재 가치가 빛난다 할 수 있겠는데...
오늘이 딱 그런 날이지 싶다.
때가 때이니 만큼~ 표충사 지붕 너머로 으리 으리하게 버티고 서있는 수호신같은 암봉들은 모두 희뿌연 운무에 휩싸여 있다.
표충사 옆을 지나서 한계암이 있는 금강동 계곡의 등로를 선택하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이 루트엔 한계암과 서상암이 소재하고 있지만 금강폭포와 은류폭포도 멋지게 조화를 이루어 주는 코스이기도 하다.
바위에 금강동(金剛洞)이라~ 페인팅되어있넴...???
저기~ 저 양반... 전문가용 카메라를 들러 메고선 폭포 사진을 촬영하러 왔나본데...
제법 신발까지 갈아 신고선 몸으로 뛰어드는 작업을 열심히 하던데~ 초입에선 살짝 길이 헷갈렸는지 나에게 물어보더라...^^
요기... 금강폭포와 은류폭포까지만 촬영한 후~ 급히 하산하고 또 다시 나는 홀몸이 되었다.
왼쪽 갈래가 은류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이고~ 오른 쪽이 금강폭포라고 보면 되지 싶다.
실제 현장에선 우람한 낙수 소리와 함께 압도적인 폭포의 장관을 경험할 수 있는데~ 사진을 통해서 보기란 "에고~ 실제만 못하다...^^"
저~ 밧줄로 얼기 설기 엮어서 만든 수제 현수교... 그 위가 은류폭포이다.
은류폭포를 지나서 쭈욱~ 천황산 정상으로 오르다 보면...
바위 너덜길이 나타나는데~ 지난번(필봉~천황산~금강동천) 첫산행 때는 여길 하산 루트로서 지났지만~ 오늘은 등로의 관문으로서 활용하게 되었다.
지난 번이나 이번이나... 모두 영남알프스의 안방마님이자 마고할머니의 양손녀이시며... 축지법을 활용해서 하루에 20~40Km의 산행을 밥먹듯 누리고 계시는 작은빛 님의 산행기에 적시된 정보를 기반으로 삼은 것이다.
허허이~ 조망이 꽉막혀서 주변 경관을 즐기긴 어려워도 을씨년스런 분위기 또한 영~ 나쁘진 않구나...^^
어저께 밤에~ TV에서 대만 빨간셔츠 귀신이야기를 시청했는데... 오늘이 딱 그런 분위기가 드는 날인 것같다.
그나 저나~ 요즘 별 희한한 버섯도 다있다.
꼭~ 인조 모형처럼 생긴 것이... 요걸 달여 마시면 무병 장수하고 내공이 강해져서 천년 만년 영화를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산 화명산악회의 등산 리본이 운무에 대별되니까~ 몹시 빛이 바래져 보인다.
오늘도 오름길에선 아무도 스쳐가는 인연이 없었지만~ 정상에 이르니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최근에 특이한 점은...
산에서 젊은 남녀를 보기가 그리 쉽지않았는데~ 30대 남녀가 꽤 많이 등산을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도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일까...???
아무튼 거의 대부분의 젊은 커플이 블랙야크 100대 명산 수건을 인증샷에 포함시키고 있더라~^^
느지께~ 오후부터 시작된 오늘 산행...
사실~ 은근한 걱정이 대두되긴 했었는데...
이렇게~ 꾸준히 올라서 정상을 찍고보니 마음의 평온감이 찾아 든다...^^
여차하면~ 천황산에서 곧바로 표충사로 원점 하산을 시작할 뻔도 했지만~ 찜통 더위를 피한 덕택에 체력이 남아 있는데다 멘탈도 최고조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당초 계획대로 재약산으로 슬며시 넘어 가본다.
처음 와본 산도 아닌데~ 운무가 끼여있으니... 마치~ 다른 산에 온 듯... 많이 낯설게 느껴진다.
천황재 건너편 저 봉우리가 바로 재약산인데... 역시 희뿌연 운무가 휘감고 있다.
여름엔 처음 와봐서 그런가~ 황금 물결의 억새가 찰랑이는 가을에 비해서 또다른 건강미가 느껴지는 것같다.
재약산으로 넘어 오는 중~ 빗줄기가 강해져서 급히 우의를 꺼내서 입었다.
코로나 시대에 몸건강도 당연히 최우선으로 생각해야겠지만~ 스마트 폰처럼 물로 부터 보호해야할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약산 정상석 글자가 안보이넴...^^
뭐~ 한두번 인증하는 것도 아니니... ㅎㅎ
에그그~ 카메라는 방수용이지만... 렌즈 유리에 물이 묻으니 화상 왜곡이 생기는구남... ㅠㅠ
사자평 옆자락으로 뻗은 이 길로 쭈욱 가면 층층폭포가 있는 옥류동천으로 빠질 수있는데...
워낙에 낙수 소리가 우렁차다 보니~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어서 길옆 계곡으로 한번 들어가 본다.
금강동천으로 올라 올 때부터 낙수 소리만 우렁찰 뿐~ 숲풀과 낭떠러지에 가려서 제대로 계곡미를 관찰할 틈이 없었는데...
하산 길인 만큼 잠깐 접근해보기로 한 것이다.
오늘은 정말이지~ 골이 생긴 곳은 폭포가 형성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유수량이 풍부하다.
그런데~ 역시 직접 현장에서 보는 것만큼 사진이 잘 안나오네...^^
동영상이라면 카메라를 움직여서 나올 수있는 각도 만큼이라도 다 표현할 수는 있을텐데... 사진 한장에 표현하는데는 숨은 각이 있어서 모든 걸 다 표현할 수 없는 게 너무 아쉽다.
그져~ 무더운 여름에는 사진보다도 직접 찾아와서 계곡물과 찐하게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는 게 정답이다.
세계4대폭포~ 층층폭포에 당도했다.
나이야가라, 이과수, 빅토리아와 함께 오늘의 층층폭포는 세계4대 폭포의 반열에 들어간다.
나와 함께 폭포를 동시에 셀카로 카메라 앵글에 집어 넣기란 불가능하다.
내 카메라는 최대 12초 셀프타임이 주어지는 데도~ 데커를 넘어서 미끄러운 암반을 뛰어서 포토 포인트까지 안착한다는 건... ㅎㅎㅎ
요럴 땐~ 말 잘든는 누구랑 함께 오거나... 아니면, 동영상을 촬영해서 정지화면을 캡춰하는 방식이 있긴하지만~ 화질이 엉망이다.
게다가~ 셀카모드로 들어가면 카메라가 저절로 너무 어두워지거나 더러는 너무 밝아져서 탈인게다... ㅠㅠ
사시사철~ 매일같이 지금과 같은 낙수량이 유지된다면...
아마도~ 밀양시는 관광 천국이 되어서 세계적인 핫플레이스가 될 것이다.
조오타~ 좋아...^^
지금까지는 폭포라고 할 때~오직 포항 내연산 12폭포와 청송 주왕산 3폭포만 우량 등급으로 인식하며 매년 우기 때마다 특별 촬영 산행을 해오곤 했었는데...
비가 많이 내리니까~ 규모 측면에서 훨씬 우등한 금강동천 및 옥류동천 폭포군이 더 걸작이다.
여기~ 구룡폭포는 제주도의 엉또폭포처럼 평소엔 폭포로서의 존재감이 없다가 비가 많이 내릴 때만 요러크럼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습성이 있다.
이른바~ 게릴라 폭포라는 게지... ㅋㅋ
건너편~ 작전도로 방향으론 운무에 휩쌓인 병풍바위도 보이고...
계곡 골이란 골은 죄다 폭포요~ 홍수를 만나 숨가프게 토해내는 물길을 일일히 다 찾아다니며 촬영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ㅠㅠ
이렇게 원점 하산의 시간은 자꾸만 지연된다.
자~ 이제... 흑룡폭포까지 내려왔나보다~^^
마구~ 마구~ 셔터를 남발해본다.
이때~ 부부 산객 한쌍이 올라가면서 나에게 사진을 부탁해 오기도 했는데...
배낭의 크기나 현재의 시각으로 봐서는 아마도~ 천황재까지 가서 백팩킹을 할 모양이다.
아께~ 청황산에서 재약산으로 건너갈 때도 두팀이 천황재에서 백팩킹 중이었다.
참으로 인생을 즐길 줄아는~ 멋진 부부로고... 아무리 부부라 할지라도 취향이 같을 수는 정말 어려운데... ㅎㅎ
멋져버려~^^
나는 오늘 또하나의 카메라 삼각대를 부셔 먹었다.
내가 즐겨 소지하고 다니는 미니 삼각대의 타고난 단점인 삼발이 수납의 불용이성 때문에 결국 오늘 마무리가 된 것이다.
까탈스런 주인을 만나서 고생만 많이 시켰구나...!!
이제~ 표충사에 근접하니~ 멀리 필봉이 운무에서 깨어나는 모습이 포착되고...
물을 만난 계곡도 살아있음을 즐기려는 듯~ 아름답게 흘러가고 있다.
표충사 주차장에서 흙먼지를 떨어내고 귀가 길에 오르니~ 이미 시각은 저녁 6시가 훌쩍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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