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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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수술 전모

독행도자(Aloner) 2022. 11. 6. 14:21

2022년11월6일(일요일) : 드디어 백내장 수술 날짜가 바로 내일로 바짝 다가왔다.

이미 오래 전부터 명예로운 퇴진을 설계해온 나였지만~ 돌발 상황이 되어버린 이번 수술로 인해서 업무 인계는 미리 앞당겨서 14살 연하의 후배에게 정히 인계한 상태이다.

회사에서는 나를 예우함과 동시에 행여나의 업무상 변수를 우려하여 수술 후에도 계속적인 출근을 권장하곤 있지만~ 내 후임자는 내가 없어도 능히 업무를 잘 이어 갈 것이고, 나에게 미련을 보이던 직원들도 머지않아 그들만의 새로운 환경에 익숙히 적응할테고, 나는 곧 잊혀진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내가 아니면 절대로 안된다는 생각은 태어날 적부터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1976년도 고교 1학년 시절에 내가 저술했던 "음양도"라는 나의 이상론집에 이미 우주의 본질과 섭리에 대해서 논한 바있듯이~ 나는 자연의 생태와 순리를 거역할 의지가 없고 오직 순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하여~ 수술 후에 경과가 좋다면 일단 다시 출근은 하게 되겠지만, 잘 이어지고 있는 회사질서에 부담으로 남을 의향은 전혀 없기 때문에 다소 늦은 정년의 퇴직 수순은 궂이 연말까지 안가도 될 전망이다.

금년 말까지는 꼭 직접 근무를 하고 싶은 의지는 있지만~ 돌발로 나타난 백매장 수술이 우주의 기본 법칙을 따르도록 인도하는 것같다.

지금 당장이야 갑작스런 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런지는 몰라도~ 하루, 하루, 차츰, 차츰 시간의 흐름에 적응하다 보면, 그들은 오히려 나의 컴백이 더 부담스러워지게 될 것이다(그것이 바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연의 기본 이치이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한발짝, 한발짝, 더 깊숙히~ 자연의 품으로...

 

2022년11월7일(월요일) : 드디어~ 수술이란 이름의 치료대에 처음으로 올랐다.

그동안 고질적 허리 부상으로 인해서 수많은 스테로이드 주사와 시술이란 명목의 치료는 받아왔지만~ 정식으로 수술이란 명제가 붙으니 알게 모르게 마음의 진정이 어려웠던지 혈압이 잘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수술이 중단된다는 건 나의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어떡하든 수슐이 진행되기를 기도했다.

여러차례 호흡을 가다듬고 마인드 콘트롤 끝에 혈압이 진정되면서 수술은 시작되었다(집도의 : 심지훈 제3원장).

옛날 방식은 눈에 마취 주사를 놓은 뒤에 낡고 딱딱해진 수정체를 칼로 직접 긁어낸 다음 인공 수정체를 심는 것이지만~ 요즘은 마취 주사후 작은 구멍을 뚫고 초음파로 병변 수정체를 파쇄해서 흡입한 다음 인공 수정체를 심은 후, 항생제 주사를 놓으면 수술 절차가 끝나게 된다.

수술의 처음과 마지막에 눈에 직접 주사를 놓을 때 따끔한 느낌이 확실하게 느껴졌고, 마지막 주사 직전에는 마치 꿰매는 듯한 스테플 느낌이 몇차례 느껴졌을 뿐~ 전반적인 느낌은 천정쪽 불빛을 주시하는 가운데 물흐르는 느낌이 지배적이었다.

수술은 무난하게 끝났지만~ 틱장애가 심한 나로서는 수술과정을 잘 견뎌냈더라도 상처가 완전히 아물 때까지 눈근육을 실륙거리지 않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상처가 곪게되면 사태는 오히려 심각해진다.

어릴 적부터 나도 모르게 운명처럼 달고온 뚜렛증후군(이른바 틱장애라는 것이다).

하여~ 나의 운명은 모두 하늘의 뜻에 달려있는 것이다.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이 모든 것은 우주 천지만물을 운영하는 자연의 인도하심에 나는 그져 순종할 따름이다.

수술을 마친 후 회복실로 옮겨져서 주사를 맞고 환자복을 입은채 누워서 눈을 감고 쉬고있는데~ 누군가 내 오른 손을 잡았다.

눈을 떠보니~ 대한민국 해병대 방위 제45기 동기생이며 직장동료인 오염목 상무님이 오전 업무를 마치고 겸사 겸사해서 찾아오신 모양이었다.

오상무님도 바로 이 영동안과에서 정기 검사를 받는 분으로서 오늘은 나를 보기 위해서 일부러 일정을 선택하신 거다.

우리는 어차피 백내장 수술을 피해갈 수도 없거니와 향후엔 해외여행도 함께할 의향이 있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이런 걸 두고서 동병상련이라고 한다나...???

여기에 한나를 포함시켜서 여행을 함께 다닌다면 가히~ 황금의 혼성 트리오가 아닐런지...^^

 

2022년11월8일(화요일) : 수술 후에도 매일 안과에 통원 진료를 다녀야 한다.

일단은 세수를 할 수있는 1주일간을 수칙을 잘 지키면서 문제없이 버텨내야한다.

항생제 근육주사를 맞고 항생제 위주의 내복약을 하루치씩 처방받는 게 일과가 되었다.

수술을 마친 눈의 안대를 벗기니~ 새로운 세상을 맞은 듯 하긴 하더라~~~ 하지만, 나는 틱장애를 주의해야하는 어려운 과제를 간과해선 안될 운명이 있으니~ 아직은 웃을 수있는 단계가 아닌 나만의 고충이 있다.

2022년11월14일(월요일) : 아침에 처음으로 머리 감는 것을 포함한 전신 샤워를 했다.

물론, 여전히 안전에 신경이 써여서 나름 비닐을 오려서 종이 반창고로 수술한 눈을 덮은채 시행했다.

그리고, 출근해서 후임자(엄상진)의 업무 상태를 잠시 점검해봤는데~ 무난히 잘 처신하고 있는 것같았다.

원래~ 후임자가 잘 적응하고 있다면 전임자의 존재란 오히려 걸리적 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의 인심인 게다.

큰사장님도, 작은 사장님도, 후임자도 모두다 나더러 귀가해서 편히 쉬라고 권한다.

나야 뭐~ 후임자에게 빌려주고 있는 개인용 올인원 PC만 철거해오면 될 정도로 모든 신변 정리는 이미 완료해 놓은 상태이니~ 업무에 애착을 보일 이유가 더이상은 없다.

하여~ 일찌감치 귀가해서 치료를 마칠 때까지 푹~ 쉬었다가 회사에서 마지막 퇴직 절차를 이행할 때만 잠시 다시 나가보면 될 듯 싶다.

 

2022년11월18일(금요일) : 오늘 주치의 체크에선 1주일 후, 즉 25일(금요일)경에 수술시 절개했던 부위의 실밥을 제거하겠다고 예고했다.

보통 사람같다면 1주일 후 쯤에서 실밥을 제거한다고 인터넷 후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나는 아마도 고혈압 당뇨가 있는데다 틱장애의 여파로 상처가 빨리 아물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쨌든~ 왼쪽 눈도 언젠가는 수술을 해야만 할터인데... 먼저 시행한 오른쪽 눈을 빨리 정상화해야만 하겠다.

어휴~ 왼쪽 눈수술을 생각하니 미리부터 암담해진다.

한시라도 빨리 운동을 재개하며 여행을 즐기고 싶은데~ 시간이 많아도 유용하지 않으니 대체 이게 무슨 꼴이람...!!

 

2022년11월22일(화요일) : 점심 식사로서 빵을 블랙커피 및 과일과 함께 먹고 났는데~ 갑자기 현기증이 찾아와서 속이 메스꺼워지더니 몸을 바로 세우기 조차 어려웠다.

직전까지는 정말 컨디션이 좋았고 속히 백내장 수술 사후관리 기간에서 벗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는데...

스테로이드 안약 탓일까~ 서있어도 누워있어도 영 불편하기만하다.

이거~ 이러다 광명의 시간을 즐겨보지도 못하고 폐인이 되지는 않을까 두려움이 든다.

혹여~ 뇌졸증이...???

밤이 되어도 차도가 없으니~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샤프란케어 방향제 의 흔적도 지워보지만...

낭패로다~ 낭패일세... ㅠㅠ

 

2022년11월25일(금요일) : 수술한 오른쪽 눈에 실밥을 제거하고 안약투입수칙도 바뀌었다.

실밥 제거는 뭐 그다지 어려운 과정은 아니었다.

간호사가 눈에 약물을 한두방울 떨어 뜨린 후~ 의사가 핀셋으로 실밥을 집어서 순식간에 빼내버리던데...

의사의 단 두차례 손놀림이 순식간에 이루어졌으나 뭐~ 눈에 아무른 느낌도 없었다.

이로서~ 물리적인 치료행위는 마감된 것같은데...

2주후에 다시 나오라는 걸 봐서는 마무리 확인 점검이 아니겠나싶다.

 

2022년12월9일(금요일) : 지난번 주치의 면접 후에 코로나19에 감염되어 1주일간 집방에서 자가 격리를 하는 곤욕이 있었지만~ 오늘은 수술 후에 처음으로 실시한 시력검사에서 왼쪽 눈은 컨디션 난조로 0.7 정도의 글씨만 똑똑히 식별할 수 있었고, 수수를 받았던 오른쪽 눈은 1,0까지 쉽게 식별되고 그 이상 더 볼 수도 있었는데 간호사가 그기까지만 진행하더라~~~

그리고, 오늘부터 약처방이 바뀌었는데~ 스테로이드 안약(프레드포르테)는 빠지고 목시카신(일4회) 및 바로낙(일2회)만 인공눈물(큐알론0.18)과 함께 점안하라고 했다.

그리고, 한달 후 쯤에 다시 병원에 나오라고 하는 걸로 봤을 때~ 중요한 치료 과정이 무사히 경과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