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동백이 만개한데~ 벚꽃이 흩날리도다. 본문

애하일기외전

동백이 만개한데~ 벚꽃이 흩날리도다.

독행도자(Aloner) 2023. 3. 28. 20:41

겨울 동백이 여전히 붉은 삶을 누리는 가운데~ 봄을 알리는 벚꽃이 개나리와 진달래를 거느리고 자신의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듯...

포항은 물론이요~ 경주 시가지와 남산 일원을 온통 벚꽃과 연분홍 진달래 빛으로 물들여 놓았더라~~~!!

바람에 봄비처럼 흩날리는 벚꽃 터널이 포항과 경주 일원에 한두군데가 아니지만~

막상 사진을 찍을라치면 전봇대와 전깃줄, 현수막과 같은 인조구조물들의 흉칙스런 방해가 만만치 않으니~

금새 흥미를 잃고 돌아서고 만다.

하지만~ 확실히 세상은 옛날과는 많이 달라져 있다.

우리 젊은 날엔 꽃구경이 왠말이었더냐...???

벚꽃은 그져~ 진해 군항제에나 가야만 구경할 수 있었던 것을...

요즘 내가 해외여행 위주로 노년을 소일하다보니~ 계절에 맞는 절정 산행엔 나서질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코로나19 덕택에 춘하추동 절정의 경치를 모두 섭렵할 수있었으니... 어찌 마음의 위안이 안되었을 소냐...???

어너새 일상이 되어버린 경주 남산, 그리고 구렁이 담넘어 가듯 슬며시 다녀오는 마을 뒷산...

오늘도 셔터 본능을 자제하며 걷다가 결국엔 탑산을 돌아서 용흥산으로 내려오다가 스마트 폰을 꺼내서 찰칵...

 

2023년3월28일(화요일) : 집~스웨첸~용흥산~탑산~포항의료원~용흥산~스웨첸~집.

 

용흥산에서 탑산으로 넘어갈 때 외롭게 핀 벚꽃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서 한컷 담았고~

탑산에서 내려와 벤취에 앉아 쉬고 있자니~ 아직 동백꽃이 건재한 빛깔을 과시하고 있더이다.

 

소나기 휘날리는 듯한 벚꽃 터널도 촬영없이 잘 버티며 지나왔건만~ 어이없게도 고목에 암덩이리처럼 기생하는 택도없는 벚꽃에 또 카메라를 들이대고 만다.

결국~ 스웨첸단지로 하산해서 도로변에 핀 벚꽃과 개나리 연합군을 렌즈에 담아준다.

에고~ 뭐 좋은 게 다 좋은 거 아니겠어...???

 

동백이 여전히 살아있거늘~ 어찌 벚꽃이 개나리와 손을 잡고 섣불리 선임자를 압박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