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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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하일기외전

일상 산행(포항 내연산 환종주)

독행도자(Aloner) 2023. 8. 12. 06:29

직장에서 은퇴하고 뒤늦은 해외 여행에 집중하고 있는 근래엔 원거리 산행에 나서지 않는 편이다.

포항 유일의 안내산악회(제이캠프테마여행사)의 상품 편성이 내 기호와 맞아 떨어진다면야 또 몰라도...

그러다보니~ 만만한 게 경주 남산, 또는 여름엔 포항 내연산만 줄기차게 다닌다.

기껏~ 10Km 남짓한 거리만 산행하다보니, 향후 체력 유지에 저절로 우려가 생겨났다.

하여~ 오늘은 20Km산행을 계획하고, 오랜만에 포항내연산 환종주 길에 올랐다.

1) 오늘이 평일이니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고,

2) 어제 태풍(카눈)이 스치고 지나갔으니~ 계곡엔 물도 많고 잔풍이 있어서 찜통 더위는 아닐 것같고,

3) 여러차례 다니던 길이니~ 사진이나 비디오를 더이상 촬영할 필요가 없을테니...

큰 어려움이 없을 줄 알았다.

2023년8월11일(금요일) : 아침 식사 후에 슬며시 집을 나와서 내연산으로 또 왔다.

보경사 주차장에 주차료 낼 필요가 없지~ 보경사를 지날 때 입장료도 낼 필요가 없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예상대로 사람도 거의 없는 편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어제 태풍(카눈)이 남겨준 계곡의 유수량과 폭포의 낙수량은 내 희망사항 고대로 우람했다.

사진과 비디오를 촬영하지 않을려고 고프로 카메라와 거치대랑 삼각대는 아예 갖고 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ㅋㅋ

이런 노마크 찬스를 그냥 무시할려니~ 그참 사람 마음이 또 요상해지넴...^^

그래서~ 그냥 거치대 없이~ 삼각대 없이... 몇장 정도만 맨손으로 스마트 폰을 잡은채 찍어봤다.

그게 바로 요것 들이다(아래).

<< 포항 내연산 환종주 20Km >>

오전 출발 때는 태풍(카눈)의 뒷여운이 아직 남아 있어서 청량한 바람이 통하는 게 산행하기엔 딱 좋은 날씨였다.

태풍 전에는 찜통 더위 때문에 숨이 턱턱 막히는 게 한걸음 움직이는 것조차 어려웠는데~ 오늘은 가히 그냥 놀고 먹는 기분까지 들더라...^^

문수봉삼지봉을 가볍게 지나고 향로봉으로 오르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서 돌아보니...

언제 따라붙었는지 40대(어쩌면 30대 후반일 수도)의 남자 한명이 뒤따르고 있었다.

군살이 없는 몸매에 키도 후리 후리해서 길다란 보폭을 잘 활용해서 성큼 성큼 걷던데~ 생각보단 자주 쉬어가는 편이기도...

어쨌든~ 등뒤에 사람이 따라오는 느낌이 썩 내키지 않아서 내가 쉬는 척하면서 몇차례 선두를 양보했지만~ 허허.

이 양반도 만만치가 않네~^^

걸음을 멈추고 서서 물을 마시면서 또 내가 앞서가기를 원하는 행동에 어쩔 수없이 추월했다가 동관봉에 이르러 점심 식사를 하면서 다시 선두 자리를 내어 줄려고 했는데... 허허.

아니~ 이 양반이 또 내 옆으로 너스레 다가 오더니~ 사발면에 오뚜기 밥으로 함께 식사까지 하는 게 아닌가...???

결국~ 서로 인사를 나눈 후 향로봉까지는 내가 앞서서 먼저 도착할 수밖에... ㅎㅎ

그러나~ 시명리로 하산해서 12폭포를 걸을 때는 결국엔 내가 더 늦게 걸음해서 후미를 잡는데 성공하고야 말았다니깐... ㅋㅋ

 

윗사진은 오전에 문수봉으로 가파르게 올라가던 중에 촬영한 상생폭포 조망 사진이고~

아래 사진은 최고봉(향로봉)에서 시명리로 하산해서 12폭포 계곡을 따라서 보경사로 돌아가면서 실폭포를 촬영한 것이다.

 

아래는 계곡 징검다리가 범람한 선일대와 소금강 전망대 분깃점에서 알탕으로 몸을 씼어낸 후에 도착한 소금강전망대에서 마주 조망한 선일대의 암릉 조망 사진이다.

 

그리고~ 아래는 역시 소금강 전망대에서 촬영한 연산폭포 조망 사진인데...

우람하게 떨어지는 연산폭포의 낙수량 좌측으로 관음폭포의 계곡소가 이어져 있음을 조망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정면으로 마주보이는 선일대의 위용...

선일대, 연산폭포인 셈이다...^^

 

그렇게~ 계곡을 따라서 쭉 쭈욱 내려와서 상생폭포에 도착한 사진인데...

상생폭포는 보경사 깃점으로 제1폭포, 즉 첫번째 폭포이다.

오전에 문수봉으로 올라가면서 암릉 좌측 아래로 조망해보았던 바로 그 폭포이니~ 이제 20Km의 내연산 종주 길도 막바지에 이른 셈이다.

 

다만, 나 혼자서 내 페이스대로 움직여야만 쉽게 완주할 수있는데...

오늘은 본의 아니게 생전 처음 보는 젊고 훤칠한 타인이랑 섞이는 바람에 몸에 다소 무리가 왔다.

어릴 적부터 종아리에 쥐(근육경련)이 잘나는 체질에다 이젠 늙어버리기 까지 했으니~ 타인과의 동행은 아무래도 좀 무리인 듯싶다.

향로봉까지는 비교적 가뿐하게 올랐지만~ 하산 길부터 무리를 하기 시작해서 물이 불어난 계곡을 몇차례 건너면서 왼쪽 종아리의 근육경련이 심하게 찾아온 것같다.

비록, 경험이 많은 나였지만~ 오늘은 쉽사리 컨트롤 되지 않아서 한때 위기를 겪기도 했다.

결국, 시간을 넉넉히 잡고서 응급 조치를 한 결과 무사히 주차장까지 원점 회귀할 수는 있었다.

 

그리고, 하산 후에 먹는 슈퍼마켓 판매용 팥빙수~~~^^

이것보다 더 맛있는 게 또 있을까...???

제과점, 커피숍에서 판매하는 비싼 팥빙수보다 오히려 더 맛있는 것 같더라... ㅎㅎ

빙과류 중에서도 설레임이나 슈퍼용 팥빙수처럼 은근히 파고 드는 달콤한 맛이 나는 참 좋더라고... ㅋㅋ

 

오늘은 마음 먹고 촬영 장비를 챙겨와서 제대로 찍었다면 정말 멋진 자연 다큐멘터리가 탄생할 뻔했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