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일상이 된 경주 남산 산책(옥룡암~금오봉~상서장) 본문
오늘쯤~ 버킷리스트의 묵은 산행지 중에서 부안(내변산)엘 다녀올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허리 통증이 여의치 않아서 튀는 마음을 눌러 참고 오늘도 가까운 경주 남산을 산책하며 허리 통증을 좀 더 달래주기로 한다.
경주시 배반동 옥룡암 입구 주차공간에 도착하니~ 차량이 한대도 없었다.
여기가 뭐~ 그리 유명한 산행 들머리도 아니거니와~ 특별한 시기와 맞물린 싯점도 아니다보니~ 아주 호젖한 산행이 될 것같은 기분이 들더라...^^
살금 살금 별생각없이 오르다 보니~ 일천바위를 지나게 되었다.
몇년 전에 통일전 주차장에서 금오봉으로 오르다가 이 루트를 통하여 옥룡사로 하산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글씨~ 분명히 바위 꼭대기에 올라서 비디오까지 찍었는데... 오늘 다시 보니~ 바위 꼭대기로 올라가는 길이 없더라...
물론~ 오르기 금지판이 붙어있기도 했지만... 내가 몇년 전엔 도대체 우째 올라갔을꽁...???
그 당시엔 나뿐만 아니라 어너 중년 커플이 나란히 올라앉아서 데이트까지 즐기고 있는 걸 목격했건만... 허허~^^
사진엔 별로 크지않게 보여도 앞쪽 바위 뒤로 또하나의 직벽 바위가 더 있다.
오늘 이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 바위를 알천바위로 잘못 알고 있기도 했다. 이제 제대로 알고보니~ 일천바위가 아니었겠나... ㅠㅠ
일천바위를 지나서 금오봉 방향으로 꾸준히 가다보면 우측 길로 약500m 떨어진 지점에 금오정이 있다.
제법 큰 사각형 정자인데~ 단체 소풍때는 수십명이 들어갈 수있는 규모인데... 구태여 사진은 따로 촬영하지 않았다.
금오정에서 한참 쉬었다가 다시 금오봉으로 향하는데~ 도중에 상사바위가 나타난다.
몇년 전엔 궂이 금줄을 넘어서 건너편 능선의 부석 방향으로 촬영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준법 정신을 발휘해본다.
허리도 여의치 않는 몸으로 엉뚱한 짓하다간~ 으아악~~~ 불귀의 객이 될 수가 있다니깐... ㅠㅠ
그렇게 금오봉으로 갔지만~ 오늘도 인증샷 같은 건 찍지도 않았다.
뭐~ 천진난만한 아마츄어도 아니고...^^
약수계곡 방향 하산길 데커 입구에서 삼겹살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하며 한참 쉬고 있는데~ 정상부에서 시끌벅쩍하던 아줌마 소리가 사라지고 인기척이 들리지 않았는데...
한참 후에 왠 장년 아줌마 한분이 약수골 데커로 내려갈 듯 하다가 자리를 잡고 커피를 마신다.
검정색 옷차림에 꽤나 날씬한 몸매였다.
그런데...
"선생님~ 커피한잔 드릴까요...???"
"아~ 저도 가지고 와서 방금 마셨습니다"
참~ 내가 생각해도 진짜 나는 재미상 없는 놈이다.
아무도 없는 산에서 여자가 기꺼이 호의를 베풀면 아무리 내키지 않아도 좀 받아줄 줄도 아는 게 남자이거늘... ㅉㅉ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서 금오봉을 다시 지나 상서장 하산지점으로 향한다.
상서장에서도 오래 전에 한번 산행을 해본 기억이 있는데...
오늘 처음으로 하산해보니~ 영화 속에 나오는 중세 시대의 숲길 같더라.
오늘도 등산 개념이라기 보다는 허리 통증을 달래주기 위한 일상 속의 산책 개념으로 경주 남산을 누웠다 앉았다 하며 걸어보았다.
어차피~ 내년에 직장을 그만 두면 나의 일상은 거의 이런 식으로 이어가게 될 것같다.
포항 집부근 야산들은 이미 너무 많이 다녀서 마음에 땡기지 않으니~ 경주 남산도 이제는 일상 속의 산책지로 거듭나게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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