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연설낭 따라잡기... 설악산 대청봉의 싸락눈~!! 본문

~2015년화보

연설낭 따라잡기... 설악산 대청봉의 싸락눈~!!

독행도자(Aloner) 2015. 10. 10. 22:56

2015년10월10일(토) : 작년에도 오늘과 비슷한 시기인 10월9일 경에 설악산(백담사~영시암~봉정암~오세암~영시암~백담사)를 순례했는데... 금년은 작년에 비교한다면 기상이 거의 겨울 수준이다. 오후3시쯤 비예보가 있다는 걸 알고 산행에 임했지만, 겨울 수준의 한랭한 눈비가 거세게 몰아 칠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게 오늘의 낭패를 초래한 모양이다.

지난 9월 중에는 내내 족구 활동만 하고 등산은 일시 접고 지냈으나, 10월을 또 그냥 보낼 수는 없어서 오래 전부터 별러오던 설악산으로 다시 나섰다.

오랜 고질병인 불면증으로 인해 어제 초저녁부터 뜬눈으로 새벽2시가 될 때까지 미리 잠시라도 잠을 청해보려 애썼지만 허사였다.

따라서, 피곤한 정신으로 장거리 야간운전을 해야 함으로 평소에 비해 속도를 많이 내지는 않았다.

아침 7시경에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했지만 왠일인지 경찰 순찰차 3~4대가 동원되어 바리게이트를 치고 차량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얼핏 듣기로는 9시 경부터 차량주차가 허용된다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알수가 없었고 나는 서둘러서 다시 오색터미널로 돌아갔다.

유료주차를 한후 1Km정도 걸어서 남설악탐방안내소를 통해서 대청봉으로 바로 치고 오른다. 이 코스는 작년에 처음으로 들어가본후 두번 다시는 찾고싶지 않았는데... 오늘의 운세가 또 다시 나로 하여금 이 코스를 이용하게 만들었다.

설악산 정상(대청봉)으로 올라가는 최단거리 코스라는 사실 말고는 아무른 매력도 찾아볼 수 없는 그냥 허접한 우리동네 뒷산같기만한 이 길을 내가 또 찾게 될줄이야???


< 미니 비디오 리포트 >

 

당초 예정대로라면, 연설낭 따라잡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계령에서 서북릉삼거리~끝청~중청~소청~봉정암(터닝포인트)~대청봉~오색(택시)~한계령을 순환 코스로 삼을려고 했는데...

한계령 주차문제로 오색에서 올라 대청봉을 거쳐서 봉정암까지 갔다가 되돌아 나와서 한계령으로 하산할려고도 시도하였으나 대청봉과 봉정암 사이 구간에서 몰아치는 한랭한 눈비바람이 얼마나 차가운지... 여름 옷차림으로 산행에 임한 나로서는 설악산이 마치 겨울 소백산같은 느낌이들면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아침과 점심 내내 도시락을 먹지도 못했을 뿐더러 변변한 사진 조차 남기지 못했다. 그져 살아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데몰리션맨... 냉동인간이 되어 생각없이, 리듬없이, 좀비같은 동작으로 겨우 겨우 하산을 완료하고, 포항까지 죽을 힘을 다해서 손수 운전으로 귀가했다.



그나마 중턱을 오르내릴 때까진 날씨도 그럭저럭했고... 몸 컨디션도 좋은 편이었다~!!



나는 언제나 쾌청한 대청봉과 만날 수 있을까??? 자욱한 운무에 비바람이 거세어 카메라 삼각대가 연신 넘어진다~!!



그래도... 대청봉에서는 몰랐는데 봉정암으로 향하던 중, 아뿔싸~ 한랭한 눈비에 휩쓸려 냉동인간이 되어 버린다~!!



여름 옷차림인 나는 봉정암과 한계령 하산 길을 포기하고 최단거리 직하 코스인 오색으로 다시 내려간다...!!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을 밟긴 했지만, 오늘의 산행은 엄연한 실패이다...!! 큰산의 날씨 변화에 미리 준비를 갖추지 못한 나의 캐리어 부족 탓이다~!! 아무래도, 만성 비염계통의 내 코건강 상태로 보나, 일몰 시간으로 보나, 이런 프로젝트는 여름철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비록, 무더워 탈진할 수도 있고, 물을 많이 준비해야만 하겠지만... ㅠㅠ

그런데, 다른 산객들을 살펴보면 모두 다 힘에 부쳐서 쉬었다 가기를 반복할 뿐... 몸이 아프다는 분들은 거의 없는 듯한데... 나는 호흡이나 힘에서는 그다지 무리를 느끼지 못하는 대신 어릴 적부터 다리에 쥐가 잘나는 게 탈이며, 요즘은 또 근육소실증 때문인지 무릎 위 허벅지 안쪽 근육이 이완되어 너덜 너덜 이상한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내 산행의 승패는 육체적으론 바로 여기에 명운이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