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누워있는 호랑이 사냥... 사천 '와룡산' 본문

~2015년화보

누워있는 호랑이 사냥... 사천 '와룡산'

독행도자(Aloner) 2015. 10. 24. 21:29






지금 쯤, 많은 사람들은 뻔한 단풍 놀이나 억새 사냥을 나갔을테지...??? 나는 역으로 내가 그동안 너무 가고팠던 암릉에 누워있는 해묵은 청룡덕룡을 잡으러 떠난다~!!

와룡산하면, 오래 전에 우연히 옛지도를 입수하여 꼭 등정할려고 마음 먹었던 사천의 명소인데... 그동안 여러가지 사연이 이러쿵 또는 저러쿵 하다보니 그만 잊고 지낸지 오래였다.

그러던 찰라에 얼마 전, 내가 등산 멘토 중의 한사람으로 꼽고 있는 효빈 님이 지역의 남자친구 분과 함께 와룡산을 다녀왔다는 블로그 포스팅을 읽게 되었다. "아~!! 그렇구나~ 내가 여길 깜빡 잊고있었구랴...!!"

 

"사천에 와룡이 누우샤~ 일마다 천복이시니, 산객이 동부하시니..."

 

2015년10월24일(토) : 다른 분들이야 어떤 경로를 통했던... 나는 내가 맨처음 지도를 입수했던 경로데로 오르기로 마음 먹고 다시한번 확실하게 다음지도를 검색해 본다.

역시~ 지도 상에도 그렇고, 차량 네비게이션도 마찬가지로 현장의 주차장이 청룡사와 덕룡사 갈림 길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입수한 옛지도에는 분명히 그 갈림 길에 주차장 표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웹 상에서 위성지도를 한번 확대해 보았더니 아직도 뿌옇게 공터처럼 보이는 곳이 있었다.

분명히 주차 공터로 보이기는 한데... 담장이 쳐진 곳인지 아닌지는 잘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그 지점을 표적으로 찍어서 주소 지번을 확인한 뒤에 차량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후 아침 7시 경에 출발했는데, 3시간의 차량 운행 시간동안 자욱한 안개는 끝까지 해소되지 않았다.

 

<< 비디오 스토리 >>


 

오전 10시경... 나의 애마(K7)은 정확히 그 표적 지점에 도착했고, 그곳은 과연 나의 바램데로 주차장이 맞았다.

여기에 주차장이 버젖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도엔 나타나지도 않을 뿐더러 많은 산객들이 한참 입구 쪽인 와룡 저수지 아랫켠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한후 지리한 아스팔트를 걸어서 산행을 시작하거나 심지어 택시를 이용했다는 탐방기를 읽은 바도 있었다.

이번에는 정말 끈질긴 나의 사전 준비 작업이 일구어낸 개가라고나 할까...^^ 원점순환 코스로 하산할 때도 아마 와룡마을회관 주변으로 하산하면 가까이서 차량을 수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당초 내가 들머리로 삼고 싶었던 곳은 덕룡사인데... 안내판은 한결같이 청룡사 방향만 강조하고 있을뿐... 덕룡사 방향은 길표시를 지워놓고 있어서 무슨 공사중??? 아니면 등산로폐쇄??? 별 불길한 생각이 다 들어서 덕룡사 코스는 포기하고 안내판이 확실한 청룡사 방향의 길을 선택한다(덕룡사 방향으로 올라가야만 거북바위상투산, 병풍바위 등을 고루 다 거치는데... 아쉽지만 행여라도 괜히 일이 잘못되어 만약에 되돌아 나오게 된다면 그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우와~ 그런데, 청룡사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산행로에 오르자 된비알 깔딱의 연속인데... 그나마 또 하늘 꼭대기까지 이어져 있는 돌 너덜구간이 장난이 아니다.

한여름 무더위가 아니여서 그렇지... 결코 쉬운 코스는 아닌 듯하다~!!

여기서, 준비성이 없을 수밖에 없는 20대 초반의 남학생이 거의 실신할 듯 앉아 있기에 몇마디 원조 여부를 타진해 보기도 했으나, 얼마 안가서 또다른 젊은 남학생에게 생수 500ml를 원조해 줘야만 했다.

그래도 나는 생수1병과 우유도 여전히 남아 있어서 별로 걱정이 되진 않았다. 그런데, 그들은 분명히 단체객 중의 일부로 보였는데 왜 저렇게 따로 방치되어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나에게 생수 1병을 통째로 원조받은 젊은이가 돌 너덜길을 어렵사리 뒤따라 오르고 있는 모습이 안스럽기 그지없다~!! 에이고~ 보고 있자니 내가 더 힘드네...!! 아직은 캐리어가 나보다도 훨씬 더 부족하니 힘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직 나이가 한참 더 들어야만 등산을 이해하것재...???

 


자~ 윗그림 왼쪽이 상사바위(천왕봉)이고, 오른 편은 와룡산 정상(새섬봉)이다...!!



새섬봉(상)과 천왕봉(하)를 따로 한컷씩 당겨보았다...!!


 


덕룡사로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기차바위까지는 일부러 왕복으로 다녀오게 되었는데, 천왕봉과 새섬봉이 잘 조망되고 있다...!!




덕룡사로 올라왔다면 지나오게 되었을 '거북바위~상투산~병풍바위' 라인 일 것이다...!!


 


그리고, 다시 천왕봉(상사바위)와 새섬봉(정상)으로 가기 위해서 우선 민재봉(옛정상)으로 향한다~!!



산행 도중 내내 시선이 천왕봉과 새섬봉 쪽으로 쏠리게 된다~!!



억새의 물결은 가을 임을 유감없이 나타내고 있다...!!


 


정상에 올랐지만, 짙은 스모그로 인해서 바다 경치는 물론이고 먼산 조망이 어렵다...!!


 

 

 

 

허허~!! 정상이 가까워지고 있고나...^^  그런데, 두개의 봉우리... 두개의 능선이 살짝 겹쳐서 보이는 것도 정말로 멋있어 보이는구랴~!! 쨔쟌~!!

 


이제~ 새로 인정받은 정상(새섬봉)이 정면에 나타났다...!! 민재봉과는 서로 2m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다지...??? 이제 바로 코앞까지 왔다~^^

 

 

 

 


 

새섬봉에서 회사 단체팀이 나에게 하산 길을 물어왔는데, 나는 가던 길로 똑바로 가면 천왕봉 사이에 도암재가 있는데, 그기서 왼편으로 내려가면 된다고 하자... "천왕봉가는 길이라구요???"하면서 기겁을 한다...^^ 행여 지리산 천왕봉으로 잘못 이해 한것일까??? 아무튼, 아랫 사진의 저 친구가 그랬었지...???

 




초보 산객 들에겐 쉽지않은 코스 임은 틀림없을 것같다. 회사 단체팀 중에서도 여자 보단 남자가 더 힘들어 하는 것 같았고, 무슨 차장인가 하는 남자는 탈진 지경에 까지 이르런 것으로 보였다.

 

 

 

 

 


도암재로 내려서는 내리막에서 아직도 월동채비를 하지 않고 있던 황금빛 구렁이를 또 만난다. 거창 금원산에서 보고 또 본다~!!

나도 이제는 대한민국의 독사4종은 왠만큼 분별해낼 수 있는데... 오늘 본 구렁이는 워낙~ 낯가림이 심해서 도망가기 바쁘다 보니 사진을 촬영할 틈도 주지않는다. 초상권을 너무 과하게 주장하는 재미없는 녀석이지만 착하기 그지 없어서 또 한편으론 좋기도 하다~!!

 


도암재에 도착해서는 우연히 회사 단체 팀과 또다시 섞여서 벤치에 드러누워 쉬게 되었는데... 단체 행렬은 모두 흩어져 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각자의 레벨데로 하나 둘씩 속속들이 도착하는 모습 들이었다.

그들이 녹초가 된채 곧바로 와룡마을로 내려가고 있을 무렵, 나도 서서히 일어나서 천왕봉 방면으로 향했다. 그러자, 그들은 나의 행보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자신들은 기진맥진해서 하산할 힘도 없는데, 내가 유유히 상사바위 쪽의 우뚝 선 된비알로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후훗~!! 오늘 산행이래봐야 겨우 10Km도 안되는 코스인데... 내 멘토격인 연설낭, 효빈, 산토끼, 셜리 등의 등반 실력을 직접 본다면 저들은 아마도 까무러 칠 것이다...^^

그런데 사실, 나도 궂이 천왕봉까지 다녀올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이정표를 보니 불과 500m 거리에 있는데다 등로가 그리 험하지 않고 뚜렸이 보였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다녀올 생각을 한 것이다.

 

 


천왕봉 인증샷을 때리는데... 이번에는 또 왠 땡벌??? 아이고~ 이거, 제명에 죽을 수나 있을려나??? 모르겠다...!!


 


사천시는 남해 바다를 끼고 있지만 오늘은 짙은 스모그로 인해 구경하기가 쉽지않다~!!


 

 

천왕봉 정상엔 추모비석이 하나 서있는데... 자세히 읽어보진 못했지만, 히말라야를 등반하던 중에 눈사태를 만나서 지난 2000년9월29일 경에 산화한 故이수호 대장을 기리는 비문이다.

 


이렇게 나의 오늘 獨行道는 천왕봉에서 도암재를 다시 거쳐서 청룡사 입구(주차장)으로 원점회귀 하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그리고, 와룡마을을 지나면서 다시한번 올려다 본 와룡산의 새섬봉과 천왕봉의 암릉미를 또 카메라에 한번 더 담아 본다~!! 이렇게해서~ 끝...♥

 

 

 


사실 말인데... 나도 약10Km 구간이 넘어서면 거의 다리에 쥐가 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무릎 위 안쪽 근육에 과부하 신호가 나타난다.

오늘처럼 요렇게 충분히 즐기면서 시간에 구애받음 없이 자연 환경에 흠뻑 젖을 수 있는 산행만이 나에겐 꿀맛같은 건강 엔돌핀이 될 것이다.

호흡이나 체력적으론 아무런 문제를 느끼진 않는다. 다만, 허리 디스크 발병 이후에 자꾸만 근육이 소멸되어 가고 있어서 여러모로 몸이 아픈 것이 문제일 뿐이다.

아마도, 나는 이런 형식으로 서서히 늙어 가고 있다는 얘기겠지...???


와룡산은 실계측 결과 정상 봉이 민재봉에서 새섬봉으로 바뀌었고... 나는 그 바뀐 와룡산을 獨行道로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