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설악산(7th)... 주전골 Shift 십이선녀탕 계곡 Part② 본문
2015년8월8일(토) : 설악산 오색터미널 주차장에 도착해서 택시로 용소골 탐방안내소에 내린 후, 용소폭포를 시작으로 선녀탕~성국사~오색약수터까지는 등산을 주기적으로 하는 사람으로선 너무 싱거운 감이 있었다.
일찌감치 귀가해서 비디오나 편집할까도 생각해봤지만 못내 아쉬움을 떨치지 못하고 승용차 핸들을 십이선녀탕 계곡입구 쪽으로 돌렸다.
아직 시간도 넉넉하고 체력도 빵빵한데... 이 먼길을 새벽같이 달려온 보람을 찾아야 할 것 같아서... "그래~ 복숭아탕까지만 다녀오는거야~!!"
이리하야~ 설낭향추의 "흘림골~주전골" 탐방계획은 낙석 사고로 인해 흘림골이 전면통제 됨에 따라 즉흥적으로 "주전골 Shift 십이선녀탕계곡"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역시 설악산... 한계령 고개를 넘는 내내 차창 밖의 우람스런 암봉에 정신이 빼았긴 나머지 승용차가 어디로 가는지 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이런 설악산을 다녀 올 때만이 진정히 산을 타고 왔다는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한 귀결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 십이선녀탕계곡의 풍치는 흘림골~주전골 계곡과는 달리 지리산 계곡을 닮은 것같다!! 거대한 암봉은 보이지 않고, 깔끔한 숲에 가려 애간장을 태우게 하는 바로 그런 지리산의 계곡 Feel 말이다^^
복숭아탕을 터닝포인트로 삼아 원점 회귀해서 귀가할려니 그래도 장수대로 하산하고 싶은 욕망이 치밀어 오는 건 산을 타기 시작한 사람의 공통된 심리일까???
가자~ 그만 여기서 내려가자!! 내겐 아직도 가장 힘든 과정인 포항까지 손수 운전을 해야하는 임무가 남아있다~!!
미련을 떨치고 과감히 걸음을 되돌린다. 그리고, 중간지점 폭포 소에 뛰어들어 찌든 땀과 더위를 식힐려던 찰라... 우르르 꽝~!! 하고 하늘이 설사 방귀를 내뿜는 소리가 들린다~!!
아뿔싸~ 이거 또 물에 빠진 생쥐 꼴은 고사하고 비싼 장비에 손괴를 가할려는 하느님의 장난이 시작되는구나 싶어서 얼른 보따리를 싸서 냅다 달린다.
그러나, 내가 뛰어봐야 하느님 손바닥 안 아니겠는가??? 출렁다리를 건널 무렵 우두둑~ 하고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자 하산객 들이 일제히 배낭을 내리고 우의를 꺼내 입기 시작한다.
나도 이번에는 고분 고분하게 당하진 않았다. 나는 어디 꾀가 없나 뭐~!! 일회용 우의를 한개 넣어뒀던 것이 있어서 잽싸게 뒤집어 쓰고 하염없이 내려왔더니... 그 줄기찬 비세례에도 불구하고 카메라와 스마트폰 등의 장비만큼은 아무 이상도 없었다. 우헤헤헤~ 하나님... 감사합니다요^^
내일, 일요일 요기 놀러 오시는 분들은 더 멋진 계곡 진경을 만끽하겠넴~!! 에고~ 배아파 죽갔네...^^
<< 비디오 스토리 >>
그런데~ 아께 알탕을 할때... 멀쩡한 폭포 소에 왠 돼지가 어쩌다가 털이 다 벗겨진 채로 물에 빠져 죽어 있었는지... 빗길을 승용차로 운전해서 귀가하는 도중에도 자꾸만 그 광경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 문화유산 채널의 비디오 전문 영상 >
돌아올 때는 본의 아니게 네비게이션의 인도에 따라서 무심코 홍천으로 빠져서 안동~대구를 지나 포항에 도착하니 420Km여정에 5시간이 소요되었다.
원주를 지나올 때는 포항 대흥초등학교에서 족구동호회 활동을 함께 해오다가 원주로 이주하신 70세 노익장(김남원)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났지만...
마음으론 뵙고 싶지만~ 워낙 나이 차이도 많은데다 막상 불편해 하실까봐 일부러 안부 전화도 하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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