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帝國天下(그리스로마 형식 직장비화 판타지소설) 본문
기원전 2012년초, 우주는 아직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던 때였고, 지구의 동쪽 끝자락에 태양의 제국이라 일컫는 지구 최초의 왕국 "포한조하비아"가 있었으니, 창업자이신 초대 아우구스투스(존엄자)였던 "쥬이1세 홍시우스"대제께서는 이미 연로하신 탓으로 쥬이2세인 제2대 아우구스투스 "히안챠누스"대제가 집권하고 있던 무렵인데, 그의 별명은 "체며니우스"였다.
어느새 대제국으로 자리잡은 포한조하비아에는 수많은 계파의 종족들이 한데 어울려 공존하고 있었지만, 황족 및 왕족, 귀족 신분의 계층은 대부분 포한족 계열이 독식하다시피했으며, 그 아래론 요닐족이 득세하여 중간관리계층에 많이 포진하고 있었다.
이미 이때부터 철기문화가 싹트기 시작하여 타제 및 마제석기에 이어서 청동기까지 막~ 대체하기 시작했으며, 제국 공통의 언어로는 "아리수어"가 자연스레 쓰이고 있었고, 문자는 태고적 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조합식 소리문자인 "가나다라"를 주로 활용하면서 가끔씩 특정표기어로 "알파벳"이라는 서양문자를 드물게 응용하곤 했다.
이렇게 체며니우스 대제는 전성기를 누리던 홍시우스 대제로부터 존엄직을 승계받은 후, 이웃의 바다 건너에 있는 서라버랜드까지 진출하여 계리미아 왕국을 병합 함으로서 친척형제인 "쥬이 워누쿠스"와 "쥬이 워무누스"를 파견하여 식민통치를 실시했다. 또, 더 나아가서 제국의 동쪽 끝인 구룡포니아 반도엔 보스니아 왕국을 건설했으나, 그땐 이미 우주의 환경이 극변기로 치닫고 있을 무렵이었으니......
포한조하비아 제국의 주체세력인 포한족의 우월성에 평소부터 차등의식을 느끼던 요닐족이 자주의식을 높히면서 신생독립왕국을 선포하니 바로 "요닐조하비아"왕국으로서 국왕은 "시노얀 체리아스"였다.
또한, 제국 산하의 보스니아왕국에서 식민지 국왕이라는 지위를 봉임받아 구룡포니아 반도를 위탁통치하던 "쥬이"형제 "린체리아스"와 "돈체리아스"도 제국을 이탈하여 따로 신생자주국 "세르비아"왕국을 선포하니, 이즈음 독립을 선언한 자립신생국이 십여국이나 더 되었다.
이리하여 체며니우스 대제는 밖으로 산개해 나간 중소 독립신생국 들의 국왕들을 규합하여 "쥬리우"라는 묘약으로 빚은 술을 나눠 마시면서 동맹을 유도했고, 표기어로 "JC(Juriu Conference : 쥬리우 협의회)"라는 평화협력기구를 결성하는 한편, 내부 직속에는 집정관으로서 "절라두스"라는 별명을 가진 "체시안 워니아스" 전직 전투사를 받아들였고, 구룡포니아 반도를 지키는 변방수비 대도독으로는 "컴피두스(엘리트 코스를 두루 역임한후 스스로 초야에 묻혀 지내는 시라소니)"라는 별명을 가진 "키머스 도기우스" 병마도총관을 신임반 견제반으로 장기기용하고 있었는데, 그 막하에는 "인사마 헤빌레스"라는 별명의 지역출신 "쥬이 인스푸스"를 부총관으로 임명하여 보좌케 했다.
더하여, 어림군 시위대장에 "조빠리우스"라는 별명을 가진 "조빠리나 조지알레스"상장군을 "박차누스(바크스 치안누스)" 대장군과 함께 봉임토록 조치했다.
그리고, 체며니우스 대제는 히든카드로서 "오여무쿠스(오야모 무라쿠스)" 상장군을 내무로, "수안 기이쿠스" 상장군은 외무로 포진시켜 잠재적 위기상황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화근은 다름 아닌 제국의 영유권을 넓히려다 그만 만나지 말았어면 좋았을 결손인물과 손을 잡게됨으로서 숙명처럼 내전을 벌이게 된다.
그가 바로 정서도 정의도 없이 우연한 기회에 황제가 되겠다는 허황된 망상 속에서 절대권력 만을 꿈꾸던 부랑아 "기모르 쌩쥘레스"였고, 별명은 "시바라스키(썩은 방귀 냄새를 심하게 풍기는 문둥이)"였는데, 제국을 드나들던 금보쿠스 상단의 상인(기모르 지에론)에게서 소개를 받아 최근에 북방에서 패망한 데스미안진왕국으로 부터 7천리에 걸쳐진 중원의 식민영토를 할양받는 조건으로 영입하여, 보스니아왕국을 굳게 관리하던 도기우스 겸직국왕을 본연의 도총관으로 일부러 직위를 되돌리게 한후 일약 국왕자리에 올려 놓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본시부터 간계가 음흉한 자로서 제국의 안위 따위는 애초부터 엄두에도 없었고, 오로지 자신의 권세를 절대지존이신 "체며니우스"대제와 동일 선상에 놓이길 원하면서 꼬봉부하들을 양산하는데만 집중하다 보니, 집권1년도 채 되지않아 이미 재정의 위축과 질서의 문란이 초래되어 제국의 안녕은 날로 쇠약해지는 자멸적 운명을 맞는 듯했다.
그는 집권 7년동안 보스니아왕국에서 제국으로 올라가야할 재정을 횡령함은 믈론, 부하들의 녹봉까지 중도 절취하였기에 집권기 내내 부하들에게 약점이 잡혀 지내면서 국왕으로서의 위엄을 전혀 보이지 못함에 따라, 일선 장군들이 모방범죄를 맘놓고 벌여도 제지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개인 향락에만 빠져 맥없이 지낼 수밖에 없었던 "대접받는 불만자"였던 것이다.
한번은, 테시우스가 확장해낸 흥하이랜드 지역의 신영토를 지키던 젊은 일선장군인 "죤 우시아스"가 수확한 제국의 봉물을 식민개척지에 원조를 한다고 속인 후 쌩쥘레스가 중도에서 절취를 하였다.
그리곤, 개인향락에만 탕진하기를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날이 갈수록 그 범위는 늘어만 갔는데... 제국의 봉물량이 줄어들자 당연히 우시아스의 녹봉도 줄어 들었고, 이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 우시아스가 선배 장군이던 "이시안 후니아스"에게 고충을 토로했는데, 후니아스는 또 술김에 은근히 도총관인 도기우스에게 고변을 하고 말았다.
그러던중, 우시아스는 또 자신이 손해를 입은 녹봉을 충당하기 위해서 쌩쥘레스와 똑같은 방법으로 제국의 수확물을 횡령하고 말았으니......
이로서, 쌩쥘레스와 우시아스 간의 신경전이 처음으로 타인에게 노출되면서 급기야 쌩질레스의 갖가지 전횡들도 속속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루는 쌩쥘레스가 도기우스를 자신의 집앞 술집으로 초빙해서 만났는데, 그곳에는 미리 양아들 격인 "유세안 화니아스"장군을 배석시켜 놓았다.
쌩쥘레스는 이렇게 화니아스와 의기투합해서 도기우스를 겁박 함으로서 자신들이 저지런 공금횡령 및 우시아스 사건을 입막음 할려고 했다.
"도기우스 도총관! 당신은 무슨 근거로 우리가 공금횡령을 했다고 생각하는거요? 난 절대 그런 나쁜 놈이 아니오!!"
쌩쥘레스의 말에 화니아스도 거들었다. "우리가 그런 못된 사람이란 증거를 한번 대 보십시오?"
도기우스는 기가 막혀 할말을 잊을뻔 했지만 끝까지 냉정을 잃지않고 대답했다. "증거라는게 뭐 그리 중요한가? 꼭 흑백을 스스로 가리고 싶다면 아주 쉬운 방법이 있지... 지금 우리 셋이 여기서 곧바로 흥하이랜드로 가서 봉물을 원조받았다는 식민지 난민들을 직접 찾아내서 확인해 본다면 가장 정확히 알수있지 않을까?"
순간, 쌩쥘레스와 화니아스의 표정은 동시에 굳어지더니 말문도 막혀버렸다.
그러다가 쌩쥘레스는 갑자기 밖으로 뛰쳐나가더니 마차가 다니는 대로의 한복판에 드러누워 자해소동을 벌였다.
"그래, 날 죽여라! 도기우스~ 차라리 네 손에 내가 죽는다면 영광이겠다!! 아이고~ 이제 끝났네 끝났어~ 내 인생은 끝장났데이!!
"국왕전하~ 이게 무슨 해괴한 짓입니까? 소관이 전하를 죽이려 들었다면 어찌 혼자의 몸으로 여기까지 왔겠습니까? 당장 폐하께 달려가서 고변을 드려야 마땅하지요!!"
이 광경을 놀란 눈으로 한참 지켜보던 화니아스는 자신의 주공이 맥없이 도기우스 도총관에게 비굴한 모습을 보이자, 크게 실망한 나머지 그길로 귀가한 후 제국 땅을 벗어나 스스로 야인이 되어 버렸다.
따지고보면, 쌩쥘레스란 인간은 온통 제국의 봉물을 횡령하는데만 정열과 정성을 다 바치고 갖은 연구력을 다 쏟아 부었는데... 그 지혜를 뒷받침해준 장본인은 다름아닌 오랜 친구 "이쥬안 라쿠스"로서 경리회계 분야에 조예가 깊고 "횡령의 달인"으로서 세상에 명성이 자자한 인물인데, 바로 보스니아왕국의 대장군(이쥬안 달리우스)의 친형이기도 하다.
심지어, 쌩쥘레스는 전쟁에서 공성전에 사용돼던 멀쩡한 "발석 거중기"가 고장 났다고 허위 보고를 한 후, 수리비용 명목으로 거액을 착복하는가 하면, "쥬이 인스푸스"의 명의를 차용하여 "세금과납 환급액"을 스스로 조장해서 또 착복하기도 했고, 달리우스와 함께 로테르상단의 상인(쥬이세안 후니아스)와 결탁해서 술을 밀수입하고, 타이얀상단의 객주(기모르 존미니스)에게선 생수를 밀수입 하는등...... 불법유통 상품으로 개인 장사를 벌여서 부당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제국의 번화가에서 쌩쥘레스의 사촌 형님 내외가 성인이 된 아들과 함께 "요라니아"라는 대규모 요식주점을 할려고 제국의 구휼청에 도움을 요청해서 쌩쥘레스가 직접 상담을 한 후, 은자1,000냥을 대출하고 말통숙성주 각50마차 분량씩 두차례에 걸쳐서 총100마차분을 원조하는 걸로 '아우구스투스'께 승인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매월 50냥씩 상환하기로 되어있는 대출금을 몇달이 지나도록 납부하지 않아 도찰원에서 은밀히 조사해 본 결과, 쌩쥘레스가 이미 받아서 자기 금고에 넣어 두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사건이야 뭐 쌩쥘레스가 깜빡 잊고서 실수를 범했다며 애둘러 위기를 모면 했지만, 100마차 분량에 해당하는 막대한 숫자의 '말통 숙성주'는 요라니아객잔에서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쌩쥘레스의 사촌부부는 애시당초 '말통숙성주'에 관한 내용은 알지도 못했고 그져 대출액만 신청했던 것인데, 쌩쥘레스가 자신들을 구휼한다는 명목을 대고 혼자서 그 많은 양의 '말통숙성주'를 중간에서 횡령하여 다 팔아먹은 사실을 눈치채고 내심 괘씸하게 여겼으나, 그래도 혈육인 사촌 형제임을 고려해서 도찰원에는 원조를 받은 걸로 뒤늦게 허위 진술을 해주었다.
그러나, 사촌형제가 아무리 혈육의 인정을 내세워 눈을 감아 줬다고 해도 혈기왕성한 조카의 심기까지는 달래지 못했다. 그래서, 쌩쥘레스의 조카는 도찰원 대도사에게 부모님의 난처한 입장을 대신해서 사과를 드리고 양심고백을 통해서 쌩쥘레스의 인간말종적 간계를 귀띔해 준일도 있었다.
얼마후, 그들은 친척인 쌩쥘레스에게 조차 속은 사실을 거울로 삼아 인생관을 새롭게 설정하게 되었어며, 결국엔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서 요라니아객잔을 처분한 후 멀리 떠나고 말았다.
이렇게 쌩쥘레스는 인면수신인 자신의 인간됨이 세상에 다 노출되고 있는 위기의 마지막 순간 까지도 난중일기를 통해서 역사적 진실을 낱낱이 기록하는 도기우스 도총관의 습관적 행동에 오랫동안 앙심을 품고는 달리우스와 손을 잡고 그를 모함해서 어떡하든 낙마시킬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그리고, 엘지스라는 보험상을 운영하는 "칸트 안구스"와 음료를 판매하는 타이얀 상단의 객주(기모르 존미니스), 주방기술자(기모르규 젱가), 주막을 운영하는 "바크스 금본나"는 도기우스의 어릴적 남녀 친구 들인데도 불구하고 쌩쥘레스가 자기 직분을 남용해서 능글맞게 접근하며 상생을 요구하자, 그만 술수를 빤히 알면서도 친해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가히~ 쌩쥘레스의 유일하고도 집요하며 굉장히 특화적인 인간포섭능력은 천하제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 어너날엔, 황궁 어전에 불청객이 찾아들었는데, 건장한 두명의 청년이 쌩쥘레스에게 밀린 술값을 받으러 왔다는 것이다. 황제께서 직접 사연을 물으니, 그들은 "가이야건"이란 고급술집에서 찾아왔는데, 쌩쥘레스에게 수년간 밀린 거액의 술값 및 매춘댓가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에 당사자인 쌩쥘레스는 얼굴 색깔 하나 변하지 않고 그 두청년을 어전에서 호통쳐 내쫒았다.
"나는 당신들을 누군지도 모를 뿐더러 외상은 더구나 없는데, 왜들 이렇게 생사람 잡고 이러시오!!"
그러자, 이를 지켜 본 대소 신료들은 한결같이 쑬렁이며 또 웅성대기 시작했는데... "대체 그많은 녹봉과 천문학적인 횡령금액은 다 어쩌고 또 색시집에 거액의 외상이라니??? 그 만큼이나~ 돈이 못따라 줄 정도로 정력이 강한거야 뭐야!!!"
그러나,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우매하기만 했던 황제는 유독스레 쌩쥘레스의 전횡사실을 묵인해주면서까지 타인에겐 한없이 엄격한 척하며 강해 보이면서도 자신 앞에서만은 한없이 굽신대기만 하는 쌩쥘레스의 두얼굴에 다시한번 속고 말았고... 여러모로 순수하고 신사답게 보여서 다루기가 무척 편하다고 착각하여 그만 무한한 신뢰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쌩쥘레스는 오히려 마음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점점 간덩이가 더 크게 부어만 가는데......
대외적으로는 휘하의 장군들을 꼬득여 황제의 치부를 대놓고 비판을 하게 한다거나, 암암리엔 또 자신만이 황제의 독선에 맞서서 제국을 개혁할 수있는 유일한 희망인 것처럼 세뇌를 시킴으로서, 황제에 대한 일선 장졸들의 충성심을 자신에게로만 돌리려고 무진장 애를 썼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은 제국과 황제, 그리고 무엇 보다도 쌩쥘레스 자신에 대한 권위의 실추이자 도덕성 상실을 초래한 화근이 되고 말았으니...... 추상같았던 제국의 위상과 질서 체계는 알게 모르게 무너지기 시작했고, 일선장군 들은 쌩쥘레스가 그랬던 것처럼 하나 둘씩 제국의 재산을 갉아먹는 도둑으로 변해가기만 했다.
더우기, 그들은 어너새 황실과 사령부의 감독조차도 두려워 하지 않을 만큼 부패불감증이 심대해지고 말았으니......
이에, 황제와 쌩쥘레스국왕의 부적절한 밀월에 시류를 한탄하며 세상을 등진채 칩거 중이던 도기우스 도총관이 어렵사리 입궁하여 황제를 독대하게 되었다.
"폐하~ 속히 쌩쥘레스 국왕을 폐위하고 테시우스 대장군을 더욱 따뜻이 감싸 안으소서!! 쌩쥘레스를 내친후 그에게 베풀었던 녹봉 대우를 그대로 테시우스 대장군에게 적용해 주신다면 제국의 영역은 급속히 확산될 것이오니 부디 통촉해 주시오소서!!"
그러나, 테시우스의 급성장에 시샘과 조바심이 너무 강했던 쌩쥘레스는 필사적인 세치 혓바닥으로 황제를 철저하게 미혹시킴으로서 테시우스를 더욱 극심하게 견제하도록 이간계를 부렸다.
하여, 황궁 밖 상황을 알 수없는 체며니우스 대제의 혜안은 더욱 어두워 질 수 밖에 없었고... 더우기 직언 만을 일삼는 도기우스를 더욱 외면시 하게된다.
이에, 도기우스는 직언을 할수록 멀어만 지는 황제를 구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픈 상처를 더 빨리 곪아 터지게끔 기다렸다가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방법... 바로 그것 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도기우스의 기다림은 얼마 되지않아 바로 현실로 나타났고, 쌩쥘레스의 무방비적 횡령을 본받은 일선 장군들의 동시다발적 모방횡령사건이 터졌는데, 이때 쌩쥘레스와 신씨아는 실무감독자인 도기우스의 문책을 줄기차게 주장하다가 오히려 도기우스에 의해서 자신들의 문서조작 행위와 허위보고 사실이 드러나면서 배후의 공범임이 밝혀지게 되었다.
이리하여 쌩쥘레스는 그토록 종신재위를 바랬던 보스니아왕국의 국왕직에서 8년차 만에 불명예를 안고 낙마하게 되었다.
후임에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황제로 부터 도기우스가 지명되었으나 본인이 한사코 재차 봉임을 고사했다.
그 이유는 본인의 뜻도 그러했지만, 낙마한 쌩쥘레스가 도기우스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서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테시우스를 사주하여 황명을 받들지 말라고 협박성 회유를 시도한 일도 있었기 때문에, 도기우스로서는 왕국의 분열을 예방하기 위한 나름의 용단을 내렸던 것이다.
이로서, 체며니우스 대제는 차선책으로 포한조하비아제국의 집정관인 체시안 절라도르 워니아스를 보스니아의 새로운 국왕직에 봉하고 그 실무는 도기우스 도총관이 권한대행 하도록 명하였다. 아울러, 테시우스의 녹봉절취사건이 또 표면으로 터지자 그 범인으로 밝혀진 쌩쥘레스는 국왕직박탈에 이어 추가로 또 해외추방령까지 보태지게 되었다.
그러나, 쌩쥘레스의 유일한 장기인 "사람 이간질과 포섭능력"은 위기 상황에서도 빛을 발휘하여 테시우스(대장군)과 신씨아(여성재무상)을 일시적으로 눈을 멀게 함으로서 마치 맹신교도처럼 자신만을 믿고 따르도록 간계를 부렸으니......
테시우스는 어리석게도 "저의 녹봉에 관한 절취 건은 쌩쥘레스국왕께서 활동 보조금으로 일정 부분 운용할 수 있도록 제가 사전에 동의를 해준 내용입니다"라며 심판대에서 위증까지 해주는 웃지못할 실수를 범했고...
신씨아 역시도 "쌩쥘레스국왕의 직무통제범위는 제가 담당하고 있는 재정회계분야와는 무관했습니다"라며 반역자의 편에 서서 위증을 해주었는데, 결국 이러한 결정적 위증이야말로 쌩쥘레스의 공금횡령에 관한 모든 집행이 쌩질레스의 강요 및 회유에 따른 지시와는 무관한 것 이었다는 의미가 됨에 따라, 신씨아 자신이 스스로 주도한 단독범행처럼 뒤집어 씌워져 버린 애썩한 사연을 낳기도 했다.
어쨌든, 변란의 거사일인 기원전2012년2월1일의 아침은 밝았고, 봉지인 구룡포니아 반도에서 보스니아왕국을 만7년간 위탁통치해오던 폐주"쌩쥘레스"직전국왕이 오래 전부터 품어오던 아우구스투스의 존엄직에 정면으로 도발했다.
이미 최고의 용병장으로서 보스니아 왕국 영토의 3분의1에 해당하는 7천리 길이의 영토를 동북면 흥하이랜드 지역에서 확장해낸 "기모르 테시우스"대장군에겐 미리 손을 써서 이미 1개월 전인 1월1일부로 타국인 "헤르체고비나"왕국으로 이주하여 배반토록 이간질을 해둔 상태였다.
그리고, "골빈스키(발 꼬랑내를 심하게 풍기는 너구리)"라는 별명의 생태적 꼬봉부하인 "이쥬안 달리우스"대장군을 꼬득여 스스로도 "세르비아"왕국으로 도주하여 끈질기게 항전을 지속했다.
그리고, 포한조하비아제국 황궁에 스파이로서 끝까지 심어두었던 여성재무상 "신씨아 겐하라"로 하여금 모든 정보를 입수토록 지시하며 내통했으나,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꼬리가 잡히고 말았다. 사실, 도기우스 도총관은 일찍부터 신씨아의 행동을 쌩쥘레스의 공범으로 지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신씨아가 쌩쥘레스 및 달리우스와 연합 내통하여 제국의 재정에 직접 손을 대고 자필로 문서위조까지 자행하였으며, 나아가 테시우스의 녹봉까지 중도 절취한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체며니우스 대제는 사건의 전모를 알게되자 인생의 환멸과 함께 끓어 오르는 분노를 삭히지 못하고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마법사 "오시안 여피투스"를 찾아가 마음의 위로나마 얻기를 원했다.
여피투스는 소년시절 도기우스와 동문수학하며 무예를 익혔던 둘도 없는 옛친구였는데, 체며니우스 대제가 쌩쥘레스의 만행을 모르고 있던 때는 여피투스에게 도기우스의 직무처사를 몹시 못마땅해 하면서 비판을 서슴치 않았지만, 이제사 그 깊고 깊었던 진실이 밝혀졌으니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이었다.
사실, 체며니우스 대제의 곁에서 정치적인 핍박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충절을 버리지 않던 도기우스가 이렇게 굳건히 버티고 있지 않았다면 제국의 녹봉을 받던 무수한 용장(오여무쿠스, 기이쿠스, 조빠리우스, 워니아스)들이 하나같이 쌩쥘레스와 달리우스, 그리고 테시우스의 꾐에 빠져서 등을 돌렸을 것이고, 급기야 대제국은 모래성처럼 붕괴되고 말았을 것이다.
실제로 쌩쥘레스는 줄기차게 워니아스를 구슬리려했고, 테시우스는 남스쿠스를 설득하고, 달리우스와 남스쿠스는 또 마니우스와 박챠누스를 설득했다. 이에, 체며니우스 대제는 도기우스와 함께 인스푸스를 직접 만나서 구룡포니아 반도를 보위할 수 있도록 재차 영입을 성취시켰다.
사실, 인스푸스는 수년전 쌩쥘레스의 모함에 의해서 귀양에 부쳐져 추방되어 있었던 처지였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쌩쥘레스는 달리우스에게 명하여 구룡포니아 반도를 수비하던 어마시안 지니아스 장군과 인스푸스 부총관을 설득하려했으나 그만 도기우스에게 발각되어 수포로 돌아가고...... 이렇게 아군과 적군의 윤곽은 비로소 완전히 드러나게 되었던 것이다.
급기야, 변란은 체며니우스 대제와 함께 도기우스 도총관이 오랜 칩거를 깨고 봉기하여 만8개월 간의 사투 끝에 제국의 파멸을 막아내는데... 그 마지막 전투가 벌어진 때는 기원전 2012년8월31일 새벽 동이 틀 무렵이었다.
제국의 서남 편에는 "노동버리아"라는 대평원이 있는데, 그 서쪽 끝에는 세르비아왕궁이 소재하며, 동쪽 끝은 바다, 남쪽은 사막이 이어져 있고, 북쪽으론 포한조하비아황궁의 관문인 "거무챨"계곡이 가로 막고 서있다.
이미 노동버리아 대평원에선 쌩쥘레스와 달리우스, 마니우스, 남스쿠스, 테시우스의 연합용병이 체며니우스 대제와 도기우스 도총관의 수비군과 4차레에 걸쳐 접전을 펼친바가 있었고, 구룡포니아 반도에서도 인스푸스 부총관이 헤르체고비나왕국의 젊은 장군"세이얀 광길리스"의 공략에 맞서 치열한 접전을 펼쳐오곤 했지만, 오늘은 서로가 모든 전력을 쏟아붓는 최후의 일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5만 용병을 보유한 쌩쥘레스와 15만 용병을 보유한 달리우스가 은신처로 삼고있는 세르비아왕국에서도 30만의 자체 군사력까지 보태어 황궁 앞에 집결해서 당장에라도 포한조하비아황궁으로 돌진하여 한입에 집어 삼켜버릴 듯한 태세를 갖추고 있었고, 쌩쥘레스의 평생 책사로 자처하는 달리우스의 친형(이쥬안 라쿠스)도 쥬이국왕형제와 함께 나란히 성루에 올라 전황을 살피면서 지략을 보태고 있었다.
그리고, 남쪽 사막을 배경으로 해서 헤르체고비나왕국의 용병군단이 새까맣게 진을 치고 있었는데, 테시우스의 30만 대군과 남스쿠스의 5만 대군, 마니우스의 4만 대군, 신씨아가 응원해서 보낸 1만 용병이 헤르체고비나의 10만 지원병과 함께 50만 대군을 형성하고 있었다.
반면, 포한조하비아제국에선 천혜의 요새인 거무챨계곡에서 100만 적병을 눈앞에 둔채 체며니우스대제가 단 한명 뿐인 전투 지휘관(도기우스)도총관과 함께 10만여 수비병력만으로 제국의 마지막 보루를 지키고 있었는데, 그기엔 황실 어림군 소속 1만명, 구룡포니아반도 수비군 소속 7만명, 나머진 모두 도기우스 도총관을 따르는 사병들로서 과거 도기우스 도총관이 보스니아왕국의 국왕을 겸직하던 때 충성을 맹세했던 견룡군 출신들인데 2만여명이나 남아 의용군으로 참전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포한조하비아제국의 황실 어림군은 친위 정예병 중에서도 최정예 엘리트 들만 특별히 선발되었어며, 구룡포니아 반도 수비군 역시 도기우스 도총관과 함께 숫하게 겪었던 실전 경험이 매우 풍부하며, 도기우스의 사병 2만여명은 그야말로 견룡군 시절 생사를 함께했던 불사의 철기병 들이다.
사실상 체며니우스 대제는 처음엔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면서 수비에만 급급했으나, 제국의 안위를 위해서는 악의 뿌리를 송두리채 뽑아내야만 했기 때문에, 그리고 또 자신을 시종해서 기꺼이 출전을 자처한 도기우스 도총관의 끝없는 충성심에 감동해서 이렇게 최후의 전장으로 친히 나선 것이다.
이에 체며니우스 대제는 도기우스 도총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한마디 나마 위로의 말을 전했다.
"도기우스 도총관, 고맙소!! 오늘이 마지막 결전이 될텐데... 전황을 어찌 예상하시오?"
"폐하! 신은 오로지 천명을 받자와 폐하의 은덕과 제국의 영광을 배신한 역도들을 쳐부수는데 이 한목숨 다 바칠 따름이옵니다!!"
"도총관, 걱정 마시오! 나도 저 역도들을 모조리 섬멸할 자신이 있으니 도총관의 아까운 목숨은 바칠 필요가 없소!! 나는 앞으로도 도총관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오!!"
"폐하~ 황은이 망극하여이다!!"
한편, 여기에 맞선 반역도적무리는 아무리 100만 대군이라 하지만 서로가 동상이몽으로서 진정한 결속력이 없는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그져 숫자의 우위만 믿고 도기우스의 열세적 수비군을 조롱하는 선전선동에만 혈안이 되다보니 그만 속전속결의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더구나, 쌩쥘레스와 라쿠스의 머리 속에는 당연히 보스니아의 국왕직에 새로 오른 워니아스가 출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뜻밖에도 체며니우스 대제가 친히 출전한데다, 백전노장이며 신출귀몰한 병법가인 도기우스가 직접 전략전술을 구사하니... 그를 상대로 섣불리 집중 공격을 펼치는 게 두려웠던 것이다.
이에, 테시우스는 소문으로만 듣던 도기우스의 무용담을 직접 겪어보고 제대로 한번 겨루고 싶어서 안달이 났지만, 신중론에 밀려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하는데 불만이 컸어며... 평소 도기우스의 인품을 흠모해온 마니우스와 남스쿠스는 또 도기우스가 친히 출전했다는 사실에 몹시 마음의 갈등까지 빚고 있었다.
반면, 도기우스는 평소부터 쌩쥘레스와 라쿠스의 전략전술 정도는 마치 자신의 손바닥 펼쳐 보듯이 훤히 내려다 보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의 지연은 아군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사실도 잘 알고 있었으며, 꾸준히 때를 기다린 끝에 드디어 장거리 원정의 피로감에 지쳐서 전투대열도 없이 그냥 개미 떼같이 몰려만 있을 뿐인 적군 진영에서 군량 보급에 큰 어려움을 겪어면서 의견충돌이 시작되었고, 급기야 그로 인해 사사건건 내분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 후, 총기습 공격전을 감행하기로 했다.
새벽 동이 채 트기 전 어둠을 틈타 적병이 잠에서 들 깬 상태를 활용하여 일자진으로서 헤르체고비나군영의 중군 진영을 뚫고 들어가 군영 중심에서 부터 부채꼴 모양으로 폭발하듯이 산개하며 반월진으로서 적도들을 훓어내면서 이른바 몰아붙이기식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이 기습 선공은 체며니우스 대제와 도기우스 도총관을 포함한 10만여명의 전체 수비병력이 총동원된 결사전이었던 것이다.
설마 소수의 제국 수비군이 100만 대군을 선제기습할 줄이야 꿈에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던 반역연합군은 순식간에 자중지란을 일으키면서 얽히고 섥히며 넘어지고 자빠지며 도망치기에 바빴고... 그들 대부분은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병장기를 손에 잡아 보지도 못한채 터지고 찢어지며 잘리고 베어져서 죽어가야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세르비아왕국의 쥬이형제 국왕인 린체리아스와 돈체리아스는 자국군의 안전을 위하여 30만 대병을 황급히 영내로 철수시켰고, 이를 지켜본 마니우스와 남스쿠스도 어쩔수없이 각기 휘하의 용병들을 급히 수습하여 귀향 길에 올랐다.
그리고, 100만 반역군의 선두에 서서 제국과 황제를 향해 온갖 비방과 야유를 퍼부어 대던 쌩쥘레스와 달리우스도, 막상 도기우스 도총관이 앞으로 나서서 쌩쥘레스의 파렴치했던 집무행각 들을 폭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또 패색이 짙어지자, 늘 그랬듯이 남보다 더 먼저 도망치기에 바빴다.
쌩쥘레스가 흑마를 타고 뒤도 돌아 보지않은채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한창 적병들을 살육하고 있던 도기우스가 자신의 활에 화살을 장전하고 그의 뒤를 겨냥했다. 그런데 왠지 그는 빨리 쏘지를 않고 한참이나 생각에 잠겨있는 듯했다. "죽여야 하나, 그냥 살려둬야 하나......"
도기우스의 머리 속에는 어린 시절부터 쌩쥘레스와 한동네에서 지내온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쌩쥐레스와 자신이 나이가 들어 무사히 관직에서 은퇴를 했을 때 가족들과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자고 약속했던 일이랑, 오직 쌩쥘레스만 믿으며 지내고 있을 죄없는 그의 가족들 생각으로 도기우스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팠다. "그러게 내가 뭐랬던가? 일생일대에 두번 다시 없을 현재의 이 행운을 잘 지키라고 신신당부 했거늘... 지나친 과욕이 화를 불렀고, 네것과 내것의 분별도 할줄 모르고 이 세상 모든 사물들이 당연히 다 자신의 소유인냥 망상에 빠져서만 살았으니... 만7년동안 철없는 호강을 부리다 그만 철퇴를 맞은게지... 쯪쯪쯪!! 어리석은 사람같으니......"
이때, 쌩쥐레스가 막 언덕 모퉁이를 돌아 모습을 감출려고 했다. 그 순간 시위가 당겨져 있던 도기우스의 화살이 무섭게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 쌩쥘레스의 뒷 목덜미를 옆으로 부터 관통해 버렸다.
쌩쥘레스는 말에서 떨어져 나뒹굴었지만 뒤따라 도망치던 달리우스에 의해 겨우 구조되어 세르비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사실, 도기우스는 화살을 한발 더 장전해서 달리우스를 겨냥했지만 차마 쏘지를 못하고 그냥 도주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며 중얼거렸다.
"내 살아생전 더이상 저들을 볼 일이 없으니 죽인들 무슨 소용있어며 살린들 또 어떠하겠는가? 인명은 제천인데, 내 역할은 여기까지로다!!"
그러나, 도기우스가 끝내 쏘지 않았던 이 마지막 화살은 후세만대에 이르기 까지 두고 두고 화제를 일으키며 영원한 논쟁거리가 된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쌩쥘레스가 목뼈 디스크에 큰 파열상을 당함으로서 죽을 때까지 평생 치료를 달고 지내야 하는 불쌍한 신세가 되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쌩쥘레스가 신처럼 믿어왔던 라쿠스의 병법도 그동안 입 소문만 무성했을뿐 실전에 발휘된 적이 없는 허상에 불과했다.
하지만, 테시우스와 신씨아의 31만 용병만은 결사항전을 펼친 끝에 거무챨 계곡에 까지 진입하여 맹위를 떨치다가 계곡 위로부터 굴러 떨어진 바윗 덩어리와 불화살의 매복물 세례를 받고 장렬히 전멸하였으니... 거무찰 계곡에는 검붉은 피가 폭포를 이루었고, 노동버리아 대평원엔 온통 시체 타는 냄새가 역하게 풍기며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체며니우스 대제는 생전 처음으로 출전한 전투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정말 열심히 싸웠고, 수백명의 적병들을 몸소 죽이는 전과를 올렸다.
투구가 벗겨져 나가고 갑옷이 찢어진 줄도 모를 만큼 정신없이 뛰어 다닌 최초의 전투 체험이었던 것이다.
적군이 섬멸되고 까마기 떼들이 우글대는 전투 현장에서 체며니우스 대제는 피범벅이 된 도기우스 도총관의 모습을 바라보곤 깜짝 놀랐다.
"아니~ 도기우스 도총관, 그 피 좀 보시오!! 어서 군의관을 부르시오!!"
"폐하! 이 피는 신이 흘린 것이 아니라 적병이 흘린 피가 제몸에 묻은 것이오니 통촉 하시오소서!!"
"아~ 그러하오! 정말 다행이오, 무사해서 다행이오! 보시오~ 우리의 대승이오, 도총관!!"
"그러하옵니다, 폐하~ 폐하의 대승이옵니다!! 감축드리옵니다!!"
이렇게, 하루종일 꼬박 벌어진 전투 현장을 수습하던 도기우스 도총관은 시체더미 한쪽 구석에서 넋을 잃고 앉아있던 테시우스를 발견했다.
테시우스는 과연 사나이 답게 맹렬히 싸웠으나 동맹군 들이 먼저 발을 뺀 상태에서 혼자만의 힘으로는 체며니우스와 소문으로만 듣던 도기우스의 실제 전략전술을 도저히 당해낼 재주가 없었다.
그러나, 후회없이 싸웠으니 미련도 없었지만 그래도 허탈감은 존재하고 있었는데... 도기우스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테시우스 대장군! 공의 죄가 도대체 무엇이오? 이 모든 것이 다 쌩쥘레스의 농간 때문임을 나는 잘 알고 있소!!"
"도기우스 도총관! 미안하오, 그리고 정말 면목이 없소~ 어서 내 목을 베고, 대신 나의 이 업보를 용서해 주시오!!"
이때, 체며니우스 대제가 황급히 달려오더니 테시우스를 부축해서 안으며 말했다.
"테시우스! 나는 그대가 쌩쥘레스의 마수에 넘어간 게 안타까웠을뿐, 따로 악감정이 있었던 건 아닌데 우리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소?"
"폐하~ 이 어리석고도 못난 몸을 다시 어여삐 여겨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남은 여생은 페하를 그리워하며 의롭게 지내겠나이다!!"
변란은 이렇게 참혹한 전쟁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100만 반역무리중 40만명이 죽었고, 30만명은 심각한 부상을 입은채 도주했으나 포한조하비아 제국의 충성스런 용사들도 절반 씩이나 장렬하게 전사하였으니... 역사는 이를 가르켜 "노동버리아 대전"이라 기술하고 있으며, 포한조하비아 제국에서는 이날의 승전을 기념하기 위하여 별도로 "노동버리아 대첩"이라 기술하고 있다.
변란이 이렇게 가까스로 진압되기 까지는, 구룡포니아 반도의 위탁통치자로 새로 이름을 올린 "체시안 절라도르 워니아스" 집정관의 역할과 여성재무상으로 새로 자리매김한 "제인 쥬힐리아", 그리고 그 막하의 "한느 쑝일리아", "기모르 효쟌나", "바칸나(바크스 한니아)" 등... 여자서무관 들이 저마다 소임을 다했고, 또 최후의 전투현장으로 출전한 도기우스 도총관의 빈자리를 잘 메워준 인스푸스 부총관 등의 충직한 역할도 한몫을 거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무엇 보다도 체며니우스대제의 세상 영향력과 통치운세가 아직까지는 견고하다는 사실이 대제국의 존위를 좀 더 오랫동안 유지시키는 근본 요인으로 작용됐던 사건이었다.
결국, 헤르체고비나로 이주한 테시우스도 끝내는 쌩쥘레스의 비열함에 속았던 사실을 알고 자숙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신씨아는 잘나가던 대제국의 수석재무관에서 일개 평범한 촌아낙으로 실추되어 목숨만 겨우 건지는 신세가 되었다.
또한, "쌩쥘레스"는 죄질이 워낙 비열했던 나머지 세르비아에서 조차 대접을 받지 못하고 말단 노역장에서 천한 노예로 종신하였고... 한때 차기 구룡포니아 반도의 보스니아 국왕직을 꿈꿨던 "달리우스"도 꾸준히 때를 기다리지 못한채 두번씩이나 "체며니우스"대제를 배신하면서 6천리 길이에 달하는 광활한 제국영토를 적국에 넘겨준 간첩행위 때문에 결코 포한조하비아 제국으로 되돌아 올 수 없게 되었고, 그 역시 세르비아의 노역장에서 천한 노예로 종신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세르비아왕국의 쥬이형제 린체리아스상왕과 돈체리아스국왕도 스스로 불명예를 수치스럽게 생각하여 "JC(쥬리우 협의회)"에는 회원 자격 임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참여하지 못했다.
또한, 쌩쥘레스의 국왕 집권시절 만행으로 인해서 제국으로 부터 쫒겨나야 했던 제국의 건아들 중에서 "바크스 효시키스"는 서라버랜드의 월쏘니아왕국으로 건너갔고, "기모시안 혀니아스"는 운송 관련 일에 투신했다.
그리고, 북방 핸쿠크왕국에서 "지옌 승시쿠스"국왕을 보좌하던 "이얀 히체리스"가 독립을 선언한 후, 이미 패망한 데스미안진왕국에 들어가서 고모라왕국을 새로 수립했는데, "이시안 후니아스"는 그곳으로 찾아가 귀부했다. 그리고, 그 고모라왕국은 곧 기아에 허덕이고 있던 이웃의 소돔왕국을 흡수합병하여 대국으로서의 위용을 자랑하게 되는데, 후니아스는 또 "죤 우시아스"와 "심푸스 제시안스"도 고모라로 불러 들였다.
"기모다르 갱쿠스"는 제국에서 추방된 뒤 보험상을 하는 친구(기모르수 테시아스)의 잔 심부름꾼이 되었고, 이두아르 히안쿠스의 고향 친구인 "하이아노 리베라(쥬이 광글리옹)"은 제국을 떠나 상단 일에 조금 관여했다가 건설 시멘트 공급창에서 서기 직무를 맡았다.
반면, 쌩쥘레스의 세치 혓바닥에 속은 사람 중에는 자숙하고 돌아와 어림군에 복귀 함으로서 반면교사의 본보기가 된 "박차누스"같은 사람도 있고, "기모르 남스쿠스"와 "시노얀 마니우스"처럼 "테시우스"를 따라 헤르체고비나로 이주한 사람도 있고... 애썩히도 "이두아르 히안쿠스"와 "쥬이쟌 동키우스"처럼 무직자로 남게 된 피해자도 있었지만......
이튿날, 제국의 동녘에선 변함없이 아침해가 떠 올랐다. 그리곤 서산 아래로 지고 또 새롭게 뜨길 반복했다.
사실, 이번 쌩쥘레스의 변란도 근본적으로 따진다면 틀림없이 '아우구스투스'의 독선적 사고에서 부터 비롯된 빌미가 화근의 단초가 된 것이었다.
누군가에 의해서 언젠가는 터져야 할 일이 쌩쥘레스라는 아주 재수없이 부도덕한 인간 개차반에 의해서 그런 상황이 악용 당했던 것일뿐......
제국의 하늘에 태양이 새로 뜨고 지고를 반복 하듯이 , '아우구스투스'의 그릇된 행각도 변란이 진압된 이후에 다시 또 재발되었으니...... 역사의 반복성과 그 아이러니가 바로 이러하다.
- 실록편저자 : 키머스 컴피두스 도기우스(구룡포니아 반도수비군 도총관) -
※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4,000년 이상 흘러서 "서기2013년2월22일(금요일)"이 되었다. 그동안 지구 일각에선 지형의 지각적 변동이 있었고, 포한조하비아 대제국의 영광과 자취를 찾아볼 수 없는 이땅은 현재 대한민국의 영토로서, 과거 노동버리아 대평원이 있었던 자리엔 "노동부 포항지청"건물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거무챨 계곡은 도시개발에 의해서 평토화되어 그 외곽 북편에 포항검찰지청이 들어 서있고, 중원에 포한조하비아 제국의 위풍당당했던 황궁 자리에는 먼 옛날의 영광과 찬란했던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浦項綜合이라는 주류도매회사가 도시 속에서 다소곳이 자리를 잡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보스니아왕궁이 있던 구룡포니아 반도는 구룡포라는 새로운 지명과 함께 甫星酒類라는 주류도매회사가 소재하고 있는데......
저녁 마감시간, 사무실에서 우연히 TV드라마 시리즈를 통해서 2011년판 중국삼국지를 시청하던 중, 김도국 전무가 최인섭 상무에게 먼저 말을 건낸다.
"나는 지금껏 제갈량을 너무 흠모한 나머지 그를 본받은 삶을 살려고 노력해 왔는데, 어너새 불면증이 깊고 눈에 결막염까지 극심하여 이렇게 병이 잦고 또 벌써 54세이니... 그의 운명처럼 올해가 죽을 때라고 생각했지요!!"
"죽긴 왜 죽어요? 아직 한창인데......"
"향년54세의 나이로 북벌에서 철군하던 제갈량이 오장원이란 곳에서 죽었고, 나 또한 금년에 54세가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은 평균 수명100세 시대인데... 그리 쉽게 죽어지겠어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 드라마를 보니 내 인생이 제갈량이 아니라, 마치 사마의와 흡사하네요!! 수많은 공적을 세운 구국영웅이면서도 항상 황실로 부터는 질시와 견제를 당해야 하는 처지가 어찌 저렇게 내 직장운명과 똑같이 닮았는지??? 덕분에 나는 올해부터 제갈량이 아니라 사마의의 환생이란 사실을 알았으니, 내 생명은 저절로 20년이나 더 늘어난 겁니다!! 하하하!!!"
"하하하~ 잘되었네요!! 그런데, 사마의는 오래 살았나 보죠? 몇살까지나 살았어요???"
"오랜 칩거 끝에 결국엔 거병해서 황제를 허수아비 취급하던 반대파를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한 후, 막강 실세로 군림하다가 73세를 일기로 홀연히 영면에 들어 갔답니다!!"
※ 위 내용은 직장은퇴 후에 본격 집필 될 인생회고록 '시놉시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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