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河日記
[황금연휴] 철원(한탄강)에서 서울(도봉산)까지... 본문
개천절을 포함한 흔치않은 3일간의 황금연휴(10월1일~3일)...
예전~ 더 젊었을 적 같았다면, 아무도 출근하지 않는 텅빈 사무실에 혼자 나가서 청소를 하거나 업무 구상을 하거나... 또 그랬겠지...^^
그러나~ 나는 이미 정년의 나이를 훌쩍 넘어선데다 사실상의 소임을 다하고 스스로 정한 퇴진의 날만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니...
이제는 마음이 땡기는대로 세상을 유람하면서 삶의 종말을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따지고 보면 나에겐 남아있는 시간이 별로없다.
설령~ 목숨이 붙어있다 하더래도 세상을 누비고 다닐 수있는 기본 바탕이 언제까지 유지가 될 것인지~요것이 관건이 아니겠나...???
이미 피지컬과 멘탈이 쇠약해지기 시작한지도 벌써 적지않은 세월이 흘렀는데~ 오늘이 어떠할지, 내일이 어떠할지 모를 일이다.
하여~ 금년을 마지막으로 직장에서 은퇴한 후에 내년부터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작할려고 했던 묻지마 개인여행을 좀 앞당겨서 실행에 옮긴다.
2022년10월1일(토요일) : 경기도 철원군 한탄강 주상절리 잔도를 걸어보기 위해서 새벽 3시경에 포항에서 손수 운전으로 혼자서 출발하는데~ 간밤엔 13년 묵은 고질병(불면증) 때문에 통 잠을 설쳐서 출발부터 졸음이 쏟아진다.
1차 목적지(순담계곡 주차장)까지는 약6시간이 소요된 것같았다.
한탄강 주상절리 잔도는 입장권이 10,000원이나 되는데~ 그 대신 지역상품권으로 5,000원 거슬러 준다.
요건~ 철원군에서 식사를 하든, 무엇을 하든, 반드시 소비하고 가라는 일종의 상술인게다.
그런데~ 나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경치를 굉장히 엄격히 따지는 사람인데...
일단, 잔도라 하면~ 당장 중국을 제일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없이 잔도의 원조가 중국이기 때문에 당연한 관성이다.
그래서~ 흉내를 낼려면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든가~ 아니면 비슷하기라도 해야 할텐데... 한마디로 실망감이 크다.
뭐~ 사람에 따라선 "우와~ 멋지다"면서 탄성을 지러기도 하던데... 내 수준에선 영~ 와닿질 않았다.
첫째, 중국에 비해서 한국의 암봉이나 주상절리는 일단 덩치와 근육질에서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이고,
둘째, 깎아 지른 절벽에 친자연적인 재질로 구성된 중국 잔도에 비해서, 밋밋한 절벽에다 보기에도 흉한 철재로 구성되어 있는 점
셋째, 위용과 스릴을 우선으로 건설된 중국의 잔도에 비해서, 안전과 관리적 용이성에만 너무 치중하는 한국의 국민성 탓이리라...
따라서~ 나는 주상절리 잔도에서는 사진을 한장도 찍질 않았다.
하기사~ 너무 많이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서 삼각대를 세울 엄두도 내지 못했으니깐 뭐... ㅠㅠ
다만~ 나의 컨텐츠는 사진 보다는 비디오 중심이니까... 영상에는 그나마 기본 분량은 채웠다(다만, 셀카는 모두 얼굴만 크게 나온다...^^).
트랭글 GPS 탐방 경로는 주상절리 잔도(상) 및 고석정 강변(하), 요렇게~ 오전과 오후의 탐방 경로를 구분한 것인데...
잔도 트레킹을 마치고 고석정으로 넘어가니 강에 직접 접근할 수 있어서 고게 나에겐 참으로 좋았다.
그래~ 바로 이맛이야... 내가 원하는 내 타입의 여행이 그제사 고석정에서 시작되는 거다...^^
고석정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지오트레일이라 명명된 탐방길을 따라 승일교 밑에 까지 다녀오는데...
승일교의 북쪽과 남쪽이 서로 다른 공법으로 건설된 이른바 남북분담교인 셈이다.
북한이 먼저 공사를 시작했다가 6.25사변으로 중단되면서 휴전협정 후에 남한 땅으로 편입되었기 때문에 나머지 미완의 공사는 남한에서 이어서 완성했다고 한다.
일설에는 다리의 이름도 이승만(승)+김일성(일)을 따서 지었다고도 하는데... 딱히 확인할 수있는 물증은 없다.
다만, 현재는 사람 전용으로만 사용될 뿐~ 바로 옆에 신공법으로 건설된 차량전용 한탄대교가 따로 있다.
어쨌든~ 탐방을 마친 후에 고석정 주위에 즐비한 철원군의 모텔에서 1박을 할 것인지, 아니면 내일의 제2목적지(도봉산) 주변으로 미리 옮겨 가서 서울의 모텔에서 1박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는데...
고석정 국민관광지를 떠나서 곧장 서울로 들어간 후~ 미리 검색해둔 도봉산모텔에 안착했다.
네비게이션에 맞춰서 이동하는데~ 교통체증과 골목에 또 골목으로 돌아서 요리 조리 안내하는 등... 내가 왜 대도시를 그렇게 싫어하는지 그 이유가 모두 다 나타난 고난의 이동 길이었다.
어렵게 도착한 도봉산 모텔에 여장을 푼 후~ 주변 상가 지역으로 저녁 마실을 나갔는데...
거의~ 술안주 위주의 먹거리일 뿐~ 혼자서 가볍게 식사할 수 있는 국밥집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는데...
겨우~ 감자탕집을 발견하고 첫번째 손님이 되었는데~ 뒤를 이어 남자 한분이 또 오셨고, 연달아 7명의 단체 손님이 오셔서 마치 내가 텅빈 식당을 가득 채워준 기분이 들어서 좋더라...^^
<< 카카오 비디오 리포트 >>
2022년10월2일(일요일) : 도봉산 모텔에서 하룻밤 보내고~ 새벽5시경에 도봉산공영주차장으로 차를 몰아갔더니...
다행히 소형차 주차공간이 대략 10대분 남아 있었다.
멀리~ 포항에서 경기도 철원군을 거쳐서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주차공간을 확보하지 못해서 낭패를 겪는다면 얼마나 원통하고 또 분하겠는가...???
미리 미리 계획을 세워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같으니~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않는 기분이다.
일찍 일찍 새벽길을 나서는 이유가 나름대로 다~ 있는 거 아니겠어...???
이렇게~ 나의 서울(도봉산) 산행은 어두운 새벽부터 시작되는데... 우째~ 포항보다 새벽 공기가 훨씬 덜 차갑던데...???
그리고~ 이번 도봉산 산행 루트는 전반적으로 블로그 이웃인 람보3(언제나 여행중) 님의 탐방기 블로그 포스팅 위주로 구성하였다.
☆ 산행루트 : 도봉산공영주차장~도봉산장~석굴암~신선대~Y계곡~포대능선~만월암~주차장(원점회귀).
도봉산은 정말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당초에는 한탄강이 주목적이요~ 도봉산은 부목적이었으나... 막상 1박2일의 일정을 마감하고 나니~ 도봉산이 압도적인 만족감으로 주목적지였음이 저절로 인정되더라...^^
Y계곡에 이르니~ 주말과 휴일엔 탐방객 숫자가 많으니 일방통행제를 실시한다는 안내판이 서있었다.
그만큼 계곡 암릉이 좁고 위험하다는 얘기가 되는데...
석굴암 삼거리에서 우측(만월암) 방향으로 올라야 Y계곡의 험준한 암릉을 정방향으로 통과해서 신선대로 넘어 갈 수 있고~
석굴암 쪽으로 올라서 신선대를 먼저 밟는다면 Y계곡은 우회해서 포대능선으로 다시 올라야 한다.
하지만~ 평일의 경우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니, 양방향 모두 통행이 가능하다.
서울에도 암릉이 이만한 산이 존재하고 있으니~ 내가 궂이 애써서 중국의 화산까지 직접 가야할 이유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처음으로 서울의 명산을 밟았던 지난2016년 가을엔 조카의 결혼식 때문에 겸사 겸사해서 우연히 북한산을 가게 되었지만~ 하필이면 비가 내리고 운무가 심하게 끼어서 숨은벽 능선의 경치는 커녕 뿌연 곰탕국물에 빠져있었다능... ㅠㅠ
이번엔 순전히 나의 의지로서 다시 찾은 두번째 서울의 명산(도봉산)은 비가 올듯 말듯 애간장을 태우긴 했지만~ 신체 구석 구석의 속살까지 모두 다 탐하였느니... 우하하하~ 나는 행복한 사람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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